파크골프란 공원(Park)과 골프(Golf)의 합성어로서 공원에서 즐기는 운동이다. 파크골프는 1983년대 일본에서 시작되었으나 지금은 일본과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 호주 하와이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파크골프는 나무로 된 채를 이용해 공을 쳐 잔디 위 홀에 넣는 레저스포츠다. 공원에서 누구나 칠 수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파크골프장이 있어야 한다. 일반 골프장의 1/50∼1/100 정도의 작은 부지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대개 9홀이나 18홀에서 진행되며 86cm 이하 길이의 파크 골프용 클럽 1개와 일반 골프공보다 크고 부드러운 플라스틱 공(무게 80∼95g) 하나를 사용한다.

파크골프의 특성 중에 배우기 쉽고 비용이 적게 들고 무엇보다도 3세대가 즐길 수 있고 한다. 3세대란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까지 3세대라고 하지만, 현실에서 파크골프를 즐기는 사람 중에 손자 세대는 거의 없고 대부분이 어르신과 장애인들이다.

파크골프장의 겨울 아침. ⓒ이복남

현재 낙동강변 삼락생태공원 파크골프장 36홀에서 A 코스와 B 코스는 주로 장애인들이 이용하고 C 코스와 D 코스는 주로 비장애인이 이용하고 있다. 물론 경기가 없을 때는 누구나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파크골프장은 보통 9홀로 시작해서 18홀 27홀 등 9배수로 나간다. 각 홀은 기본타수가 3x4, 4x4, 5x1로 구성되어 있으며 1개 코스는 500m~790m인데 크기로는 8,250㎡ (약 2,500평)이다. 파크골프의 9홀의 기본타수는 33타이고, 보통 ​18홀 기준으로 66타이다. 참고로 일반 골프는 기본타수가 72타이다.

파크골프를 하려면 최소한 9홀 이상의 파크골프장이 있어야 된다. 파크골프가 장애인에게도 좋은 재활운동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2003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동호회 활동이 시작되었고 2004년 파크골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는 대한장애인골프협회가 설립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장애인복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81년 6월 5일 「장애인복지법」이 제정되면서부터이다. 그해 10월 제1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개최되었다. 2004년부터 장애인파크골프가 시작되었지만, 전국체전에는 시범종목으로 참가를 하다가 2010년 제30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파크골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다.

2020년 연초부터 코로나19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를 강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파크골프가 야외에서 이루어지는 레저스포츠이기는 해도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운동이다 보니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제40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는 경북 지역에서 열릴 예정인데 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되었다. 부산 낙동강변의 파크골프장도 거리두기 집합금지 등으로 휴장과 개장을 반복했다. 파크골프장의 휴장이란 각 홀의 깃대를 뽑고 출입구에 테이프를 치는 것인데 그런데도 몰래 들어와서 공을 치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고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 일 때는 파크골프장을 열었다가 1.5단계가 되면 휴장을 했다. 부산의 경우 여름에는 휴장을 했다가 지난 9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가 되면서 다시 개장을 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서울 등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500명이 넘어서면서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2단계가 시행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COVID-19

부산 삼락생태공원 파크골프장은 낙동강관리본부에서 관장을 하는데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서 부산도 곧 1.5단계가 시행될 예정이어서 28일부터는 휴장에 들어간다고 했다.

부산 파크골프장도 올해 봄부터는 휴장과 개장을 반복하면서 이렇다 할 경기를 제대로 못 했다. 그런데 두 달 전 파크골프장이 다시 개장을 하면서 11월 28일은 ‘2020 어울림파크골프대회’가 예정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28일로 예정되어 있는 ‘2020 어울림파크골프대회’는 어쩌란 말인가.

낙동강관리본부에서는 28일부터 휴장을 하는데 장애인들의 ‘2020 어울림파크골프대회’만 허용한다고 했다. 물론 부산장애인파크골프 임원진들의 노력 덕분이겠지만. 이번 대회는 유영호 회장대행이 책임자였으나, 사실은 그동안 수고하신 김정포 전 회장이 주관한 마지막 대회였다. 내년부터는 이정웅 신임회장이 주관할 것이다.

삼락생태공원 36홀 파크골프장은 ABCD 코스로 이루어져 있는데 CD 코스는 휴장을 하고, 28일 장애인 경기를 위해서 AB 코스만 열어 둔다는 것이다.

이날 경기는 파크골프장이 휴장임에도 특별히 장애인 대회만 개최한다고 했다. 그래도 주최 측에서는 클럽별로 천막은 설치했다. 참가자는 파크골프장에 입장하기 전에 발열 체크를 하고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었고 마스크 착용을 확인했다.

28일 겨울 아침 날씨는 싸늘했다. 다른 지방 참가자는 제한을 했으므로 장애인, 봉사자 등 100여명이 참가했다. 쌩하고 찬바람이 불 때마다 얼마 남지 않은 마른 잎이 우수수 떨어졌다. 여름 내내 푸르름을 자랑하던 잔디는 바싹 말라서 황색으로 변했다.

선수들은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면서 옷깃을 세웠다. 일찍 와서 연습을 해 보려는 선수들이 있었으나 추위와 잔디밭의 서리로 연습이 잘 안 되는 것 같았다.

경기는 시작되고. ⓒ이복남

9시가 되자 정복만 경기위원장이 로컬룰을 설명했다. 개인전은 36홀 샷건방식이라고 했다.

샷건(shotgun)이란 엽총이라는 뜻인데 샷건방식이란 ‘산탄총처럼 동시에 수많은 총알이 발사 된다’는 의미란다.

보통의 경기는 4인 1조로 A 코스 또는 B 코스에서 차례로 출발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는 경기에는 A홀과 B홀로 나누어서 1조는 1홀, 2조는 2홀, 3조는 3홀, 4조는 4홀 등 18홀을 동시에 시작하는 방식이다.

개인전은 샷건방식이다 보니 18홀은 금방 끝났다. 나머지 18홀은 점심을 먹고 시작한다고 했다. 보통의 대회에서는 참가비를 내고 주최 측에서는 뷔페 등으로 점심을 제공했는데 코로나19 관계로 음식은 금지되었기에 점심은 클럽별로 알아서 하라고 했다.

그래서 어느 클럽에서는 12시까지 점심 식사를 주문해 놨는데 11시에 점심을 먹으라고 하고 12시부터 오후 경기를 진행한다고 하므로 계획표대로 진행을 좀 하라고 언성을 높였다. 시간 변경을 처음부터 공지하지 않은 주최 측의 실수인 것 같았다.

오후 경기도 개인전은 샷건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개인전이 모두 끝나고 단체전은 포섬방식으로 진행했다. 포섬(foursome)이란 한 팀이 4인으로 구성되며, 1조는 4팀이 참가하므로 총 16명이 된다. 한 팀이 된 4명이 번갈아 가며 자기 팀의 공을 치는 방식이다.

전국적으로 수백 개의 파크골프장이 있는데 파크골프장마다 운영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어떤 곳은 주최 측에서 입장료를 받는 곳도 있고 어떤 곳은 회원제로 운영하는 곳도 있다.

부산은 장애인들의 모임인 부산장애인파크골프협회가 있고, 비장애인이 운영하는 부산파크골프협회가 있다. 파크골프장은 입장이 무료이므로 누구나 자유롭게 공을 칠 수는 있지만, 장애인은 대부분이 부산장애인파크골프협회에 가입한 회원들이다. 비장애인 모임인 부산파크골프협회도 연회비를 내고 가입을 하는 회원제이지만, 협회에 가입이 안 된 비회원이 더 많은 것 같다.

낙동강관리본부에서 파크골프장은 28일부터 휴장을 한다고 공지를 했으므로 부산장애인파크골프협회는 물론이고, 부산파크골프협회에서도 각 클럽을 통해 공지를 했을 것이다. 그런데 협회나 클럽에 가입하지 않는 사람들은 휴장인 줄 모르고 공을 치러 왔다가 안 된다고 하자 화가 나서일까.

낙동강관리본부에서 사람이 나왔다. 민원이 들어 왔다면서 마스크 쓰기, 거리 띄우기 등을 확인하고 사진을 찍었다. 공을 치러 왔다가 그냥 가야 하는 심정에서 화가 나기도 했겠지만, 낙동강관리본부에서 파크골프장으로 들어오는 입구에 휴장이라는 현수막이라도 설치했더라면 덜 분하지 않았을까. 아무튼 28일 경기에 참가한 선수들에게서 확진자는 안 나와야 할 텐데…….

시상식. ⓒ이복남

모든 경기는 예정보다 일찍 끝났다. 날씨 탓도 있겠지만, 코로나 시대에 어쩔 수 없이 모두가 마음도 바빠진 것 같았다. 주최 측에서는 점수 집계를 하는 동안 기념품으로 준비한 돌미역 한 상자씩을 참가 선수 모두에게 나눠 주었다.

개인전 수상자에게는 기념품이 주어졌고 단체전 수상자 1등은 20만 원, 2등은 15만 원, 3등은 10만 원, 4등은 7만 원, 5등은 5만 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경기가 모두 끝나자마자 시설관리위원들은 깃대를 뽑았다. 아마도 2020년 파크골프는 오늘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이제 파크골프장도 문을 닫았고 장애인들은 긴긴 겨울을 어디서 어떻게 보내야 할까.

필자가 속한 하사가 클럽에서 단체전 4등 상금으로 7만 원을 받았고 먼저 간 회원이 주고 간 찬조금을 합해서 다함께 저녁을 먹으러 갔다.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식당 등에서도 퍼진다는 사실 때문에 함께 저녁을 먹는다는 것이 염려스럽기도 했으나 어쩌면 이렇게 함께 하는 식사 모임을 오랫동안 못 할 것 같아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코로나19가 언제쯤 잠잠해질지도 모르니까 파크골프장도 안녕이고, 클럽 회원들도 이제 안녕이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 다시 만날 수 있을 때까지 모두 건강하시기를.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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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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