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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전으로 치러진 지역동호인 파크골프대회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7-03 14:10:46
파크골프는 야외에서 하는 스포츠라 대회는 언제나 날씨에 신경을 쓰게 마련이다. 그러나 최소한 한 달 내지 일 년 전의 날씨를 누가 알겠는가.

지난 6월 30일 부산 삼락공원 다이나믹 파크골프장 A·B코스에서 ‘2018 지역동호인 어울림파크골프대회’가 개최되었다.

빗속에서 치러진 파크골프대회.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빗속에서 치러진 파크골프대회. ⓒ이복남
일기예보에서는 일주일 내지 이주일전부터 장마를 예고하며 30일에는 비가 온다고 했고, 태풍 '쁘라삐룬'(태국어로 '비의 신'을 의미)도 예고되어 있었다. 김정포 회장은 대회 며칠 전까지도 예정대로 개최할 것인가 아니면 연기를 할 것인가로 고심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태풍은 7월 2일 쯤에야 제주도에 상륙할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있었다. 그래서 29일 각 시도 감독자들과의 회의를 통하여 결정한 결과 대회는 예정대로 개최한다고 했다.

장마는 소강상태인지 29일 오후에는 비가 내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30일 대회 날은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이번 대회에서도 필자는 선수가 아니라 심판(기록인)으로 참여했다.

아침 8시경 삼락 파크골프장에 도착해보니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타 지역선수들은 대부분이 도착해서 천막 안에서 여장을 풀고 있었다.

전동휠체어는 조작판에 물이 들어가면 안 되므로 비닐로 싸매는 등 나름대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온 것 같았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비옷을 준비해 온 것 같았는데 미처 준비 못한 선수들을 위해서 주최 측에서 일회용 비옷을 나눠 주었다.

수중전을 치르는 휠체어 사용 장애인 선수들.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수중전을 치르는 휠체어 사용 장애인 선수들. ⓒ이복남
이번 대회는 부산장애인골프협회(회장 김정포) 주최로 부산을 비롯하여, 광주.대구.울산.경남.경북.전남.전북.제주 등에서 선수 심판(기록인) 자원봉사자 등 200 여명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비가 오는 탓인지 불참자가 더러 있었다.

8시 30분 정복만 경기위원장은 심판(기록인) 20여명을 모아 놓고 오늘의 로컬룰을 설명했다. 처음에는 36홀 예정이었으나 우천관계로 18홀로 단축하고, 공이나 발이 물에 빠지면 무벌타로 본인이 원하는 곳으로 공을 옮겨 주라고 했다.

그리고 동점자의 경우 대부분은 B코스 9번 홀에서 서든데스 홀아웃으로 결정하는데 오늘은 우천관계로 백카운트로 결정한다고 했다. 서든데스 홀아웃은 9번 홀 가까이에서 누가 홀아웃 시키는가에 달렸다. 그러나 백카운트는 공을 치는 것이 아니라 후반 6홀의 총타수를 비교하여 타수가 적은 사람으로 결정한다.

선수는 세 그룹으로 나누었는데 남자는 A그룹(PGW. PGI. PGST1)과 B그룹(PGST2. PGST3. OPEN(비장애인))으로 나누고, 여자는 통합그룹으로 했다. 남자 A그룹과 여자 통합그룹에서도 PGW. PGI. PGST1은 A코스, B코스 모두 3번 홀은 프론트 티에서 티-샷 한다고 했다. 그리고 OPEN은 2점 가산한다고 했다. 그런데 경기가 끝난 후 여성 장애인 선수들은 비장애인에게 2점을 가산한다는 것은 억울하다고 했다. 적어도 한 코스에 2점은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각 그룹은 A코스와 B코스에서 투웨이 방식으로 출발했는데 심판(기록인)은 기록지가 비에 젖을까 봐 비옷을 입고도 우산을 썼다. 필자는 B코스 7번 홀을 담당했는데 기록지는 7번 홀까지 오는 동안 거의 다 젖어서 볼펜 글이 잘 써 지지가 않았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는 오전 내내 오다 말다 했다. 비가 오니까 선수들 마음이 조급해지는 모양이었다. 비 내리는 파크골프장, 비에 젖은 잔디와 물웅덩이 등등 다 같은 조건임에도 어떤 선수들은 실력발휘를 제대로 못하는 것 같았다.

빗속에서도 고군분투하는 선수들.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빗속에서도 고군분투하는 선수들. ⓒ이복남
비가 내리다 보니 우르르 쾅쾅 천둥이 치기도 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천둥소리에 놀라 목을 움츠리기도 했으나 천둥소리에 놀라 빗속에서 나자빠지는 장애인도 있었다. 뇌병변장애인 등은 다리에 힘이 없으므로 평소에도 간혹 넘어지기도 하는데 빗속에서 천둥소리에 놀랐으니 오죽했으랴. 어느 지역에서는 낙뢰 사고도 있었다지만 다행히 파크골프장에 번개는 치지 않았다. 여름철 골프장에서는 가끔 낙뢰 사고가 발생한다고 한다. 물론 일반 골프장이지만 파크골프장도 비가 오는 날은 주의해야 될 것 같다.

이번 대회는 경기가 축소되어 18홀 만 하므로 먼저 경기를 끝낸 선수들은 천막 아래서 점심을 먹는 모양인데 마지막 조들은 오후 1시가 넘도록 경기가 끝나지 않았다. 필자도 모든 경기가 끝나고 점심을 먹으러 가니 몇 사람들이나 빠졌음에도 몇 가지 반찬은 이미 동이 나고 없었다.

식판에 밥을 받아서 빗속을 뚫고 부산 팀 천막 안으로 가니 모두 식사가 끝난 후였다. 혼자서 식사가 끝날 즈음 본부석에서는 기념식 및 시상식을 한다는 안내 방송을 했다.

대한장애인골프협회 김순정 회장이 빗속에서 모두들 고생했다며 인사를 했다. 각 시도 협회장과 선수들에게도 박수를 쳤다. 비가 내리는 관계로 천막은 서너 개로 나뉘어져 있어서 박수는 쳤지만 서로 얼굴을 보지는 못했다.

이어서 시상식을 했다. 시상은 남자 A그룹과 B그룹 그리고 여자 통합그룹 세 부분인데 각 그룹에서 1·2·3·4·5위까지 시상했다. 입상자에게는 상장과 상금이 주어졌는데 1등은 40만원 2등은 20만원 3등은 10만원 4등과 5등은 각각 5만원씩을 수여했다.

남자 A그룹
1위 박재현 대구 61타, 2위 이상조 부산 61타, 3위 제오종 부산 62타, 4위 정창수 광주 64타, 5위 조성태 부산 64타.

남자 B그룹
1위 이창희 부산 57타, 2위 최현우 대구 57타, 3위 진봉환 대구 60타, 4위 김학목 대구 60타, 5위 이범창 울산 61타.  

여자 통합그룹
1위 김정애 광주 63타, 2위 이영옥 부산진 65타, 3위 홍옥희 부부 65타, 4위 황옥자 삼목 66타, 5위 김영자 부경 67타.

남자 A그룹 수상자들.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남자 A그룹 수상자들. ⓒ이복남
여자 통합그룹 수상자는 전부 OPEN등급으로 비장애인이었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사람도 있고 목발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는데 특히나 빗속에서 장애인은 거동이 자유롭지 못했다. 몇몇 사람들은 비장애인의 들러리에 불과한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여성 장애인들은 따로 그룹을 만들든가 아니면 핸디를 더 주어야 했다는 것이다.

비가 오는 관계로 음향담당자는 신나는 음악으로 흥을 돋우기도 했고 골프화 및 골프공 등의 경품 추첨을 하는 사이 신청곡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고령자 두 분에게는 따로 상품을 드렸다. 최고령자는 90이 넘은 지체장애인인데 비록 순위에는 못 들었지만 쟁쟁한 경남선수였다. 그밖에도 주최 측에서는 참가자 모두에게 작은 미역 한 상자 씩 기념품으로 안겨 주었다.

필자는 비를 맞으면서도 시상식 장면을 찍으려고 했는데 핸드폰이 방수가 안 되어 빗물이 들어갔는지 작동을 멈추는 바람에 더 이상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수중전으로 치러진 파크골프 대회는 참가자들에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빗속에서도 대회에 참가하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특히 주최 측의 김정포 회장을 비롯하여 강신기 부회장, 송정애 전무 등에게 감사드린다. *수상자 존칭은 생략하였음.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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