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리우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6일차, 양궁 이억수·김미순 선수는 혼성 컴파운드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2016리우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6일차, 양궁 이억수·김미순 선수가 혼성 컴파운드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 메달은 한국 장애인 양궁 사상 첫 컴파운드 메달이다.

현지시간 12일, 삼보드로모 경기장 동메달 결정전 사대에 이억수·김미순 선수가 모습을 나타냈다.

한국은 앞서 열린 4강전에서 영국을 상대로 143대144로 마지막 1점을 역전당하며 동메달 결정전 진출했다. 이어 중국을 상대로 패한 터키가 동메달 결정전에 나섰다.

경기가 시작되고, 첫발은 한국 8·8점, 터키가 7·9점. 동률이었다. 하지만 터키가 경기 초반 활이 0점 처리 됐다. 한국에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 한국은 흔들리지 않는 경기를 펼쳤고, 결과는 138대128로 동메달이 결정됐다.

이억수·김미순 선수는 “결승전에 올라가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다.”며 “그래도 메달을 획득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이들의 경기도 올림픽에서 지적됐던 것과 같이 바람의 영향에 대한 선수들의 흔들림이 컸다.

두 선수는 “바람이 방향을 바꾸며 계속 불어 자세를 잡고 집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우리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혼성 팀 경기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전을 대비해 좋은 경기를 펼쳐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더불어 “동메달을 획득한 것은 떨리고 기쁘지만, 아쉬움도 있다.”며 “이 마음을 빨리 떨쳐 내고 다음 경기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메달 따고 인터뷰하겠다”던 이억수 소원성취

이억수 선수는 리우 대회를 준비하면서 부담이 컸다.

1992년 바르셀로나에 처음 출전한 이후 리우까지 7번의 패럴림픽 출전으로 주목을 받아왔던 그는,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기 때문.

특전사 근무 중 차량전목사고로 척추손상을 입은 이억수 선수는 병원에서 선배들의 권유로 처음 1989년 처음 양궁 활을 잡았다. 당시 그는 리커브에 출전하던 선수였다.

1992년 바르셀로나에서처음 패럴림픽 무대에 올라 회득한 단체전 동메달. 이후 개인전에서는 1996년 애틀란타에서 금메달을, 단체전에서는 같은 해 동메달과 4년 뒤 2000년 시드니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하지만 유독 패럴림픽에서의 성적이 주춤했다.

이억수 선수는 “리커브로 정상에 서고 난 뒤 갑자기 활이 밖으로 날아갈 것 같은 불안감이 생겼다.”며 “그러던 중 컴파운드 종목을 만나면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과녁을 향해 활시위를 놓은 이억수 선수와 이를 지켜보는 김미순 선수. ⓒ대한장애인체육회

한국 장애인 양궁에서 ‘이억수’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었고 세계에서도 가장 높은자리에 올랐던 선수 였던 만큼 본인에게는 갑자기 찾아온 슬럼프는 ‘트라우마’와도 같았다

그러던 중 컴파운드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리커브에서 종목을 변경했다. 컴파운드의 경우 유럽의 벽이 높았기에 한국 양궁의 저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다만 처음부터 성적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리커브와 달리 힘과 장비에 대한 기술력이 필요했던 컴파운드는 한국에 2004년 경 장애인 양궁을 통해 처음 도입됐고, 이듬해 컴파운드를 시작한 이억수 선수는 하나부터 열까지 시험하고 교체해가며 준비해야했다.

그동안 리커브로 출전했던 그가 컴파운드로 대회에 출전한 2008년 베이징과 2012 런던은 그에게는 준비의 시간이었다. 주춤하던 성적은 지난해 독일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다시 자신감을 얻었다.

그리고 리우에서, 그가 다시 제기를 꿈꾸기 시작했다.

이억수 선수는 “동메달로 이제 부담은 많이 덜어 낸 것 같다.”며 “개인전에서 좋은 경기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오늘 경기의 아쉬움을 빨리 덜어 내고 싶다.”고 말했다.

부상으로 탁구에서 양궁 전향한 김미순

김미순 선수는 패럴림픽이 처음이다.

국내에서 활동하다 국제대회에 처음 나간 것은 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후 2015년 독일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동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김미순 선수는 이전까지 탁구로 국내대회에 출전했었다. 2010광저우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도 출전해 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걸 정도로 실력이 나쁘지 않았다.

다만 훈련 중 고관절에 이상이 생기면서 ‘더 이상 탁구선수는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던 중 지역 장애인체육회의 권유로 양궁을 접하게 되면서 ‘터닝 포인트’가 생겼다.

김미순 선수는 “탁구는 재활을 위해 8년 정도 했었는데, 골반 관절에 문제가 생겨 더 이상 선수 생활을 할 수 없게 됐다. 그래서 움직임이 많지 않은 종목을 찾게 됐다.”며 “양궁은 너무 매력적이었다. 많은 이들의 도움과 응원도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고 설명했다.

혼성 경기가 끝나고, 김미순 선수 역시 이억수 선수와 같이 개인전 메달에 도전한다.

김미순 선수는 “솔직히 아직도 양궁 메달리스트가 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고 떨린다.”며 “동메달리스트가 될 수 있도록 옆에서 늘 ‘침착하라’고 말해준 이억수 선수를 비롯해 동료와 지도자들에게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한편, 양궁 선수단은 총 9개 경기 출전 중 이제 두 개의 팀 경기를 마쳤으며, 개인전 등 아직 경기가 남아있는 만큼 양궁 강국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다짐을 되새기고 있다.

*이 기사는 2016리우장애인올림픽 장애인·복지언론 공동취재단 소속 정두리 기자가 작성한 기사입니다. 공동취재단은 복지연합신문, 에이블뉴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장애인복지신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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