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된소리글로벌예술협회가 주최하는 국내 유일의 장애인스타발굴 육성 프로그램 ‘제 4회 이음가요제’가 지난 6월 26일 열렸다. 지난 2016년부터 6월 상반기 결산 문화가 있는 날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음가요제’ 입상자에게는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의 정단원의 자격이 부여되며 대상을 수상자에게는 디지털 싱글 앨범의 기회가 부상으로 주어지게 된다.

이번 4회 대회 수상자는 총 6명. 이중 척수장애인 30,40,50세대로 나눠 대상 김형회 씨, 동상 박도윤 씨, 금상 김남제 씨를 차례로 만났다.

제4회 이음가요제 대상 수상자인 김형회씨.ⓒ에이블뉴스

■30대 김형회, “내 인생 180도 바꾼 동영상”

척수장애인 김형회 씨(35세)는 지난 2016년 다이빙사고로 척수장애인이 된 후, 하루하루를 아무 의욕없이 병원에 갇혀 2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다. 앞으로의 일보다는 과거의 일을 후회하며 더 이상 사는 게 아무 의미가 없었다고.

그러던 어느날, 대학시절 밴드활동을 했던 것을 알고 있던 물리치료사가 더크로스 활동을 했던 김혁건 씨의 노래 동영상을 보여줬다. 같은 척수장애인인 그가 열창하는 모습에,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으로 인생이 바뀌게 된 것.

“배에 힘이 들어가지 않으니까, 근육이 물풍선처럼 퍼져요. 복압을 올려주려고 계속 누르기도 하고, 복대도 차보고. 결국 살짝 꾸부려 노래를 부르는 제 방식을 터득했어요.”

이음가요제 출전을 위해 6개월 동안 ‘그래서 그대는’이라는 노래를 연습했고, 그 결과 대상을 거머쥐게 됐다. 대상을 수상한 그는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 정단원은 물론, 디지털 싱글 음반 발매의 특혜를 받게된다.

또 장애인식개선교육강사로 활동을 앞둔 형회 씨는 공연을 접목시킨 인식개선교육에 앞장설 예정이다. 최근에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취업독려 캠페인 영상도 촬영하기도 했다.

“제가 대중매체에 나와 이야기를 하는 모습만 봐도 사람들에게 인식개선을 시킬 수 있을 것 같아요. 큰 도전보다는 장애예술을 더 많이 알리는데 일조하겠습니다.”

제4회 이음가요제 동상을 수상한 박도윤 씨.ⓒ에이블뉴스

■40대 박도윤 “노래는 바램이고, 희망”

척수장애인 박도윤 씨(41세)는 지난해 우연히 이음가요제를 접하고 출전, 장려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공연활동을 두 번 밖에 할 수 없었던 아쉬움에, 올해 재도전한 결과 ‘동상’을 수상하며,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 정식단원이 됐다.

“작년에는 공연을 많이 못해서 아쉬움이 컸어요. 올해는 공연을 많이 하고 싶어요.”

10년전 척수장애인이 된 그는 재활병원 3년 후, 집에서 무료한 시간을 사회복지사 자격증 따는데 할애했다. “그 전에는 무역 일을 했어요. 장애인에 대해서 전혀 몰랐고 관심도 없었죠. 일단 뭐라도 해야했으니까, 대부분 주변인들 따라서 사회복지 공부를 했어요.”

사회복지사가 된 그는 현재 맑은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자립생활팀에서 근무하며,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소속 장애인인식개선교육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 단원까지 벅차지 않냐고 물으니 “그렇지 않다”고 했다.

“비장애인 시절에 노래를 굉장히 좋아했어요. 비장애인 시절 경험을 했던 중도장애인에게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다양한 대답이 나올텐데, 저는 ‘다시 노래하고 싶다’고 얘기할 것이예요. 그만큼 제 삶에 있어 노래는 ‘바램’이고 ‘희망’입니다.”

그는 척박한 장애예술계에도 다양한 지원책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반적으로 봤을 때 복지 쪽은 제일 표를 얻기 쉬우니까, 다양한 공약이 나오지만, 예술은 그렇지 않아요. 서포트가 부족하니까. 앞으로 좀 많이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제4회 이음가요제 금상을 수상한 김남제 씨.ⓒ에이블뉴스

■50대 김남제, “스키 영웅에서, 장애예술계 새내기로”

척수장애인 김남제 씨(56세)는 장애인 스키계의 전설이다. 특전사를 마치고, 1989년 패러글라이딩 중 사고로 장애를 갖게된 그는 장애인스키를 접하며 1998년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좌식 스키로 나가노 동계패럴림픽에 도전했다.

이후에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패럴림픽, 2006년 토리노 패럴림픽에서 감독생활을 했으며, 지난해 2018 평창 패럴림픽대회을 끝으로 은퇴했다.

뛰어난 운동신경 이외에도 다방면에 재능이 있는 김 씨는 스키계를 떠난 이후 댄스스포츠에 도전하기도 했다. 2005년 처음 접한 이후, 2010년 첫 대회에 출전했으며, 2012년에는 세계대회에서 아시아 1등을, 2013년에는 세계선수권에서 아시아 최초로 세계 3등을 거머쥐었다고.

그런 그가 왜 ‘이음가요제’에 출전했는지 궁금했다.

“누구나 꿈이 있겠지만, 제가 중학교 때 기타치고 배우면서 살짝 가수의 꿈을 키웠습니다. 운동을 그 전부터 했기 때문에 운동의 길을 가게 됐지만, 중간중간에 가수의 꿈이 조금 있었어요. 앞으로 본격적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일입니다.”

여러 가요제에서 수상의 경력이 있는 그는 ‘이음가요제’의 경우, ‘스타발굴’이라는 타이틀에 끌렸단다. 지난해 제3회 대회에 도전했지만, 인기상에 그쳐, 본상 수상을 위해 다시 재도전했다.올해 대회에서는 금상을 수상하며,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 정식단원이 됐다.

“체육, 댄스, 노래 중 어느 것이 가장 좋을지 솔직히 못 꼽겠어요. 노래의 매력은 짧은 3~4분안에 노래가 갖고 있는 색깔을 감정적으로 풀어내는 것. 그게 매력이지 않을까 싶어요.”

체육계를 떠난 그는 장애예술계의 샛별로, 앞으로 ‘승부근성’을 발휘해 세계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제가 운동선수 출신이어서 승부근성이 있어요. 이제 정식 단원이 됐으니까, 아마추어로 재미로 하는 것보다는 범접할 수 없는 퍼포먼스와 노래를 선보이고 싶네요.‘장애인이니까 봐주세요’가 아니라, ‘오 진짜 노래 잘한다’ 이렇게요.”

또한 그는 장애인 체육에 비해 열악한 장애인 예술계의 현실을 짚으며,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가 느꼈을 때, 체육은 순위가 있고, 기록이 나오니까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도와줍니다. 그런데 공연예술은 부분은 그런게 없습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공연을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떻게 했는지 심사숙고한 절차적인 부분을 반영해서 정부가 지원했으면 좋겠어요. 공중파 등에서 언제든지 장애예술인들을 만나볼 수 있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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