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층 내야석에 설치된 장애인좌석. ⓒ박종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제2구장인 청주야구장이 새롭게 탈바꿈 했다.

청주야구장의 소유·관리 주체인 청주시가 지하1층∼지상 3층 규모의 구장 시설 개선 사업이 지난달 15일 마무리한 것.

그동안 청주야구장은 1979년 건립됐기 때문에 노후한 구장 인프라로 경기의 정상 진행에 지장이 많았고, 관중을 위한 각종 부대시설도 부족해 선수나 관중 모두 만족을 주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개선 사업을 통해 장마철마다 배수불량으로 경기 진행이 어려웠던 그라운드에 배수로를 설치하고, 4계절 사용이 가능한 인조잔디로 교체했다. 또한 7420석이던 관람석을 1만500석으로 늘리고, 가족실, 바비큐 존을 설치하는 등 선수와 관중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구장 시설을 대폭 개선했다.

13일 청주 함어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회원인 최병재(지체2급)씨와 함께 청주야구장의 장애인편의시설을 점검했다.

먼저 장애인좌석은 지상1층에 3좌석, 지상3층에 4좌석이 마련돼 있었다. 문제는 지상 3층의 경우 엘리베이터 바로 앞에 장애인좌석이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접근에 있어 어려움이 없지만, 지상1층은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데 안전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노후화된 고정형 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장애인화장실의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3층에는 장애인좌석 부근에 남녀비장애인화장실 내부에 장애인화장실이 설치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 여기에 비장애인화장실로 가는 통로가 좁아 전동스쿠터 혹은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출입이 어렵다.

또한 남자화장실의 경우 장애인화장실로 가는 통로 일부에 유리막이 설치돼 있어 전동휠체어 혹은 전동스쿠터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출입 불편을 초래했다.

1층의 장애인화장실은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안에 마련돼 있고, 그 옆에 남녀공용장애인화장실도 설치됐다. 그런데 비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등이 이용하기 불편한 여닫이문이다.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공통적으로 출입문이 접이식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힘들고, 문고리 잠금장치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버튼이 없으며 설치된 휴지걸이도 용변기와의 간격이 넓어 중증장애인들의 사용이 힘들다. 용변기 뒤 센서, 손과 발로 눌러 사용하는 세정장치도 없다.

장애인화장실 내부의 공간이 좁아 세면대가 설치돼 있지 않기 때문에 비장애인화장실 세면대를 같이 사용해야 하지만, 세면대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반면 1층 남녀공용장애인화장실에는 세면대와 양쪽에 손잡이가 설치됐다.

이밖에도 청주야구장의 바비큐 존, 가족실의 입구에는 턱이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접근이 힘들다.

최병재씨는 점검을 마친 뒤 "청구야구장의 시설이 개선됐지만, 장애인 편의는 나아진 게 없는 것 같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청주야구장 담당자는 "예산이 없어 장애인 편의시설을 보수하기가 어렵지만, 고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상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와 내리면 앞에 장애인 좌석이 마련돼 있다. ⓒ박종태

3층 장애인화장실 가는 통로가 비좁다. ⓒ박종태

전동스쿠터를 탄 최병재씨가 3층 장애인화장실을 후진으로 들어가고 있다. ⓒ박종태

3층 남자장애인화장실 내에 장애인화장실이 마련돼 있는데, 통로에 유리막이 설치돼 있어 전동스쿠터를 탄 최병재씨가 출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내부의 공간이 좁아 세면대가 설치돼 있지 않기 때문에 비장애인화장실 세면대를 같이 사용해야 하지만, 세면대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박종태

남녀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접이식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할 수 없고, 문고리 잠금장치도 사용할 수 없다. 내부에는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버튼이 없는 등 장애인 편의가 미흡한 상태다. ⓒ박종태

1층에 마련된 장애인좌석. ⓒ박종태

1층 장애인좌석에 가려면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노후화된 고정형휠체어리프트를 타야한다. ⓒ박종태

1층의 장애인화장실은 비장애인화장실 안에 마련돼 있다. 그런데 비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이 여닫이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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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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