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저녁 일일드라마 ‘우아한 모녀’는 지난해 11월 4일 첫 방영을 시작해서 지난 3월 27일 금요일에 103회로 끝이 났다.

'우아한 모녀'는 시작부터가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악마 같은 범죄로 시작했다. 남의 것을 훔쳐서 사기를 치고, 교통사고를 내서 사람을 죽이고 의료과실로 아이를 바꿔치기하고 거기다가 유괴까지 저지른다. 그래서 출생의 비밀이 생겼다. 거기다 재물 손괴죄에다 허위사실 유포죄, 공금 횡령죄 등 범죄의 종합백화점으로 시작했다.

드라마의 시작은 차미연(최명길 분)이 남편과 함께 허브화장품을 개발하여 특허를 얻었는데, 제이그룹 회장 구재명(김명수 분)이 교통사고로 남편을 죽이고 특허를 훔쳐 갔다.

우아한 모녀. ⓒKBS

당시 차미연은 만삭이었는데 남편의 사고로 산통이 시작되었고, 구재명의 아내 조윤경(조경숙 분)도 산기가 있어서 차미연과 같은 병원에 입원해서 둘 다 출산했고 아이는 인큐베이터에 있었다.

두 산모가 입원한 병원 산부인과에는 서은하(지수원 분)가 전문의였다. 서은하는 담당이었음에도 밖에서 술을 마시는 바람에 조윤경의 아이가 죽었다. 술에 취해서 병원으로 돌아온 서은하는 건강한 차미연의 아이와 조윤경의 아이를 바꿔치기했다.

이 모습을 보게 된 홍인철(이훈 분)은 차미연에게 형(남편)의 억울함을 풀어 주겠다고 한 약속 대신 서은하와 결혼했고, 당시 아이 바꿔치기를 본 간호사는 서은하가 미국으로 보내버렸다.

남편은 죽고 특허와 전 재산을 빼앗긴 차미연은 미쳐있었다. 차미연이 구재명을 찾아갔다가 재물손괴죄로 구속되었고, 석방 후에는 서은하를 찾아가서 아이를 죽여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라고 했으나 서은하는 끝내 사과하지 않았다. 차미연은 서은하가 아이를 바꾼 것은 알지 못했다.

차미연은 복수를 꿈꾸다가 우연히 죽은 친구의 이름을 빌리게 되었고, 서은하를 뒤쫓다가 서은하가 백화점에서 둘째 아이 산통을 느끼는 순간, 첫째 아이를 데리고 캐나다로 떠났다.

30년 후 캐리 정(본명 차미연)은 딸 한유진(차예련 분)과 수양아들 데니 정(이해우 분)을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왔고, 제이그룹에 접근해서 복수를 시작했다.

구재명의 아들 구해준(김흥수 분)은 제이그룹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복수를 위해 접근했던 한유진과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말았다.

서은하는 피부과를 개업했으나 이런저런 일로 제이그룹과 얽혀 있었는데, 캐리 정과 한유진은 제이그룹 그리고 서은하의 재산을 몰수하다시피 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구해준이 조윤경의 친아들이 아니라 30년 전 서은하가 바꿔치기한 캐리 정의 아들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한유진도 30년 전 캐리 정이 유괴한 서은하의 큰딸 홍유라라는 것이 알려지게 된다.

캐리 정이 시한부라고 말하는 의사. ⓒKBS

엄마가 유괴범이라니...... 한유진은 캐리 정이 보는 앞에서 구해준을 끌어안고 한강으로 뛰어 들었으나 구사일생으로 구조되었다. 그 후 한유진은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고, 병원에서는 간경화라고 했다.

이식만이 살길이라고 했는데 아빠 홍인철이나 친엄마 서은하는 한유진과 조직이 안 맞았다. 서은하는 캐리 정이 전 재산을 구해준과 서은하에게 물려주고 캐나다로 떠나라고 했지만, 캐리 정은 한유진이 아프다는 말을 듣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맞았다.

한유진은 간이식을 안 받겠다고 했으나 서은하가 ‘엄마 것도 안 받느냐’며 어르고 달래서 한유진은 간이식을 받았다. 그러나 캐나다로 갔다 하고 한유진에게 간이식을 해준 공여자 캐리 정은 수술 후에 깨어나지 못했다.

한유진은 회복이 되어 친엄마인 서은하의 집으로 퇴원했다. 서은하는 자신이 공여자라고 했지만, 언니 홍유라 즉 한유진 때문에 그동안 자신이 찬밥 신세였다는 둘째 딸 홍세라(오채이 분)가 엄마 서은하의 거짓말이 역겹다며 간이식 공여자는 캐리 정이라고 까발렸다.

서은하 : “캐리가 해준다고 그러면 네가 안 한다고 할 것 같아서, 캐리가 비밀로 하자고 한 거야. 네가 알면 수술 안 받을 것 같다고 해서.”

한유진은 주저앉아 통곡했다. 서은하는 홍세라에게 왜 그랬냐며 따졌다.

홍세라 : “일부러 그랬어, 어떻게 해준 오빠랑 같이 사는 걸 허락 하냐. 홍유라만 엄마 딸이고 나는 주워왔어?”

간이식의 종류. ⓒ질병관리본부

한유진이 캐나다에서 오기 전 구해준은 홍세라의 약혼자였다.

홍세라 : “어떻게 캐리가 해준 걸 뻔뻔하게 엄마가 한 척하냐? 엄만 캐리한테 완전 졌어. 엄마로도, 인간으로도, 앞으로도 엄마는 캐리를 절대 못 이겨.”

한유진이 퇴원 후에야 캐리 정이 깨어났고, 한유진은 캐리 정의 병실을 찾았다.

한유진 : “당신 거면 절대 안 받았어. 당신이 뭔데 왜 마음대로 집어 넣냐. 당신의 것이 내 몸에 있다는 게 끔찍하게 소름 끼쳐 다시 가져가. 당신 것 받아서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나아.”

캐리 정 : “너 살리는 게 먼저여서 비밀로 했어. 미안 해 다시는 네 앞에 나타나지 않을게”

한유진은 울부짖었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 온 구해준이 한유진을 달래었다.

한유진과 구해준이 돌아간 뒤 의사가 캐리 정을 찾아왔다.

캐리 정 : “선생님 저 빨리 퇴원하고 싶어요. 언제쯤 퇴원할 수 있어요?”

의사 : “퇴원은 안 됩니다. 수술한 부위의 조직 재생이 원활하지 않아서 퇴원은 어렵습니다.”

캐리 정 : “그렇다면…….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요?”

의사 : “지금으로서는 한 일 년 정도, 그 이상은 어렵습니다.”

생체 간이식에 대하여. ⓒ네이버 서울대학교병원 건강칼럼

간은 생명을 유지하는 필수 장기다. 기능이 복잡하고 다양해 아직 이를 대체할 인공 장기는 없다. 간이 제 기능을 못하는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건강한 간을 이식하는 것이다. 간이식이란 간 질환에 대한 치료법으로 정상인의 간을 수술적으로 적출하여 간 환자에게 옮겨 붙여 간이 제대로 기능하게끔 하는 수술법이다.

간이식은 1963년 미국의 의사 스타즐(Thomas Starzl)에 의해 처음 시작되었고, 국내에서는 1988년 서울대학교의 김수태 교수팀에 의해 처음 시작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주로 뇌사자의 간이식이었는데, 최근에는 생체 간이식이 더 많다고 한다.

생체 간이식은 첫째는 친족 간 기증인데, 친족 간 기증은 해당 이식의료기관을 통하여 주민등록등초본 및 호적등초본 등 친족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질병관리본부 국립장기이식관리기관(KONOS)에 제출하여 대가 없이 장기를 기증하는 경우만 선정승인이 가능하다.

생체 간 이식에 있어서 친족의 범위는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배우자 등인데, 지인 등 타인 간에도 매매가 아니라는 것이 증명될 때에는 이식이 가능하다.

현재(2018년) 우리나라의 간장애인은 12,524명이다. 물론 등록을 안 한 사람도 있겠지만, 장애등급이 폐지 된 후 간장애인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가.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

1) 간경변증, 간세포암종 등 만성 간질환을 가진 것으로 진단받은 사람 중 잔여 간기능이 만성 간질환 평가척도(Child-Pugh score) 평가상 C등급인 사람

2) 간경변증, 간세포암종 등 만성 간질환을 가진 것으로 진단받은 사람 중 잔여 간기능이 만성 간질환 평가척도(Child-Pugh score) 평가상 B등급이면서 난치성 복수(腹水)가 있거나 간성뇌증 등의 합병증이 있는 사람

나) 장애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장애인

간을 이식받은 사람

이식 전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이식센터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각종 혈액검사, 컴퓨터 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초음파 등의 영상학적인 검사, 심초음파, 폐 기능 검사 등 심폐기계 평가를 위한 검사 및 다른 암종에 대한 선별 검사 등이 포함된다. 특히 생체 간이식을 할 때는 우엽 또는 좌엽 아니면 두 사람의 간을 이식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인터넷에는 간이식 수혜자에 대해서만 여러 가지가 나와 있다. 이식 후 이식한 간은 수혜자 자신의 장기가 아니므로 면역세포의 공격으로 거부 반응이 생기게 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간 이식 후 평생토록 면역 억제제를 복용하게 된다. 그리고 통증 등 여러 가지 후유증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이에 대한 문제도 만만치 않다.

생체 간이식을 할 때는 해부학적인 부분, 간의 질, 간의 용적(크기) 등 이 세 가지를 가지고 수혜자와 공여자의 안전성을 따지게 된다고 한다. 여러 가지 검사에서 수혜자와 공여자의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공여자에게 합병증이 생겨도 안 되고, 장기적으로도 문제가 생기면 안 되기 때문에 생체 간이식은 뇌사자 간이식보다는 굉장히 신경이 많이 쓰이고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장기 기증 왜 해야 하는가. ⓒ질병관리본부

간이식은 간 환자를 살리기 위한 수술법이지만, 간 환자를 살리기 위해 살아있는 사람을 죽일 수는 없다. 따라서 간 공여자의 건강 상태도 중요하다. 그러나 공여자는 충분한 검사 후에 간을 기증하고, 간은 재생이 되기 때문에 3개월쯤 지나면 원상태로 회복되고 남는 건 흉터뿐이라고 했지만, 최근에는 복강경으로 하기 때문에 수술 흔적도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런데 '우아한 모녀'에서는 아무리 드라마지만, 수혜자인 한유진을 살리기 위해서 간 공여자인 캐리 정을 죽일 수 있다는 말인가. 지금도 많은 사람이 뇌사자 내지 생체 기증자를 기다리고 있는데, 드라마에서 허술하게 대본을 작성하여 방영한 결과로 인해 공여자를 죽음으로 내몬다면 누가 생체 기증을 하려고 하겠는가.

특히 생체 간이식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최고라고 한다. 그래서 외국에서 간이식 수혜자와 공여자가 같이 와서 간이식을 받는다고 한다. 외국인에게 뇌사자 간이식은 안 되므로.

지금도 많은 사람이 간이식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간을 누군가에게 떼어 주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을 텐데 ‘우아한 모녀’가 그 사람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것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아한 모녀’에는 남의 것을 훔치고, 교통사고를 내고, 사람을 죽이고, 아이를 바꿔치기하고, 아이를 유괴하는 등 온갖 범죄들이 난무했다. 그런데도 제대로 된 반성이나 용서는 물론이고 그에 대해 이렇다 할 처벌도 없이 지리멸렬하게 면죄부를 주고 끝낸다는 것은 우리사회의 난맥상을 보여 주는 것 같아 왠지 씁쓸하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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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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