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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보장구 빼앗거나 망가뜨리면 가중처벌

OCN ‘경이로운 소문’ 장애학생에 대한 일진 행태를 보며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1-07 15:58:08
OCN에서 토·일요일 밤 10시 30분에 방영하는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연출 유선동, 극본 여지나)은 ‘악귀 사냥꾼 '카운터'들이 국숫집 직원으로 위장해 지상의 악귀들을 물리치는 통쾌하고 땀내 나는 악귀타파 히어로물’인데 원작은 장이 작가의 판타지·스릴러 웹툰이다.

제목이 ‘경이로운 소문’이다. 경이롭다(驚異롭다)는 놀랍고 신기한 데가 있다는 말이다. 소문(所聞)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려 전하여 들리는 말이다. 그렇다면 놀랍고 신기한 소문이라는 말일까.

그런데 드라마가 시작되고 보니 필자의 생각이 틀렸다. ‘소문’은 所聞이 아니라 성은 소씨고 이름은 문인 사람으로, ‘경이로운 소문’은 소문이라는 주인공을 보고 감탄하는 칭찬의 표현이었다.

경이로운 소문. ⓒOCN 에이블포토로 보기 경이로운 소문. ⓒOCN
소문(조병규 분)은 일진에게 찍힌 평범한 고딩이었다가 카운터 특채생으로 발탁되어 국숫집에서 알바를 하게 된다. 사람들은 소문을 두 번 돌아본다고 하는데 잘생긴 얼굴에 한 번 돌아보고, 절뚝이는 걸음걸이에 놀라 한 번 더 돌아보는 것이다. 7년 전,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에 장애를 갖게 되었다. 그 사고로 부모도 잃고, 현재는 외조부모와 살고 있는데 어느 날 위 세계의 부름을 받고 카운터가 된다.

가무탁(유준상 분)은 카운터 최강의 괴력 소유자로 국숫집에서는 주방보조로 야채 손질을 담당한다. 겉으로 봤을 땐 말랐지만 사나운 안광과 고밀도로 압축된 실전 근육으로 사람들을 제압한다. 누가 봐도 건달 관상인 그는 전직 형사다. 7년 전 열두 방의 칼을 맞고, 두개골이 깨져서 코마 상태로 있다가 카운터가 되었다.

도하나(김세정 분)는 카운터 계의 인간 레이더로 국숫집에서는 홀서빙을 담당한다. 카운터에서는 악귀를 감지하는 사이코메트리로 감각이 굉장히 발달해 있다. 천 리 밖 악귀를 감지해 내는 팀 내 레이더 같은 존재이나 경계가 많은 성격으로 그 누구에게도 자기를 보이지 않는다. 팀원들조차도 도하나의 이전 삶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추매옥(염혜란 분)은 카운터 유일의 치유 능력자로 실질적으로 카운터를 이끌고 있는 국숫집 주방장이다. 가모탁과는 코마 동기이자 카운터 동기다. 무슨 일인지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중진시로 악귀들이 쏟아져 내려온 바람에 새로운 카운터 팀이 꾸려졌고 그 카운터를 이끌고 있다.

최장물(안석환 분)은 카운터들의 물주로 사고처리 전담이다. 대한민국 50대 갑부이자 장물유통 회장이다. 여인의 향기 알파치노 같은 낭만과 위트, 자수성가로 성장해 온 자신감이 있다.

올바른 지팡이 사용법. ⓒ구글 이미지   에이블포토로 보기 올바른 지팡이 사용법. ⓒ구글 이미지
소문은 7년 전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었다. 그래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같이 살고 있는데 외할머니는 치매라 가끔은 소문을 잘 알아보지도 못한다. 소문은 그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다쳐서 지팡이를 짚고 다닌다.

소문은 오른쪽 다리를 다쳤는데 오른쪽에 지팡이를 짚고 있다. 필자가 전에도 이에 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다리를 다친 장애인은 어느 쪽으로 지팡이를 짚어야 할까. 다리가 불편한 쪽인가, 아니면 불편하지 않은 쪽일까. 다리가 불편해서 오랫동안 지팡이를 짚는 당사자가 아닌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팡이는 불편한 쪽으로 짚는 거라고 알고 있다.

필자는 오랫동안 장애인복지 일을 하면서 한쪽 목발이나 지팡이를 짚는 장애인을 많이 만났다. 그런데 어렸을 때부터 한쪽 목발이나 지팡이를 짚는 사람들은 지팡이를 성한 다리 쪽으로 짚고 있었지만, 중도에 지팡이를 짚게 된 사람들이 처음에는 아픈 다리 쪽으로 지팡이를 짚다가 보조기 업자나 물리치료사 등으로부터 잘못을 지적받고서야 아프지 않은 다리 쪽으로 짚게 되었다고 했다.

다리가 불편하거나 다쳤을 때 그 다리로 바닥을 딛기가 불편하다면 양 목발을 짚어야 하지만, 바닥을 디딜 수가 있을 정도라면 지팡이나 한쪽 목발을 이용할 수가 있다. 이때 지팡이나 목발은 불편한 다리 쪽으로 짚는 것이 아니라 반대쪽으로 짚어야 한다. 한쪽 목발이나 지팡이를 아픈 다리 쪽으로 짚는다면 별 효과가 없고, 성한 다리 쪽으로 짚어야 아픈 다리를 보완해 준다.

소문의 아픈다리와 지팡이. ⓒOCN 에이블포토로 보기 소문의 아픈다리와 지팡이. ⓒOCN
드라마에서는 가끔 다리를 다쳐서 지팡이를 짚고 나오기도 하는데 대부분이 다친 다리 쪽으로 지팡이를 짚고 있다. 보조기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나 재활치료사 등은 다 아는 방법이고 필자도 여러 번 글을 썼음에도 드라마에서는 언제나 다친 다리 쪽으로 지팡이를 짚고 있다. 소문이처럼.

‘경이로운 소문’에서 소문은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쳤다. 소문은 오른쪽 다리를 다쳤는데 오른쪽으로 지팡이를 짚고 있다. 7년 동안이나 그렇게 지팡이를 짚고 다녔다면 다리가 얼마나 불편했을까. 물론 다 드라마의 컨셉이지만.

아무튼 소문은 오른쪽 다리를 다쳐서 오른손으로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지체장애인이다. 소문은 고등학생인데 가난하고 부모도 없는 장애인이라 친구도 별로 없다. 소문의 유일한 친구는 임주연(이지원 분)과 김웅민(김은수 분)이다.

임주연은 자신이 소문을 가장 잘 안다며 사고 트라우마로 힘들어하는 소문을 지켜줘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기특한 친구다. 김웅민은 곧잘 일진들에게 얻어터지면서도 소문만큼은 지켜주려 하고, 소문 또한 일진들로부터 김웅민을 보호하기 위해 거침없이 몸을 내던진다.

친구들과 떡볶이를 먹으며.  ⓒOCN 에이블포토로 보기 친구들과 떡볶이를 먹으며. ⓒOCN
소문 임주연 김웅민은 소꿉친구로 함께 히어로물 만화를 준비 중인데, 만화에 쓰일 배경 조사를 위해 친구들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가, 마침 소문의 생일을 맞아 동네에서 맛집으로 유명하다는 언니네 국수가게 앞에 줄을 선다. 언니네 국수가 맛있다고 해서 한 시간이나 기다렸는데, 언니네 국숫집이 문을 닫는다. 이때는 소문이가 카운터가 되기 전으로 국숫집 멤버들이 출동을 하느라 문을 닫게 되었으며 처음으로 소문이가 이들과 마주치게 된 순간이다.

하는 수 없이 친구들과 떡볶이를 먹고 손에는 어묵을 들고 골목길을 지나는데 소문이는 어디선가 날아온 번개 같은 불빛을 맞고 공중에 붕 떴다가 쓰러진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문의 머리카락이 갑자기 곱슬머리가 되었다. 아무리 감아도 풀어지지 않는 머리카락을 이상하게 생각하다가 손가락에도 이상한 검은 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그날 밤 이상한 꿈을 꾸게 된다.

소문은 다음 날 학교에서 임주연에게 자신의 꿈을 얘기하다가 김웅민이 신혁우(정원창 분)와 그 일당들에게 당하는 모습을 본 후 소심했던 예전과는 다르게 그만하라며 강하게 맞받아친다. 자신이 맞는 것보다 소문이 휘말리는 게 더 무섭다는 김웅민의 말을 듣고 우울해하며 집에 가는 길에 다시 신혁우 일당들을 만난다.

신혁우는 중진시 시장의 아들로 학생들은 물론이고 선생들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는 일진이다. 신혁우는 소문의 앞을 가로막고 소문의 지팡이를 낚아챈다. 나쁜 놈들에게 무슨 도덕과 윤리가 있겠는가만은, 지체장애인에게서 지팡이를 뺏어가다니 그야말로 천하에 몹쓸 놈이다.

소문의 지팡이를 뺏어가는 일진. ⓒOCN 에이블포토로 보기 소문의 지팡이를 뺏어가는 일진. ⓒOCN
얼마 전에는 지체장애인 A 씨가 전동스쿠터를 이용하여 지하철을 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하철은 평면을 달린다고 알고 있겠지만 더러는 약간의 경사가 있는 모양이다.

A 씨는 무심코 전동스쿠터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전동스쿠터가 뒤로 주르르 미끄러졌다. 이를 보고 놀란 승객들 몇몇이 미끄러지는 전동스쿠터를 붙잡았다고 한다. 알고 보니 뒤에 있던 어떤 사람이 브레이크 레버를 밟은 것이다. 그 어떤 사람은 장난삼아 한 것 같은데 까닥하면 큰 사고가 날 뻔한 일이었다.

목발을 짚는 장애인들이 일반 학교에 다닐 때는 걸핏하면 아이들이 목발을 뺏어가서 기관총 놀이를 하곤 했단다. 그때마다 목발을 빼앗긴 장애인은 참담한 심정이었지만 뭐라고 말도 못하고 저러다가 목발이 부러지기라도 어쩌나 조마조마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장애인에게 보장구를 빼앗는 것은 장애인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이나 다름없지만, 장애인의 보장구를 빼앗거나 망가뜨리는 것에 대해 법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부산 경찰청에 문의를 했더니 찾아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경찰청에서 찾아 준 것이 「장애인복지법」이었다.

장애인복지법 제2조 제④항. ⓒ국가법령정보센터 에이블포토로 보기 장애인복지법 제2조 제④항. ⓒ국가법령정보센터
「장애인복지법」 제2조(장애인의 정의 등)
①“장애인”이란 신체적ㆍ정신적 장애로 오랫동안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자를 말한다.
②이 법을 적용받는 장애인은 제1항에 따른 장애인 중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장애가 있는 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애의 종류 및 기준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1. “신체적 장애”란 주요 외부 신체 기능의 장애, 내부기관의 장애 등을 말한다.
2. “정신적 장애”란 발달장애 또는 정신 질환으로 발생하는 장애를 말한다.
③ “장애인학대”란 장애인에 대하여 신체적ㆍ정신적ㆍ정서적ㆍ언어적ㆍ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 경제적 착취, 유기 또는 방임을 하는 것을 말한다. <신설 2012. 10. 22., 2015. 6. 22.>

그런데 「장애인복지법」에 개정되면 ④항이 생겼다.
④ “장애인학대관련범죄”란 장애인학대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죄를 말한다. <신설 2020. 12. 29.>

「장애인복지법」 제④항 “장애인학대관련범죄”에 관해서는 “제1호부터 제18호까지의 죄로서 다른 법률에 따라 가중처벌 되는 죄”이다. ④항 “13. 「형법」 제2편제42장 손괴의 죄 중 제366조(재물손괴등)의 죄.”에 해당이 될 것 같다. 그러나 이 법의 시행일은 2021년 6월 30일부터다.

현실에서 ‘경이로운 소문’에서처럼 누군가가 장애인의 지팡이를 뺏어간다면 「장애인복지법」 제2조 제④항 13. 재물손괴로 가중처벌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2편에 계속>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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