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을 찾은 김수정씨와 동반자들. ⓒ김창화

2009년 5월 28일 두산베어스와 우리히어즈의 경기가 열린 경기장을 1급 시각장애인 김수경(35)씨가 찾았다.

현재 1주일에 2번 병원을 찾아 혈액투석을 하고 있다는 그녀, 응원하는 팀의 경쾌한 타격소리가 들릴 때면 목이 터져라 함성을 지른다.

"와~ 파이팅!"

눈은 보이지 않지만 주변의 소리와 함성 그리고 도우미들의 상황 및 점수 설명을 듣고, 머릿속으로 장면을 재구성해가며 응원하다 보면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모두 사라진다며 웃음 지으며 다시 응원 풍선을 두드리며 고함을 지른다.

▲어떻게 이 관람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는지?

“아이프리나 복지관 홈페이지 공지를 자주 확인하면서 행사에 참가하는데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또한 시각장애인 지인들이 정보를 많이 알려주어 같이 가자고 하기도 하지요. 정보화시대는 정보를 갖는 사람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가 있어요.”

▲어느 팀을 응원하는지?

“솔직히 응원하는 팀이나 선수는 없어요. 앞이 보이지 않아 선수의 플레이를 보지 못하고 선수의 얼굴도 보진 못하지만 주변에서 많이 응원하는 선수나 유명한 선수를 따라서 응원해요. 요즘에는 두산베어스의 김현수 선수를 응원하고 있어요. 이번 기회를 통해 좋아하는 선수와 팀도 만들었으니 앞으론 경기가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처음 야구경기 관람 소감은?

“너무 좋고 행복해요. 처음엔 보지도 못하는데 올까 고민도 했어요. 하지만 오기를 너무 잘한 것 같아요. 기회만 있다면 많이 참가하려고 해요. 솔직히 경기규칙도 잘 모르지만 실제로 경기장에 와서 주변의 응원소리나 함성소리를 들으며 같이 응원하니 가슴에 쌓여있던 스트레스도 많이 날아가 버렸어요. 시각장애인이라고 경기관람을 못하라는 법도 없고 이렇게 가끔 밖에 나오면서 기분전환도 하니 생활에 활력도 생기는 것 같아요.”

▲앞으로 관람하고 싶은 종목은?

“요즘 김연아 열풍으로 아이스 링크나 아이스쇼와 같은 피겨 쇼를 관람하고 싶어요. 아름다운 음악과 선수들의 연기를 현장에서 느껴 보고 싶어요.”

더 이상 장애로 인해 누구나 누리는 기본적인 행복추구권조차도 누리지 못하는 현실은 없어야 할 것이다.

아직까지 많은 장애인들이 육체적 어둠에 환경적 어둠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장애로 인해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고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슬픔은 없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여러 복지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주관하고 있다. 앞으로도 복지관뿐만 아니라, 전 국가적 차원의 장애인 문화바우처가 활성화되길 바란다.

김수정 씨를 통해 다시 한 번 장애는 불가능이 아니라 조금 불편할 뿐이라는 것을 마음에 새기며 그녀를 응원해 본다.

야구장을 찾은 김수정씨가 열심히 응원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김창화

*김창화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현재 물리치료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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