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손잡이가 미설치됐다. ⓒ박종태

2년 8개월 동안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장충체육관이 17일 재개장했다.

배구, 농구 등 스포츠 경기뿐 아니라 뮤지컬과 콘서트가 열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될 장충체육관은 기존 지하1층~지상3층(연면적 8385㎡)에서 지하2층~지상3층(연면적11,399,20㎡)으로 규모가 커졌다.

그렇다면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수준을 어떨까? 재개장 하루 전 직접 찾아가 서울시설공단 직원, 감리단장과 함께 점검해 봤다.

2층에는 장애인좌석 총 40석이 설치됐지만, 옆에 보호자석이 설치돼 있지 않아 문제였다.

장애인화장실은 1층과 2층에 남녀로 구분돼 각각 2곳씩 마련돼 있는데, 위치가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여서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기 불편하다. 반면 출입문은 터치식자동문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이용하기 편하다.

내부는 공통적으로 용변기 등받이가 설치돼 있지 않았고, 세면대 손잡이는 모두 고정식으로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의 세면대 접근 불편을 초래했다. 휴지걸이는 앉았을 때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설치됐다. 비상호출벨은 1층의 경우 조금 높은 위치에, 2층은 용변기 뒤쪽에 설치돼 있어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1층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손끝으로 만져 성별을 구분할 수 있는 점자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바닥에 설치된 점자블록과 점자표지판의 간격이 넓어 문제였다. 2층 비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점자안내판과 점자블록 설치 상태가 양호했다.

특히 1층 통로는 좁고, 튀어나온 기둥이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부딪쳐 다칠 위험이 높아 코너 보호대를 설치해야 한다. 여기에 1층 선수 샤워실 입구에 턱이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선수들의 접근이 힘들고, 샤워기도 앉아서 사용할 수 없는 높은 위치에 설치됐다.

외부에서 장충체육관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손잡이가 미설치됐고, 출입문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일부만 설치된 곳도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설공단 직원은 “모서리 보호대, 계단 손잡이 설치 등 장애인이 이용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충체육관 시공사인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건축부장은 “보호자석이 없는 장애인좌석을 개선할 것”이라며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와의 연결통로 계단도 서울메트로와 협의, 개선 될 수 있도록 노력할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장충체육관 지하1층과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이 연결돼 있는데,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연결통로를 지나 동대입구역 맞이방으로 가려면 엘리베이터가 없어 계단을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불가능한 상황이다.

장충체육관 전경. ⓒ박종태

1층 통로는 좁고, 튀어나온 기둥이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부딪쳐 다칠 위험이 높아 코너 보호대를 설치해야 한다. ⓒ박종태

1층 선수 샤워실 입구에 턱이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선수들의 접근이 힘들다. ⓒ박종태

1층 선수 샤워실 내부. 낮게 설치된 샤워기가 없는 등 휠체어를 사용하는 선수들의 편의가 미흡하다. ⓒ박종태

2층 장애인좌석에 보호자석이 마련돼 있지 않아 문제다. ⓒ박종태

1층 장애인화장실 내부. 용변기 등받이가 설치돼 있지 않고, 세면대 손잡이는 모두 고정식으로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의 세면대 접근 불편을 초래한다. 휴지걸이는 앉았을 때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설치됐다. ⓒ박종태

1층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손끝으로 만져 성별을 구분할 수 있는 점자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바닥에 설치된 점자블록과 점자표지판의 간격이 넓어 문제다. ⓒ박종태

2층 관람석 인근의 남녀장애인화장실. 용변기 등받이가 없고, 비상호출벨은 뒤쪽에 설치돼 있을 뿐만 아니라 용변기 양 옆의 손잡이 간격이 넓다. ⓒ박종태

장충체육관 출입문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일부만 설치된 곳도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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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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