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무용가 김용우 씨의 공연 모습.ⓒ에이블뉴스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장애예술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월초부터 계획됐던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음은 물론, 1년 중 단 한 번뿐인 성수기 4월 장애인의 달의 일정마저도 ‘빨간불’인 것.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발간한 ‘2018 장애인 문화예술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예술인 인구는 5972명으로 추정되며, 예술 활동 기간은 평균 7.6년이다. 장애예술인은 1주일 평균 24시간을 예술 활동에 투입하고 있으며,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 66.3%가 창작기금/수혜자 확대를 꼽은 바 있다.

“예술인들에게 매일 같이 전화가 옵니다. 3, 4월 모든 행사가 올스톱이라고. ‘장애인의 달’인 4월 한차례 장사도 못 할 지경입니다.”

한국장애예술인협회 방귀희 대표는 코로나19 여파로 장애예술인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방 대표는 “4월이 한 번뿐인 성수기인데 3, 4월까지 행사를 못 할 지경이다. 4월 행사를 하려면 지금부터 장소를 정하고 준비를 해야 하는데, 장애인들이 공연을 많이 하는 대학로 이음센터의 경우 4월까지 대관이 안 된다. 공연 의뢰 연락도 씨가 말랐다. ‘장애인의 날’ 행사도 연락이 안 온다”고 토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코로나19 피해 공연업계 긴급지원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공연 기회를 잃어버린 예술인들의 생계 어려움을 위해 긴급생활자금 융자, 창작준비금 300만원 등을 지원키로 했지만 장애예술인은 해당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예술활동증명 완료를 받은 자가 대상이지만, 증명을 받은 장애예술인들은 소수라는 점.

방 대표는 “예술인증명을 받은 순수 장애예술인들은 300명도 채 안 될 것”이라면서 “예술증명을 하루아침에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냐. 더 열악한 장애예술인들을 위한 긴급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왼)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 배은주 대표와 비츠로팀의 공연 모습(오)2016년 12월 문화가 있는 날 이음센터에서 열린 송년음악회 모습ⓒ에이블뉴스DB

“예술인들을 직접 고용하고 있으니 월급을 줘야 하잖아요. 그런데 공연이 없어요. 메르스 때 떠안은 빚을 작년에야 갚았는데, 코로나19는 더 심각해요. 정말 막막합니다.”

2008년 3월 창단한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을 이끄는 배은주 대표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은 총 5명의 장애인 단원을 채용해 최저임금 이상의 월급을 지급하고 있지만, 연이은 공연 취소로 인해 ‘빚’만 떠안게 된 실정이라는 것.

배 대표는 “3월부터 공연 피크여서 2월 말부터 슬슬 준비하는데, 3, 4월 공연이 다 취소됐다. 보통 3개월 단위 일정이 미리미리 잡히는데 4월만 해도 큰 공연 3건이 취소됐다”면서 “4월의 경우 가장 바쁜 달로, 이달의 수익으로 3~4개월 운영을 꾸릴 수 있는데 다 취소돼서 너무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어 “2015년 메르스 때도 ‘안내견 탄실이’ 공연이 다 취소돼서 손실을 크게 입었다. 공연이 취소돼도 단원들 월급을 줘야 하지 않겠냐. 작년에 돼서야 대출을 겨우 갚았는데, 코로나19 상황은 더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장애예술인 개인 같은 경우, 공연 취소로 인해 수익이 나지 않은 것이지만, 우리 같은 예술단은 공연이 있든 없든 단원 월급이 나가니까 빚만 떠안는 실정”이라면서 “소상공인, 관광업계 대책은 나오는데, 예술단체는 어디에도 낄 수 없다”고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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