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처럼 허술한 선수촌… ‘감사해야 할 이유’를 찾는
전미경전미경 선수에게 선수촌 방을 살짝 공개해 달라고 청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6일은 선수촌에 기자가 들어갈 수 있도록 허가된 날로, 리우
패럴림픽 선수들의 ‘사적 공간’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날이었다.
선수촌 안을 가로지르는 공원 옆에 위치한 한국 선수들의 보금자리. 선수들의 공간은 거실과 두 개의 방으로 구성돼 있었다. 집 안 공간은 턱이 없어 휠체어를 이용하는 선수들에게도 큰 무리는 없어 보였다.
각각의 방에서 연결된 두 개의 화장실은 장애인 선수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하나로 터놨다. 양 쪽 방을 사용하는 선수들이 서로 약속을 정해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지만 좁은 공간에서 불편한 것 보다야 훨씬 나았다.
다만 올림픽에서부터 지적돼 온 것처럼 거실과 화장실, 건물 곳곳의 허술한 마감은 여전히 눈에 띄었다.
여기에 장애인 선수들이 이용하기에는 높은 싱크대와 세면대, 불안정한 안전바 등은 선수촌이 사후 활용에 초점을 맞췄을 뿐 배려는 들어있지는 않았음을 보여주는 듯 했다.
그런데
전미경 선수의 반응이 조금은 달랐다.
그는 “불평해 봤자 뭐하겠어요. 이곳보다 공간이 훨씬 작은 런던
패럴림픽 선수촌도 써봤고, 승강기가 좁아 고생했던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도 있었는데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불편함이 많은 속에서도 불평보다는 ‘감사해야 할 이유’를 찾는 것이 그가
패럴림픽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이었다.
세계적 선수들을 만날 수 있는 ‘찬스’ 활용하기식당을 대하는 생각도 남달랐다. 사실 이번 대회 선수촌 식당은 너무 짠 음식과 많은 나라선수들의 음식문화가 배려되지 않은 한정된 메뉴로 선수들이 ‘대놓고’ 접근을 꺼려하고 있는 상황.
전미경 선수 역시 “음식이 엄청 짠 것은 사실이다. 보통 올림픽이나
패럴림픽은 지역 국가 권역별로 준비를 해 두는 편이지만 리우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솔직한 평가를 내놓았다.
하지만 이어 “그래도 나는 식당에 나가서 먹는 것이 좋다. 입맛에 맞는 것 한 두 개는 찾을 수 있고, 도저히 안 되면 빵에 쨈이 있지 않은가. 물론 선수단에서 챙겨온 즉석밥도 있기 때문에 큰 무리는 없다.”며 “이곳 까지 왔는데 다른 나라 선수들과 좀 더 어울리고 싶어서 한 번이라도 더 나가본다.”고 덧붙였다.
실제 그는 훈련이 없는 시간 종종 선수촌 광장으로 나간다.
그곳에는 만나는 다양한 나라 선수들은 서로를 응원하기도 하고 교류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전미경 선수는 “사고로 다치고 난 뒤 아무것도 할 수 었었던 나는 혼자 있으면 아무리 잘 먹고 잘 쉰다고 해도 무기력해지는 것을 느낀다.”며 “필요한 만큼 휴식하고 나면 사람들과 만나는 시간이 오히려 내 경기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