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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생활체육지도자 5년 차의 ‘마이웨이’

보치아 지도 홍주연씨…참여자 열정에 ‘뿌듯’

“제가 지도한 분들 상 한번은 타도록 해야죠”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04-24 10:48:05
“지수(가명)씨. 팔을 더 들어서 돌리셔야 해요. 뭉친 근육을 풀어줘야죠.”

23일 오후 3시 30분 서울 도봉구 창동에 위치한 염광교회 5층 대강당.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 10여명이 정면에 마주한 장애인생활체육지도자의 시범에 맞춰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넓지는 않았지만 생활체육 활동을 진행하기에 충분했다.

이곳에서는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오후 3시에 휠체어 이용 장애인과 비휠체어 이용 장애인을 대상으로 생활체육 수업이 진행된다. 생활체육 수업에는 서울 도봉구, 노원구에 거주하는 재가장애인이 참여하고 있다.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생활체육 종목은 보치아. 표적구와 공을 던져 표적구에 가까운 공의 점수를 합해 승패를 겨루는 경기이다. 대표적인 생활체육 종목 중 하나로 장애인올림픽의 정규종목이다. 휠체어 사용 장애인 등의 신체적·정신적 건강향상에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시장애인체육회 소속 장애인생활체육지도자 홍주연씨는 5년째 당사자들과 수업을 이어오고 있다. 최초 6명으로 시작한 보치아 수업 참여인원은 15명이 됐다. 생활체육에 흥미를 가진 당사자들이 하나, 둘씩 모이면서 수업 참여자가 늘어난 것이다.

“여기 계신 분들은 제가 처음 생활체육을 지도할 때부터 같이 한 분들이에요. 저기 계신 분은 여자친구와 함께 오셨어요. 다들 보치아에 대한 열정이 많아요. 비가 오면 우비나 우산을 쓰고 전동휠체어를 탄 채 교실에 오시기도 하죠.”

홍주연 지도자가 맡은 곳은 도봉구·노원구 두 곳. 이곳에서 생활체육 교실로 보치아를 지도하는데, 참여자들의 의욕은 남다르다. 몇몇 참여자들은 노원구에서도 진행되는 홍주연 지도자의 생활체육 교실에도 참여하고 있다. 적어도 일주일에 4번은 생활체육 교실에 참가하는 셈이다.

생활체육 교실 참여자 지상철씨가 보치아에 집중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생활체육 교실 참여자 지상철씨가 보치아에 집중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당사자의 수업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참여자 지상철(남·63세·지체1급)씨는 “생활체육 교실에 참여하기 전에는 무료한 생활을 했다. 최중증 지체장애인이다보니 외출을 하지 않으면 천장만 보면서 시간을 보내야했다. 생활체육지도자님과 함께 운동을 하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다. 다른 장애인들과 소통을 하면서 몸도 마음도 편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고민욱(남·46세·뇌병변1급)씨 역시 “생활체육 교실에 오면 평소 보지 못하는 지인들을 만나게 된다. 지인들과 얘기 하고 보치아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서 좋다”면서 “생활체육지도자 선생님도 잘 지도를 해주셔서 만족도가 높다. 10점 만점에 8점을 주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홍주연 지도자는 5년간 생활체육 교실을 이끌면서 2명의 당사자를 전문체육 영역으로 넘어갈 수 잏도록 가교역할을 하기도 했다. 당사자들이 등급분류 절차, 선수등록 절차를 잘 모르다보니 직접 전문체육 지도자에게 여러 자문을 구해 전해준 것이다.

“전문체육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드린 적이 있어요. 엘리트체육 보치아 지도자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알려주는 식이었죠. 장애인체육은 학원체육이 없잖아요? 장애인생활체육 지도자의 역할 중에는 가능성 있는 분들을 생활체육에서 전문체육으로 이어주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생활체육 교실에서 기량을 인정받아 전문체육으로 넘어간 대표적인 사례는 신의현과 조기성 선수다.

신의현 선수는 지난해 3월 개최된 2018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의 크로스컨트리 7.5km 남자 좌식종목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기성 선수는 2016년 리우장애인올림픽 남자 자유형 S4 50·100·200m 종목에서 각각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대회 3관왕에 올랐다.

홍주연 장애인생활체육지도자를 보며 스트레칭을 하는 참여자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홍주연 장애인생활체육지도자를 보며 스트레칭을 하는 참여자들. ⓒ에이블뉴스
장애인생활체육 전달체계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생활체육지도자이지만, 불안정한 고용환경과 낮은 처우는 걸림돌로 남아있다. 노동자가 근속을 하게 되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게 보편적이지만 장애인생활체육지도자는 예외직종으로 지정돼 있다.

때문에 매년 1월 1일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해야 하며, 근속년수가 1년이든 10년이든 동일한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다. 서울시장애인체육회의 경우 3년, 5년, 7년 근속자에 대해 급여에 3만원, 5만원, 7만원을 추가로 준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는 1년 단위로 시·도장애인체육회와 재계약을 하는 장애인생활체육지도자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17일 인천장애인국민체육센터에서 ‘장애인생활체육 간담회’를 갖고 (가칭)장애인체육지원법 제정 검토를 비롯해 장애인 생활체육 지원정책을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홍주연 지도자는 “장애인생활체육지도자는 여성비율이 높다. 남자는 결혼을 하면 경제적인 문제와 직면하는데 아마 이 때문에 남자 이직률이 높은 것 같다”면서 “생활체육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용조건 안정화와 급여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보치아 종목은 장비가 비싸다. 클럽 용품으로 구매하려 해도 여의치 않다. 클럽용품 목적 구매를 개인용품 구매로 오해하기 때문”이라면서 “당사자들이 교실에 와 참여할 수 있도록 용품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는 생활체육 참여율을 높이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홍주연 지도자는 본인이 지도한 생활체육 참여자들이 각종 보치아 대회에 나가 수상을 하면 보람을 느낀다 말했다. 본인에게 지도를 받은 참여자들이 모두 수상을 하는 게 목표라고.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 보치아 하면 홍주연이라는 말이 떠오르게 하는 게 목표였어요. 그 목표는 어느 정도 이룬 것 같아요. 시간이 허락하는 날까지 장애인생활체육지도자를 할 생각이에요. 그리고 제가 맡은 교실의 참여자분들은 어떤 대회든 수상을 하도록 도움을 주는 게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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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범 기자 (csb211@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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