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학경기장 2층 장애인좌석 통로는 경사로,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됐다. ⓒ박종태

‘2014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개회식(10월 18일)과 폐회식(10월 24일)이 열리는 인천문학경기장. 과연 국제 대회에 걸맞게 장애인들을 위한 편의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을까?

지난 16일 직접 방문해 장애인 편의 시설을 점검한 결과, 미흡한 점이 있어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인천문학경기장은 관중석이 1층~5층에 총 5만 1237석이 마련됐고, 이중 휠체어장애인석은 139석이다. 엘리베이터는 4대, 남녀장애인화장실은 각각 9개씩 설치됐다. 특히 인천장애인체육회 등 장애인체육 관련 단체들의 사무실이 지하1층에 있어 장애인들의 방문이 빈번하다.

먼저 2층에 마련된 휠체어장애인석은 접근하는데 불편이 없었다. 외부에서 경사로를 이용해 바로 자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장 내부의 계단에는 손잡이와 시각장애인에게 층수를 알려주는 점자표지판, 바닥에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된 반면 외부의 계단에는 손잡이가 한쪽에만 설치돼 있고, 점자표지판과 점자블록은 없었다.

내부 곳곳의 기둥 모서리에는 보호대가 없어 시각장애인이 부딪치면 다칠 위험이 있다. 또한 빛의 반사로 저시력장애인이 인지하기 힘들고, 목발 끝 고무가 닿았을 때 미끄러질 위험이 있는 스테인리스 점자블록도 곳곳에 설치돼 문제다.

시각장애인이 손가락으로 만져 인천문학경기장을 안내 받을 수 있는 점자안내판은 점자를 읽기 힘든 부식형이며, 방문했을 때 먼지가 쌓여 있었다.

남녀로 구분돼 설치된 장애인화장실은 공통적으로 출입문이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편한 터치식자동문인데, 버튼 앞바닥에 설치된 점자블록은 없애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각장애인들은 보행에 문제가 없어 비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하기 때문.

내부를 살펴보면 공간은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가 이동하는데 불편이 없을 정도로 충분히 넓었고, 휴지걸이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도 이용하기 편한 곳에 설치됐을 뿐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버튼이 없었다.

세면대도 고정식이어서 가로 폭이 넓은 전동휠체어나 수동휠체어의 접근이 힘들어 한쪽을 상하 가동식으로 교체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손을 닦고 말리는 핸드드라이어기 대신 손으로 휴지를 빼서 사용해야 하는 페이퍼타올이 설치돼 있어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이용하기에는 힘들다.

남녀비장애인화장실의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이 손가락으로 만져 성별을 알 수 있는 점자표지판, 앞바닥에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됐다. 남성비장애인화장실의 소변기에는 손잡이가 설치됐는데 위치가 구석이어서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의 편의를 위해서는 초입에 설치하는 것이 좋다.

1층 선수샤워실의 옷장은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용하기 힘들고, 샤워기도 높아 마찬가지였다. 샤워장 또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접근하기에는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인천문학경기장 시설담당자는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제34회 전국소년체전’이 끝난 뒤 장애인화장실을 보수하는 등 미흡한 장애인 편의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천문학경기장 전경. ⓒ박종태

2층에 마련된 휠체어장애인석 및 보호자석. ⓒ박종태

남녀로 구분돼 설치된 장애인화장실은 공통적으로 출입문이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편한 터치식자동문이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공통적으로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버튼이 없다. 세면대도 고정식이어서 가로 폭이 넓은 전동휠체어나 수동휠체어의 접근이 힘들고, 손을 닦고 말리는 핸드드라이어기 대신 손으로 휴지를 빼서 사용해야 하는 페이퍼타올이 설치돼 있어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이용하기 어렵다. ⓒ박종태

남성비장애인화장실의 소변기에는 손잡이가 설치됐는데 위치가 구석이어서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의 편의를 위해서는 초입에 설치하는 것이 좋다. ⓒ박종태

빛의 반사로 저시력장애인이 인지하기 힘들고, 목발 끝 고무가 닿았을 때 미끄러질 위험이 있는 스테인리스 점자블록이 경기장 내부 곳곳에 설치돼 있어 문제다. ⓒ박종태

1층 선수 샤워실의 옷장.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용하기 힘들다. ⓒ박종태

샤워기 위치도 높아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용하기 힘들다. ⓒ박종태

시각장애인이 손가락으로 만져 인천문학경기장을 안내 받을 수 있는 점자안내판은 점자를 읽기 힘든 부식형이며, 방문했을 때 먼지가 쌓여 있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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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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