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위한 해동이국민체육센터 전경. ⓒ박종태

경남 김해시 삼계동에 79억원을 들여 건축연면적 2,684㎡ 규모로 지은 해동이국민체육센터가 8월 15일 개관을 앞두고 있다. 현재 마무리 공사를 한창 진행 중인데, 김해시에 사는 익명의 장애인 독자가 장애인 접근성에 문제가 있다는 제보를 해옴에 따라 지난 27일 직접 현장을 찾았다.

제보 내용은 경남 김해시장애인단체연합회 등 15개 기관 및 단체 40명이 해동이국민체육센터를 지난 23일 직접 방문해 본 결과, 8레인 규모의 수영장 입수 경사로가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기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김해시장애인단체연합회 관계자들과 감리단장, 김해시청 장애인복지계장 등과 함께 현장을 찾았다. 이곳은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수영장을 함께 사용하도록 시설을 갖추고 있었는데, 월풀 스파처럼 물살을 일으켜 피로를 풀 수 있는 목욕탕 형태의 수영장 시설도 갖추고 있다는 점과 어린이 풀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제보 내용처럼 입수 경사로가 가장 큰 문제점이었다. 계단을 만들어 중증장애인들이 수영장 속으로 입수할 수가 없는 구조로 되어 있었는데, 감리단장은 “서울 정립회관을 모델로 삼아 이렇게 공사를 했으며 휠체어를 타고 와서 계단 앞에서는 엉덩이로 움직이면서 계단으로 내려가도록 설치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가까운 부산한마음체육센터 수영장이나 서울 송파 곰두리체육센터 수영장을 보면 기름을 제거한 휠체어를 타고 경사로를 통해 중증장애인이 편리하게 수영장으로 입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휠체어는 중증장애인이 입수한 이후에 안전 요원이 꺼내면 된다.

이러한 사례들을 제시하며 장애인단체 관계자들이 계단을 철거하고 경사로를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계단 밑에 구조물이 있어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한편 지난 23일 장애인단체 관계자들은 경사로 문제 이외에도 탈의실이 좁은 문제점을 지적했고, 수영장 물속에 봉을 만들어 장애인들이 물속에서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는 점을 건의했다.

이러한 지적과 요구에 대해 김해시청 장애인복지 담당자는 “건설팀과 논의해 최선을 다해 중증장애인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수영장 설계 단계부터 장애인 당사자들과 의논을 했다면 장애인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장애인 당사자들이 이용하기 좋은 수영장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어 “마무리공사 단계에 와서 장애인단체를 불러 놓고 의견 청취를 하면서 문제점을 제시하면 지금은 고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며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에 장애인 복지는 이제는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애인들의 입수를 편리하게 하기 위해 경사로가 아니라 계단이 설치된 수영장의 모습. ⓒ박종태

처음부터 끝까지 경사로를 설치해야하지만 마지막에 계단을 설치해 장애인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박종태

마무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수영장 전경. ⓒ박종태

월풀 스파와 같은 기능으로 활용될 소규모 수영장. ⓒ박종태

수영장내 샤워실의 모습. ⓒ박종태

장애인화장실이 들어올 공간.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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