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좌석 배치 안내도. 장애인이 예매할 수 있는 장애인 지정석은 없다. ⓒ인터파크 홈페이지 캡쳐

지난 10월 26일 가을의 끝자락. 경기도 성남시에 거주하는 활동보조인 이모씨(29)는 자신의 이용인과 함께 나들이를 계획했다.

그는 자신의 이용인이 휠체어 이용 장애인인 만큼 나들이 장소를 선정하는데 편의시설 설치여부를 중점으로 뒀다.

장소를 물색하던 중 눈에 띤 것은 야구장. 플레이오프와 준플레이오프가 끝난 만큼 결승전인 한국시리즈 야구경기를 보러 가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특히 한국시리즈가 진행되는 잠실야구장은 방지턱이 없고 장애인화장실이 개보수 된 만큼 그의 이용인이 경기를 관람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그러나 10월 30일 진행되는 한국시리즈(두산베어스 NC다이노스) 경기의 티켓을 예매하기 위해 온라인 예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서 그의 기대는 실망으로 변했다.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관람석이 있음에도 그 관람석을 예매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인터파크 등 인터넷 예매 홈페이지 내에는 휠체어 장애인이 예매할 수 있는 관람석이 없었던 것.

현재 한국시리즈 티켓 예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1루 가족석, 내야데크석, 내야석, 내야석VIP, 다이나믹존, 단체석, 버스시트, 외야석, 프리미엄가족석, 3루 가족석, 내야석, 다이나믹석, 외야테이블석, 외야 가족석, 외야 응원석 등 자신이 원하는 위치의 좌석을 예매할 수 있다.

이렇다보니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관람석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그린지정석 또는 외야입석 티켓을 예매한 후 경기 당일 경기장에서 장애인복지카드를 제시해야만 지정받을 수 있는 실정이다.

CGV 영화 예매시스템. 장애인 좌석을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CGV캡쳐

반면 영화관람의 경우 CGV는 자사 홈페이지의 예약시스템을 통해 마련된 장애인 지정석을 당사자가 지정예매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씨는 “야구경기장에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야구를 관람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예매 홈페이지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야구를 볼 수 있도록 배려를 하지 않고 있다. 이는 밥은 주고 숟가락은 주지 않는 격”이라면서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야구 관람석을 예매할 때 예매 홈페이지에서 선택(예매)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시리즈를 주관하는 한국야구위원회 관계자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 관람석을 인터넷으로 예매할 수 있도록 하게 되면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포스트시즌 같은 경우 예매경쟁이 치열해 (극단적으로)비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관람을 하러 올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예매를 하는 사람이 장애인인지 비장애인인지 확인할 수 있는 식별방법 등이 관련기관으로부터 제공된다면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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