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후2시 KBS 라디오 공개홀에서 KBS 제3라디오 사랑의 소리방송 주최로 시각장애어린이 동화구연대회가 열렸다. .

KBS 제3라디오 사랑의 소리방송이 어린이날 특집방송으로 마련한 시각장애 어린이 동화구연대회가 시각장애 어린이의 새로운 문화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일 오후2시 KBS 라디오 공개홀에서 열린 전국의 시각장애어린이 30여팀 50여명이 참가해서 치열한 예선을 거쳐 최종 결선에 오른 8개팀 20여명의 어린이들의 동화구연의 실력은 심사위원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이번 동화구연대회 심사를 맡은 이규원씨(아동문학가·동화구연가)는 "시각장애어린들이 표현하는 세계는 말로 입술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느끼며 그리면서 표현해 감동이 더욱더 깊었다"라고 평가하고 “이들의 동화구연으로 표현하는 세상은 상상의 세계이고 공상의 세계로 예술과 과학의 근원으로 이번 동화구연은 시각장애어린이에게는 새로운 문화의 장르로 선봬는 계기”라고 강조했다.

대상을 수상한 대전맹학교팀의 이언미 지도교사는 “청력이 뛰어난 시각장애어린이들이 일반 어린이들보다 문학이나 음악에 대한 감성이 뛰어나 동화구연이 학생들에게 또 다른 문화의 장르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교사는 “이번 동화구연대회를 준비하면서 학생들의 호응이 높았고 이런 호응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자신감과 함께 시각장애 어린이들의 장점을 살려 특기교육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학교에서도 특별활동 시간을 신설하고 전문 도우미 선생님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맹학교 학생들을 지도했던 이용춘씨(동화구연가)는 “시각장애어린이들의 표현방법은 기존의 소리를 뛰어넘어 미세하고 독특한 소리들을 각각으로 표현한 것에 놀랐다"고 전하고 ”동화구연대회를 준비하면서 우수한 학생들만 출전했지만 많은 학생들의 반응이 너무나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씨는 "학교에서 동화구연을 할 수 있는 특별활동이 없어 몹시 안타까왔다“며 ”듣는 것과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는 모든 시각장애어린이들에게까지 대상을 넓혀 동화구연의 시간이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또한 ‘민수의 마음’이라는 동화로 대상을 차지한 대전맹학교 정성주(초5)·정바다(초6)·박희구(초5) 어린이들은 “피아니스트를 전공하고 컴퓨터를 공부하여 시각장애 어린이들은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한결같이 말했지만 “동화구연을 열심히 연습해서 시각장애인 최초로 목소리로 연기하는 성우가 되겠다”는 새로운 포부를 가졌다. 이로 인해 시각장애어린이 학교에 동화구연에 대한 새로운 바람이 불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한 KBS 제3라디오 사랑의 소리방송 이정연 프로듀서는 “시각장애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자 마련된 이번 행사에 전국의 시각장애어린이들의 동참이 많았을 뿐만 아니라 시각장애 어린이들의 실력이 일반 어린이보다 뛰어났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프로듀서는 특히 “시각장애어린들의 문화에 대한 욕구가 이처럼 강렬했는지는 미처 몰랐다”고 전하고 내년에도 동화구연대회가 개최되어 시각장애어린이들의 새로운 문화장르로 자리잡는데 사랑의 소리방송이 그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시각장애 어린이들이 꾸민 동화구연대회 ‘초롱초롱 소곤소곤 우리들의 동화나라‘는 어린이 날인 5월 5일 월요일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KBS 제 3라디오를 통해 전국에 방송됐다.

이번 대회의 대상에는 ‘민수의 마음’이라는 동화를 들려준 대전맹학교, 정성주(초5)·정바다(초6)·박희구(초5)어린이가 수상했고, 최우수상에는 ‘사랑이 띠‘를 들려준 김희진(여의도초3, 저시력) 곽미소(서울맹3)·박인범(한빛맹2) 어린이가 수상했으며, 우수상에는 ’티코의 황금날개‘를 들려준 강원명진의 한주연(초4) 어린이와 ’아기햇살이 피운 코스모스‘를 들려준 광주세광학교의 임한나(초5)·이현준(초4)·최현민(초4) 어린이 등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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