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게 펼쳐진 코트 속, 휠체어로 사방을 누비며 라켓을 휘두르는 휠체어테니스, 그 매력에 빠진 세 남자가 있다. 바로 16일 창단한 ‘헤드 휠체어 테니스 선수단’의 소속 김규성 선수 겸 코치(50세, 지체2급), 왕호상 선수(49세, 지체1급), 김명제 선수(28세, 지체4급)다.

이날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장에서 만난 이들은 나이, 성격, 체구 각각 달랐지만 휠체어테니스에 대한 열정만은 같았다. “휠체어테니스는 짜릿한 승부가 매력입니다!”

김규성 선수.ⓒ에이블뉴스

먼저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열정은 젊은 선수 못 지 않은 김규성 선수는 후배들을 육성하는 코치 역할도 함께 담당하고 있다.

지난 1997년 테니스 선수인 아버지를 따라 휠체어테니스에 입문한 김규성 선수. 그는 25년간을 휠체어 테니스 매력에 흠뻑 젖었다.

전국적으로 40~50명에 불과했던 선수들이 현재는 120명 가까이 된다던 그는 “예전에 비해 너무나 좋아졌다”고 첫 마디를 뗐다.

코트하나 구하기도 힘들었던 시절. 김 선수의 꿈은 마음 놓고 운동하는 것이었다. 선수 지속성도 갖기 힘들어서 많은 선수들이 운동에 전념하기도 힘들었던 것이 현실이었다.

김 선수는 “지금은 클럽별로 잘 운영이 돼서 운동하는데 어렵지 않다. 예전보다 장애인 운동하기가 너무 좋아졌다”며 “실업팀이 많이 생겨서 선수 지속성도 많이 좋아진 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선수는 “휠체어테니스는 굉장히 코트가 넓어서 스릴 있고 멋이 있다”며 “앞으로 선수생활도 하면서 후배를 많이 육성하고 싶은 것이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왕호상 선수.ⓒ에이블뉴스

1992년 교통사고로 목뼈를 다치며 장애를 갖게된 왕호상 선수도 휠체어테니스의 매력에 푹 빠진지 13년이나 됐다. 교통사고 이후 많은 시간을 방황하던 왕 선수는 주위의 권유로 휠체어테니스계에 발을 들였다.

왕 선수는 “사고 이후 3년은 병원에서만 치료받았고, 이후 방황도 많이 했다. 그 뒤 주위의 권유로 선수생활을 시작했는데 활발하게 왔다갔다 하는 휠체어 테니스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노장의 김 선수와 왕 선수는 오는 10월18일부터 열리는 인천장애인AG 휠체어테니스 QUAD그룹에 단식과 복식 출전을 앞두고 있다. 최근 2차 합숙까지 마쳤다던 그들은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를 하고 있다.

김 선수는 “QUAD그룹이 이번 아시안게임 종목으로 첫 등록됐다. 2개의 금메달을 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노장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힘 주어 말했다.

노장의 두 선수 사이로 낯이 익은 젊은 선수도 눈에 띈다. 전 두산베어스 투수인 김명제 선수다. 지난 2009년 교통사고 이후 야구계를 떠난 그는 지난 3월부터 휠체어테니스에 발을 들여놓았다.

김명제 선수.ⓒ에이블뉴스

김명제 선수는 “사고 이후 많은 방황 끝에 컴퓨터를 통한 일을 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원래 운동을 해서인지 운동이 맞더라”며 “아직 시작한지 6개월밖에 안됐기 때문에 차근차근 배워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2005년 1차 지명으로 계약금 6억원을 받고 두산베어스에 입단한 유망주였던 김명제 선수. 과거의 명성을 뒤로 한 채 그는 휠체어 타는 법부터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지체4급인 김 선수는 평소 두 다리로 일상생활을 하고 있기에 휠체어 타는 것이 가장 힘든 점이다.

김 선수는 “일상생활에서 휠체어를 사용하지 않으니까 아무래도 휠체어를 타는 것이 가장 힘들다. 휠체어가 다리여야 하지 않냐”며 “아직까진 초등학교 수준으로 기본기를 다지고 있다. 대회 출전의 목표 보다는 아직까지는 열심히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김 선수는 “장애인체육이라는 것을 예전에는 전혀 몰랐는데 매력이 많은 부분이 있다. 많은 또래 선수들을 보면서 대단하다 느끼고 있다”며 “당장 좋은 성적은 기대하지 않는다. 기본기를 갖춰서 오래오래 선수로 남고 싶다”고 덧붙였다.

16일 창단한 '헤드 휠체어테니스 선수단'.ⓒ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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