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2층으로 올라올 수 있도록 경사로가 양호하게 설치됐고, 양쪽에 손잡이도 마련됐다. 반면 손잡이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표지판이 미설치됐다.ⓒ박종태

인천 수도권매립지녹색바이오단지 내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 수구경기장·승마장이 오는 7월 8일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중 수구경기장은 지상1층~지상3층 건물로 경기장을 비롯해 1000석 규모의 관람석을 갖추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건물 내부의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공사는 완료된 상태이며, 외부에서 마무리 공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6일 직접 방문해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한 결과, 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경기를 관람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구경기장 건물의 좌·우측에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2층으로 올라올 수 있도록 경사로가 양호하게 설치됐고, 양쪽에 손잡이도 마련됐다. 반면 손잡이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표지판이 미설치됐다.

건물 내부 2층 장애인관람석은 16곳인데, 보호자좌석이 마련돼 있지 않아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경기 관람 중 보조가 필요할 때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2층 좌·우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에 각각 마련된 장애인화장실은 남녀로 구분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미흡한 점이 많았다.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힘든 미닫이문이며, 문고리 잠금장치도 사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내부에는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버튼이 없었고, 세면대 손잡이 또한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을 사용하는 중증장애인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이와 관련 공사 관계자는 “지역 장애인단체와 협의한 뒤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했다”면서 “협의 내용 중 장애인화장실 터치식자동문, 세면대 손잡이, 용변기 등받이 설치가 들어 있지 않아 고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좌석에 보호자좌석을 설치하는 것은 한번 생각해 보고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구경기장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손가락으로 만져 성별을 구분할 수 있는 점자표지판과 밑바닥에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됐다. 남성비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소변기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다.

2대의 엘리베이터 입구 버튼 밑에는 시각장애인이 쉽게 버튼을 찾을 수 있도록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다.

수구경기장 전경. ⓒ박종태

수구경기장 내부모습. ⓒ박종태

장애인관람석은 건물 내부 2층 좌측과 우측에 각각 8곳씩 총 16곳이 있는데 보호자좌석이 없다. ⓒ박종태

2층의 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힘든 미닫이문이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문고리 잠금장치.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은 사용하지 못한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내부.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버튼이 없었고, 세면대 손잡이 또한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을 사용하는 중증장애인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박종태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손가락으로 만져 성별을 구분할 수 있는 점자표지판과 밑바닥에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됐다.ⓒ박종태

엘리베이터 입구 버튼 밑에는 시각장애인이 쉽게 버튼을 찾을 수 있도록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