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축제 런던장애인올림픽 개막

지난 런던올림픽 개막식 행사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경이로운 영국이 테마였다면 이번 패럴림픽 개막식은 끝을 알 수 없는 화려하고 심도 깊은 우주관, 문화의 다양성과 전통을 한데 모은 결정판과 같았다.

런던장애인올림픽(이하 패럴림픽)이 지난 29일 오후 7시30분(현지 시간)에 패럴림픽 메인스타디움에서 그 장대한 서막을 알리는 개막식 행사를 가졌다.

개막식 식전행사가 치러진 올림픽메인스타디움 관중들은 사회자의 진행에 맞춰 파도타기 응원을 펼치며 다소 쌀쌀한 날씨로 경직됐던 경기장의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이어 경기장 밖에서는 화려한 불꽃으로 치장한 비행기가 경기장 주변 상공을 돌며 관중들의 이목을 끌었고, 오프닝 프리쇼(미란다)가 진행되며 관중들을 신비롭고 환상이 넘치는 우주로 초대했다.

경기장 안에는 우주의 수많은 행성들을 상징하는 제각각 크기의 작은 원형구가 하늘을 뒤 덮었고, 관람석은 작은 화소점 역할로 화면을 만들고, 다양한 메시지와 마치 별똥별이 낙하 하는 모양 등 화려한 장면들이 스쳐갔다.

비록 런던올림픽 깜짝 이벤트 등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관람객들은 현실과 상상속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개막식은 최고라고 호평했다.

특히, 이번 개막식에서 펼쳐진 오프닝쇼는 영국의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의 빅뱅이론을 토대로 꾸며진 쇼로 장애(루게릭, 전신마비)를 갖고 있음에도 세계최고 석학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오히려 더욱더 성장해 가는 그의 모습이 패럴림픽 정신과 일치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막쇼를 지켜본 러시아 선수단 임원 빌라드미로 살본 (Vladinner Salvion) 씨는 “(Very Fantastick)매우 훌륭하고 환상적인 퍼포먼스” 라며 “오프닝 공연 동안 잠시 넋이 나갈 정도였고, 화려하면서도 다양성을 강조한 느낌으로 모든 면에서 기대를 넘어서는 최고의 개막식 이었다” 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선수단 입장식도 그 어느 때보다 화려했다. 오프닝 공연에 바로 이어 진행된 선수단 입장식에서 각국의 관중들은 자국의 선수 입장에 맞춰 대형 국기를 흔들며 일어나 선수들을 환영했고, 멕시코와 아프리카 국가 등은 자국의 전통 의상을 입고, 전통악기연주와 춤을 추며 입장했다.

입장식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은 알파벳 순서에 따라 123번째로 입장했다. 김규대(육상)기수를 필두로 하늘색 상의에 흰색 하의를 차려입고 등장한 선수단은 관중들의 호응에 화답하며 메인스타디움을 행진했다. 윤석용 회장은 대회 주체국인 영국의 국기인 ‘유니언 잭’ 을 들고 나와 영국 관중들에게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번 패럴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선수 가운데 가장 눈에 띈 선수 중 한명은 남아프리카공하국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 선수였다. 피스토리우스 선수가 조국 남아공의 기수로 등장하자 관객들은 거침없는 환호와 박수를 쏟아냈다. 장애인 선수로 올림픽에서 비장애인 선수와 당당히 겨룬 특유의 도전정신에 경의의 박수를 보낸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패럴림픽 사상 최초로 출전해 높은 주목을 받고 있는 북한대표단은 푸른색과 노란색으로 이뤄진 상의에 흰색 하의의 단복을 입고 40번째로 입장했다. 처녀출전국인 북한대표단은 수영 종목에 선수 1명이 참가했다.

개최국인 영국 선수단을 끝으로 입장식을 모두 마무리하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런던 패럴림픽 개최를 알렸다. 곧이어 진행된 성화채화식은 깜짝 이벤트로 패럴림픽의 멋진 대미를 장식했다.

어느 순간 경기장 먼 하늘에서 보이던 희미한 불꽃은 점점 다가와 최종주자에게 인계됐고, 선수와 관중 모두 기립박수로 환영했다. 세계 각지에서 런던으로 모여든 선수와 관중들은 장애인올림픽발상지에서의 화려한 밤에 한껏 취했고, 12일간 경기장을 밝힐 성화의 불꽃과 함께 불타오르고 있었다.

한편, 선수와 임원 포함 149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대한민국선수단은 지난 런던올림픽(비장애인)의 선전에 이어 사격, 탁구 등 전통적인 강세종목을 앞세워 금11, 은8, 동13개로 종합 13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