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열린 2017 스페셜올림픽 세계동계대회 개막식에서 입장하고 있는 대한민국 선수단(기사와 무관).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스페셜올림픽코리아가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지적장애인 자녀의 ‘2018 국제지적장애인(INAS) 유러피안 게임’ 출전을 준비하고 있는 원정희씨의 토로다.

원 씨는 지난 1월 자녀가 큰 대회에서 경험을 쌓을 방법을 찾던 중 프랑스에서 ‘INAS 대회’가 개최되는 것을 알게 됐다. 원 씨의 자녀는 지적장애인 사이클 선수 중에서 톱클래스에 속하는 기량을 갖고 있다.

지난해 제주도지사배 전국장애인사이클대회 지적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고, 같은 해 7월 열린 제52회 강원도민체육대회에서는 일반부 경기에 출전해 1km 독주, 4km 단체추발, 단체 스프린트, 도로단체 부문에서 은메달 4개를 획득하기도 했다.

이에 스페셜올림픽코리아(Special Olympics Korea, 이하 SOK)에 대회정보를 문의했고 출전을 위해서는 숙박·교통·식대 등이 포함된 참가비(1인당 1250유로)를 본인이 납입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SOK는 국제스페셜올림픽위원회의 스페셜올림픽 국제본부 및 국제지적장애인스포츠연맹에 가입한 한국 지적장애인 스포츠단체다. 세계 및 지역의 동·하계 종합대회, 종목별 국제대회 등에 참가지원 사업을 맡고 있다.

SOK는 발달장애인 스포츠 종목 중 수영, 육상, 역도 등 11개 종목을 육성종목으로 만들고 지원을 하고 있다. 오는 2019년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스페셜올림픽 세계하계대회 역시 이 11개 종목 선수만 출전한다.

반면 장애인사이클은 정규종목이긴 하지만 육성종목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스페셜올림픽 등을 비롯한 여러 대회에서 제대로 된 행정 재정적 지원에서 소외되고 있다.

“SOK는 제게 직접 INAS 조직위원회에 참가비를 입금하고 송금인 이름은 INAS 코리아로 하라고 했습니다. 행정지원을 하는 SOK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도 말이죠. 일처리를 제게 다 하라 라는 말로 밖에 안 들렸습니다. 정말 황당했습니다.”

원 씨는 SOK의 INAS 대회 홍보 방식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INAS 대회는 국제지적장애인스포츠연맹이 주최하는 대표적인 지적장애인스포츠대회다. 글로벌 게임, 종목별 챔피언십 등으로 세계 각국에서 열린다.

대회 중 하나인 INAS 유러피안 게임은 오는 7월 14일부터 21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대회로 장애인사이클을 비롯한 종목으로 대회가 진행된다. 하지만 SOK 홈페이지에는 이 대회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나와 있지 않다는 것.

실제로 지난 4월 27일 SOK 홈페이지를 살펴본 결과 공지사항에는 2015년 INAS 글로벌 게임에 대한 정보를 마지막으로 INAS 대회정보는 업데이트 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홈페이지 내 국제대회 정보 게시판에는 INAS국제대회 항목이 있지만 일정에 대한 부분은 업데이트가 되지 않고 있다.

“SOK 홈페이지를 찾아봤지만 INAS 대회에 대한 정보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INAS 대회가 존재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SOK에 대회정보를 물어볼 수 있었습니다. 대회 자체를 모르는 사람은 참가할 기회마저 상실하는 것입니다”

원 씨는 “지적장애인 스포츠를 지원하는 게 SOK의 역할입니다. 당사자들의 대변인이 돼 모든 업무에서 책임감을 갖고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아이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고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OK는 “(원씨와 같은 경우) 참가비 입금은 원래 (개인으로부터 돈을 받아) SOK에서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이분 자녀의 경우 개인자격으로 참가하기 때문에 본인이 입금을 해도 상관이 없다. 그래서 본인이 넣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을 드린 것”이라면서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 (우리의 업무를) 떠넘기기 위해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INAS 대회 홍보는 그동안 경기가맹단체에 공문을 보내 알리는 형식으로 해왔다. 홈페이지 부분은 INAS 대회의 정보가 업데이트 될 수 있도록 보완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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