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의 저녁 일일드라마 ‘누가 뭐래도’(연출 성준해, 극본 고봉황)는 ‘365일 아름다운 꽃들로 가득한 꽃집을 중심으로 부모의 이혼과 재혼을 겪은 자녀들이 세상의 편견과 맞서 싸우며 일과 사랑 앞에 닥친 난관을 치열하게 이겨내면서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가족 드라마’라고 한다.

주인공은 이혼 후 재혼으로 맺어진 남편 신중한(김유석 분)과 아내 이해심(도지원 분) 가정의 두 딸이다. 신중한은 이혼 후 딸 신아리(정민아 분)를 데려왔고, 이해심도 딸 김보라(나혜미 분)와 같이 왔다.

누가 뭐래도. ⓒKBS

신중한은 '플러스 마켓'에 근무하는 부장이고, 딸 신아리는 '나 프로덕션'의 작가이다. 이해심은 꽃집을 운영하고 딸 김보라는 DBS 보도국 기상캐스터다.

신중한과 이해심 부부는 잘 어울렸으나 고만고만한 두 딸 신아리와 김보라는 걸핏하면 티격태격 싸우기도 한다.

신아리가 방송작가로 활동하면서 '자연인이 산다'는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속세와 인연을 끓고 산속에서 살고 있는 한억심(박철민 분) 할머니를 찾아가서 방송 출연을 제의했다. 한억심 할머니는 노발대발하면서 절대로 방송 출연은 안 한다며 신아리를 쫓아냈다.

신아리는 한억심 할머니 집에서 정난영(이칸희 분)의 사진을 본 것 같았다. “저 사람 사진이 왜 여기에 있을까?” 신아리는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정난영은 신중한의 전처로 신아리의 생모였다.

정난영은 신중한과 이혼 후 딸 정벼리를 키우면서 찜질방에서 생활하고 있었는데, 신아리가 찜질방에 갔다가 우연히 생모를 만났었다. 신아리는 한억심이 한사코 방송 출연을 마다하므로 정난영을 찾아갔었다. 한억심을 찾아 갔는데 거기에 엄마(정난영) 사진이 있던데 왜 거기에 엄마 사진이 있는지, 그리고 한억심을 방송에 출연하도록 설득해 달라고 했다.

정벼리를 만나러 간 한억심. ⓒKBS

다음날 정난영은 한억심을 찾아 갔다. 그리고 그날 밤 신아리에게 벼리가 전화를 했다. 엄마가 죽었다고. 정난영에게는 어린 정벼리 밖에 없었다. 신아리는 하는 수 없이 정난영의 장례를 치르고 신아리를 집으로 데려 왔다. 그리고 한억심을 찾아 갔는데 한억심은 문을 잠그고 만나주지도 않았다. 신아리는 정난영이 죽었고 어린 딸 정벼리가 있다는 편지를 남겼다.

정난영과 한재수(박철민 분)은 고향 오빠 동생이었다. 한재수가 사업을 하다가 망해서 어쩔 수 없이 사채를 썼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정난영이 남편 신중한 몰래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해서 한재수에게 주었는데 한재수는 그 돈도 다 날려 먹고 사라졌다.

정난영은 집을 날리고 남편 신중한과 이혼하고 홀로 딸 벼리를 키우면서 찜질방을 전전하다 그렇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의사는 정난영의 죽음이 갑작스러운 심장 발작 같다고 했다.

한재수는 빚쟁이들에게 쫓기다가 간암으로 죽을 지경에 처하게 되어 고향에 있는 누나 한억심을 찾아갔다. 한억심은 사경을 헤매는 동생 한재수에게 산에서 캔 온갖 약초로 동생을 돌보았다. 그러기를 10여 년 만에 동생 한재수는 죽을 고비를 넘겼고, 그 대신 이번에는 누나 한억심이 죽음을 맞게 되었다.

누나 한억심은 동생 한재수에게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니 내가 가고 나면 너는 내 이름 한억심으로 살라.”는 유언을 남기도 세상을 떠났다. 산속에서 약초를 캐 먹으면서 한억심으로 살아가던 한재수는 정난영이 죽었고 딸 벼리만 홀로 남았다는 것을 알고는 벼리를 만나러 갔다. 벼리에게는 자신을 엄마를 잘 아는 아주머니라고 소개했다.

강대로(최웅 분)는 보육원에서 함께 자란 반찬성(임투철 분)과 함께 ‘못난이 도시락’ 사업을 하면서 이맹수(정한용 분) 집에 세 들어 살고 있었다. 이맹수는 정년퇴직한 교장으로 이해심의 아버지인데 약간의 치매기가 있었다.

한억심은 정벼리를 만나고 돌아가는 길에 강대로를 만났다. 마음씨 착한 강대로는 한억심 할머니에게 자신들과 같이 살자고 했다. 한억심은 이맹수와 티격태격하면서 ‘못난이 도시락’에서 강대로와 같이 일을 하면서 반찬성이 진행하는 너튜브에도 출연한다.

이맹수 집에서 함께 사는 한억심. ⓒKBS

한억심이 너튜브에서 이맹수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인기를 끌어 애청자들이 많아졌다. 그중에 이지란(조미령 분)이 있었다. 이지란은 지난 날 한재수를 좋아했으나 엄마의 반대로 미국으로 끌려갔고 거기서 김원태(서태화 분)와 결혼했다.

김원태는 이해심의 전 남편이자 김보라의 생부이다. 이해심이 꽃집으로 번 돈으로 김원태를 미국 유학 보냈더니 야심만만한 김원태는 그곳에서 부잣집 딸 이지란과 결혼해서 아내 이해심과 딸 김보라를 버렸던 것이다.

김원태는 이지란과 한국으로 돌아와서 '플러스 마켓'에 근무를 했으나 ‘플러스 마켓’은 어디까지나 이지란의 엄마 즉 장모님 회사였다. 김원태는 ‘플러스 마켓’을 차지하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데 이지란이 너튜브에 나오는 한억심의 열렬 팬이라는 사실을 알자 한억심의 뒤를 캐기 시작했다.

김원태는 한재수가 누나 한억심으로 위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지난날 한재수에게 돈을 빌려준 사채업자를 찾아서 한억심을 협박한다.

한억심은 강대로와 친분이 쌓이자, 자신이 한재수임을 강대로에게 밝힌다. 한재수는 산에 들어가기 전 강대로의 양아버지였다. 강대로는 한재수의 신원만 밝히게 되면 산속에 있는 고향 땅을 팔아서 빚을 청산 할 수 있다며 법원에 한재수의 신원 회복을 신청했다.

김원태와 사채업자는 한재수에게 한억심의 유언장을 내놓으라고 납치 감금 폭행하여 협박한다. 이런 모습을 김원태의 딸 김보라가 휴대폰으로 찍어서 경찰서에 제출한다.

신아리는 편스토랑을 진행하다가 '데이브레이크' 마켓 대표 나준수(정헌 분)의 아이를 가지게 된다. 신아리는 정벼리와 살겠다고 집을 나왔다가 임신 사실을 알고는 정벼리와 함께 나준수 집으로 들어간다.

나준수 엄마는 이해심의 친구 노금숙(문희경 분)이고 아버지 나승진(김승욱 분)은 '나 프로덕션' 대표인데 신아리가 다니는 회사다. 나준수의 부모는 며느리 신아리가 맘에 들지 않았으므로 신아리가 스스로 물러나도록 온갖 구박을 다하므로, 이해심은 딸을 구박하는 친구 노금숙과도 척이 지고, 임신을 핑계로 신아리는 '나 프로덕션'를 그만둔다.

그러나 노금숙의 시집살이는 끝이 없고, '나 프로덕션'에서 엄선한(이슬아 분) PD는 신입 작가를 닦달한다. 신입 작가는 신아리에게 한 번만 도와 달라고 애원한다. 신입 작가의 애원을 거절하지 못해 밤을 새운 신아리는 다음 날 새벽 원고를 넘긴 다음 쓰러져서 유산하고 만다.

한재수와 정벼리의 눈물의 상봉. ⓒKBS

신아리는 이제 유산했으니 더 이상 이 집에 살 이유 없다며 집을 나온다. 그동안 김원태의 끈질긴 훼방에도 불구하고 신원이 회복된 한재수는 시골 땅을 팔아서 이맹수의 집을 사고, 이맹수는 실버타운으로 들어갔으나 거기서는 못 살겠다며 다시 돌아온다. 한재수가 이맹수의 집을 샀으므로 정벼리는 한재수가 데리고 와서 그동안 한억심으로 행세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신아리는 나준수의 집을 나와서 부모님 집으로 들어가고 정벼리는 한재수에게 보냈으나, 나준수는 신아리를 포기할 수가 없어서 신아리의 일거수일투족을 정벼리를 통해서 듣고 있었다.

그즈음 한재수는 걸핏하면 배가 아팠다. 한재수는 이제 막 딸 정벼리와 살려는데 다시 벼리를 두고 떠난다는 게 용납되지 않아서 아무에게도 자신의 간암을 말하지 못했다.

한재수는 배가 아플 때마다 소화불량이라고 하면서 진통제로 버텨왔는데, 정벼리를 통해 만난 나준수와 신아리가 집 앞에서 쓰러진 한재수를 발견하고는 병원으로 옮긴다.

한재수는 그동안 잠잠하던 간암이 재발하여 간성혼수가 온 것이다. 정신을 차린 한재수가 나준수와 신아리를 보자 재발 비밀로 해 달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한재수는 정난영의 봉안당에서 벼리를 두고 이대로 떠날 수 없다며 자신을 좀 살려 달라고 애원한다.

참고로 2005년 5월 25일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은 일제시대에 유입된 일본식 용어 납골당(納骨堂)을 봉안당(鳳眼堂)으로 바꾸는 KS규격을 제정했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고 하여 쉽게 자각 증세를 나타내지 않아 많은 사람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한다. 그런데 한재수는 이미 십여 년 전에 간암이 왔으나 산골에서 누나 한억심이 온갖 약초로 한재수를 살려냈다.

한재수는 정난영이 죽고 벼리를 위해 도시로 나오면서 김원태와 사채업자에게 납치 감금 등으로 말할 수 없는 괴롭힘을 당하면서 식이조절을 잘못해서 재발한 것이 아닐까 싶다.

‘누가 뭐래도’ 시청자게시판. ⓒKBS

그러나 한재수의 간암이 산골에서 이름 모를 약초로 치유되었다는 것은 자칫 사람들에게 오해를 심어 줄 우려가 있어 ‘누가 뭐래도’의 한재수에 대해서는 글을 쓸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동안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도 간혹 간장애인이 나오고 누군가가 간을 기증해서 간이식으로 살아나는 경우는 더러 있었다. 그런데 ‘누가 뭐래도’에서 한재수는 이미 이식을 할 상황도 아닐 정도로 중태인 모양이다. ‘누가 뭐래도’는 이번 주에 종영할 예정이라 한재수는 그냥 그렇게 가는 모양인가 싶었다.

그런데 신중한은 딸 김보라가 강대로와 사귀고 한재수가 장인 이맹수의 집을 사서 같이 지낸다는 것이 용납되지 않았다. 한재수는 철천지원수였던 것이다. 그러나 김보라가 강대로를 좋아하고 한재수도 지난날의 잘못을 몇 번이나 용서를 빌면서 큰돈을 건넸는데도 신중한은 한재수를 용서하지 않았다.

혹시나 한재수는 이렇게 죽고, 나중에 정벼리는 한재수의 딸이 아니라 신중한의 딸로 밝혀져서 신중한이 통탄하는 것은 아닐까. 한재수는 병원에서도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는데, 이지란은 김원태와 이혼도 하기 전에 철딱서니처럼 한재수에게 이것저것 떼를 쓰고 있는 게 하도 어이가 없어서 ‘누가 뭐래도’ 시청자 게시판에 들어가 봤더니, 정벼리나 이지란에 대한 얘기는 별로 없고 “암환자 죽는 걸로 끝나면 안 됩니다!”라는 글이 있었다.

장애인복지법에서 간장애인은 심한 장애인과 심하지 않은 장애인으로 구분하는데, 심한 장애인이 간이식을 받게 되면 심하지 않은 장애인이 된다.

가.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

1) 간경변증, 간세포암종 등 만성 간질환을 가진 것으로 진단받은 사람 중 잔여 간기능이 만성 간질환 평가척도(Child-Pugh score) 평가상 C등급인 사람

2) 간경변증, 간세포암종 등 만성 간질환을 가진 것으로 진단받은 사람 중 잔여 간기능이 만성 간질환 평가척도(Child-Pugh score) 평가상 B등급이면서 난치성 복수(腹水)가 있거나 간성뇌증 등의 합병증이 있는 사람.

나) 장애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장애인

간을 이식받은 사람.

시청자 게시판에서 양**님은 암 환자인 아빠가 보고 계시는데, 암 환자가 죽는 걸로 끝나면 안 된다며 벼리 아빠 좋은 병원에서 치료 시작하는 걸로 끝내 달라고 했다. 자신의 아빠가 폐암 4기인데, 암환자에게 말기암이란 부정적인 뉘앙스의 단어는 병원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단어라면서 암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것까지 바라지는 않지만, 드라마를 통해서 간접적인 절망을 경험하지는 않도록 새로 개발된 약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걸로 끝내 주면 좋겠다고 했다.

양**님의 글을 보면서 끝이 얼마 안 남았지만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가 생각나서 ‘누가 뭐래도’에 관한 글을 써야할 것 같았다. 우리 주변에는 지금도 여러 가지 암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는 사람들이 더러 있기 때문이다.

간장애인의 에티켓.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간질환이 오면 몸이 나른하고, 소화 기능이 떨어져 식욕이 부진하고, 황달 증세가 나타난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는 간장애인에 대한 에티켓으로 과로나 수면 부족이 되지 않게 하고, 술을 권하지 말고, 저염식으로 식이조절을 하라고 했다.

장애는 앓는 것이 아니라 이미 고착화 된 상태이다. 장애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간, 신장, 심장, 장루·요루, 폐 등 내부장애는 질환에서도 기인하므로 대부분의 사람은 장애가 고착화되기 전에 병이 낫기를 희망하고 있다.

‘누가 뭐래도’에서 한재수는 다시 시골로 가겠다고 했으나 강대로와 김보라가 말리고 있고 화요일까지는 살아 있지만, 드라마는 이번 주 금요일에 끝이 난다. 그러나 드라마는 어디까지나 드라마다. 예로부터 병은 한가지면 약은 천 가지라고 했다. 별의별 약이 좋다고 환자들을 유혹하고 있지만, 무슨 약이든지 치료제를 선택할 때는 심사숙고했으면 좋겠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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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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