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산 등반에 성공하고 활짝 웃고 있는 이종엽군. ⓒ에이블뉴스

"제가 체력이 약한 편이어서 사실 처음에는 겁을 먹었는데, 이렇게 1등으로 산에 오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자신감을 조금 얻은 것 같아요."

일산정보산업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종엽(20) 군은 지난 10일 억새꽃축제가 한창인 경기도 포천시 소재 명성산 팔각전망대에 올라 이렇게 소감을 전했다. 이군에게 이번 등산은 난생 처음해보는 경험이었다.

고양시장애인종합복지관 직업재활훈련에 참여하고 있는 김주용(20), 현승환(21) 군과 박세정(21) 양도 이날 산행에 함께 했다. 190cm 장신의 김군은 놀라운 체력으로 산악회원들을 깜짝 놀라게 했고, 현군과 박양은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끈기 있게 산을 정복했다.

가장 나이가 어렸던 형제 이제경(12), 이제원(10) 군도 어머니 박정희씨와 함께 정기적으로 산에 오르던 실력을 발휘해 무난하게 정상을 밟을 수 있었다.

이들 장애청소년들은 이날 노스랜드산악회(대표 김영도, cafe.daum.net/northland.)가 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 고양시지부(지부장 이은정, cafe.daum.net/dodam2003)와 함께 진행한 '장애청소년과 함께하는 아름다운산행'에 참가해 명성산 등반에 성공했다.

이날 산행에 노스랜드산악회에서는 33명의 회원들이, 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 고양시지부측에서는 장애아부모 17명과 장애청소년 20명이 함께 했다. 70명이 함께 산에 오르는 과정은 쉽지만은 않았지만 거의 대부분이 목표했던 팔각전망대까지 올랐다.

40~60대 산악회 회원들은 최소 한 달에 한 번씩 산에 오르는 등 경험이 풍부했지만 장애청소년들은 거의 대부분 등산 경험이 없었다. 장애청소년들의 호흡에 맞춰 최대한 천천히 산에 오르는 것이 이날 산행의 목표였다. 장애청소년 1명에 부모회원 1명, 산악회원 1~2명 등 최소 2~3명이 서포터로 붙어 만일의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이종엽군와 한 팀을 이룬 시사복지타임즈 유인근 사업국장은 "종엽이가 사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훌륭하게 1등으로 산에 올랐다. 자신이 체력이 약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충분히 강하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사실 이번 산행은 경기도 고양시 소재 시사복지타임즈(www.ngn.or.kr)의 기획으로 탄생될 수 있었다. 고양시지역 복지신문사인 시사복지타임즈는 지역장애인단체인 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 고양시지부와 노스랜드산악회와의 만남을 주도했고 결국 이날 첫 산행을 성사시켰다.

이들 단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장애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백두산 등정에 있다. 유 국장은 "장애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백두산 산행을 기획하고 있는 중인데, 오늘은 그 첫걸음을 뗀 것"이라고 말했다.

노스랜드산악회 김영도 대표는 "첫 산행이었지만 80점 정도는 주고 싶다. 산악회원들이 이번 산행에 대해 모두 만족감을 표했다. 앞으로의 산행에서 나머지 부족한 20점을 보완해서 우리의 목표인 백두산 등정을 꼭 성사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 고양시지부 이은정 지부장은 "사실 안전사고가 가장 큰 걱정거리인데, 산악회원들이 든든하게 청소년들의 옆을 지켜주어 너무 감사했다"며 "앞으로는 부모들이 동행하지 않고도 아이들을 맡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지적장애가 있는 청소년들은 부모와 교사이외에 다른 인간관계가 부족하다. 이번 산행을 통해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사회로 나갈 수 있는 자신감까지 얻게 된 것은 큰 수확"이라고 전했다.

명성산 등반에 앞서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고 있는 노스랜드산악회원들과 장애청소년들. ⓒ에이블뉴스

노스랜드산악회원들이 장애청소년과 함께 손을 잡고 명성산에 오르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

장애청소년의 운동화끈이 풀어지자 다시 매주고 있는 한 노스랜드산악회원. ⓒ에이블뉴스

명성산에 오르면서 돌쌓기를 하며 즐거워 하고 있는 노스랜드산악회원과 장애청소년. ⓒ에이블뉴스

명성산에 오르던 장애청소년들이 그늘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김주용군과 팀을 이룬 노스랜드산악회원들이 폭포수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고양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직업재활훈련에 참여하고 있는 김주용군과 현승환군이 명성산 정상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명성산 억새군란지에서 이날 산행에 참여한 이들이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에이블뉴스

노스랜드산악회원들과 장애청소년들은 산에서 내려와 경기도 일산 소재 식당에서 뒤풀이를 갖고, 장애청소년들에게 미리 준비한 선물도 전달했다. ⓒ에이블뉴스

-전 국민이 즐겨보는 장애인 & 복지 뉴스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인터넷장애인신문 에이블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