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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봄의 향기 - ①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3-16 14:33:02
현대 사회는 기술과 교통의 발달로 세계는 점점 가까워져 지구촌 시대라고 한다. 그래서 몇 년 전만 해도 까마득하게 먼 나라였던 곳도 이웃마을처럼 가까이 드나들고 있다. 그만큼 외국과의 왕래가 잦아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장애인들의 여행도 잦아졌을까!

언론에 보면 장애인들의 여행도 많아진 것 같다. 그러나 여행에는 본인의 의지, 체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비용이 든다. 필자가 운영하는 단체에서도 일 년에 몇 번씩 문화향기라는 나들이 행사를 했으나 몇 년 전부터 그것도 중단되었다. 그동안 부산시로부터 약간의 지원을 받아서 문화향기를 기획했으나 몇 해 전부터 시비지원이 중단되어 안타깝게도 문화향기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김해공항에서.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김해공항에서. ⓒ이복남
그런데 작년연말 부산장우신용협동조합(이사장 윤병용)에서 장애인들에게 문화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너도나도 해외로 나가는데 한 번도 해외여행의 기회가 없었던 몇몇 사람들이 기회가 되면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렇다면 장우신협에서 약간의 지원을 받고 얼마간의 본인부담으로 해외여행을 해 볼까 싶었는데 돈에 맞추다보니 장소와 인원이 마땅치가 않았다. 그리고 겨울에 가면 너무 춥고 4월이 되면 성수기라 너무 비쌌다.

우여곡절 끝에 3월에 10명이 2박3일 일정으로 후쿠오카 여행을 기획해서 장우신협에 제출했는데 인원이 너무 적다고 여행경비를 다 줄 수는 없고 약간만 지원하겠다고 했다. 철석같이 믿고 다이렉트클럽을 통해서 하나투어에 계약도 했는데 이제 와서 안 된다고 하다니……. 참으로 난감했다. 함께 가기로 한 사람들도 어쩌면 일본여행이 무산될까봐 허탈해 했다.

텐만구의 매화.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텐만구의 매화. ⓒ이복남
고심 끝에 한국장애인기업협회 부산광역시지부 조창용 지부장에게 외국을 한 번도 못 가본 장애인들의 비애와 희망을 얘기했더니 지원해 주겠다고 했다. 이제 경비는 해결되었다.

이왕 가는 일본여행이라면 우리보다는 선진국인 일본의 장애인시설을 좀 볼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자유여행은 비용이 너무 비싸서 패키지여행(Package tour : 여행사가 항공, 숙박, 여행지 등 모든 일정과 장소를 정해놓고 여행객은 정해진 일정대로 움직이는 여행상품)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기다렸다. 3월 12일 김해공항 약속시간에 하나투어에서 김경희 가이드가 기다리고 있었다. 김경희 가이드가 인솔하는 사람은 우리 팀이 10명이고 그 외에 12명이 더 있어서 총 22명이었다. 일본여행을 처음 하는 사람들은 모든 것이 서툴 수도 있겠지만 하나투어의 패키지로 하니까 입국신고서 작성을 비롯하여 출국장 등 가이드가 안내를 해주니 어려움이 없었다. 휴대폰은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므로 통신사별로 로밍만 하면 되었다. 그리고 후쿠오카 날씨는 우리나라 제주도와 비슷해서 옷은 그에 따라 준비하면 된다.

모모치해변에서.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모모치해변에서. ⓒ이복남
한 가지 실수는 처음부터 여행사에 휠체어 신청을 못했다는 것이다. 우리 팀의 2명은 장거리를 걷기는 어려워서 휠체어를 사용해야 하는데 미리 준비를 안했기에 공항에서는 휠체어를 사용할 수가 있었으나, 일본에서는 관광지마다 휠체어가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었다. 외국여행을 가는 장애인은 휠체어 사용자가 아니더라도 필히 여행사에 휠체어 몇 대를 신청해 놓아야 될 것 같다. 휠체어를 사용해야 비행기에서도 앞자리 우대석을 이용할 수가 있고, 입국심사도 우선 심사를 할 수가 있으므로 필히 명심하시기를.

그 밖에 꼭 알아둬야 할 것이 일본은 전기를 110v를 사용하므로 돼지코라는 전원 플러그를 준비해야 되고, 물이나 술 등 액체류는 수화물로 보내는 캐리어에 넣고, 휴대폰 배터리 등은 몸에 지녀야 한다. 일본에서 돌아 올 때도 마찬가지다. 일본에서 돌아 올 때 보니까 어떤 사람들은 입국장에서 물건을 버려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모모치해변.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모모치해변. ⓒ이복남
2010년 7월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일본에 왔다가 돌아가면서 오사카 인근 간사이국제공항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보안검색 도중 소지품 가방에서 닌자의 ‘슈리켄’이 탐지됐다는 것이다. 입국심사에서 슈리겐 같은 도금류는 통과할 수 없는 물건이라 안 된다고 했다. 스티브 잡스는 내 자가용 비행기를 누가 하이재킹을 할리도 없는데 왜 안 되느냐고 따졌으나 끝내 일본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한다.

날씨는 맑고 쾌청했다. 목발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우산을 사용하기도 어렵고 빗물이 미끄럽기도 해서 비가 오면 장애인들은 다니기가 어렵기에 따뜻한 봄 날씨에 감사했다. 부산에서 비행기를 타고 한 시간 만에 도착한 곳이 후쿠오카였다. 입국수속을 마치고 후쿠오카 공항에 기다리고 있던 관광버스에 탑승하자 김경희 가이드가 인사를 하고 일본 그리고 후쿠오카에 대해서 간략한 설명을 했다.

캐널시티 분수 쇼.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캐널시티 분수 쇼. ⓒ이복남
일본은 4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 총 길이가 약 4천km이고 인구는 1억 정도인데 화산과 지진이 많아서 안전이 우선이라고 했다. 어릴 때부터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고 배우기 때문에 길거리에는 휴지나 담배공초 하나 없고, 누구나 교통신호를 준수하기 때문에 피 터지는 교통사고도가 별로 없고 내비게이션도 별로 필요가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규정 속도를 알려주므로 내비게이션이 필요한 것 같다고 해서 모두가 한바탕 웃었다.

그리고 후쿠오카는 공항이나 부두가 도심에 있어서 이동하기가 편리하다고 했다. 또 하나 중국이나 동남아 등 다른 나라로 여행을 하면 여권 등 지갑을 잘 간수하라고 신신당부를 하지만 일본에서는 그런 말을 안 해도 된단다. 일본에는 그런 것을 훔쳐가는 좀도둑은 없다는 것이다.

나카스 강변의 포장마차.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나카스 강변의 포장마차. ⓒ이복남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후쿠오카 타워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후쿠오카 타워가 아니라 맞은편에 있는 모모치해변으로 갔다. 모모치해변은 유럽풍의 인공모래사장이라는데, 평일 오후라서 그런지 해변은 한산했다. 모래사장 위로 제법 넓은 나무통로가 있어서 목발이나 휠체어 사용 장애인도 이동에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다음에 간 곳은 후쿠오카에서 인기라는 캐널시티라는 복합쇼핑몰인데 모두가 배가 고파서인지 우리 팀에서는 심드렁했다. 저녁은 일본에서는 비싸다는 고기뷔페였다. 먹는 것은 얼마든지 먹을 수 있지만 우리처럼 불판을 갈아주는 문화가 아니므로 태우지 않도록 조심해서 구우라고 했다. 고기가 있는데 술이 어찌 없을쏘냐. 일본사람들은 잔술을 마신다는데 우리 팀은 25도 자리 소주를 큰 병으로 사서 다 마시고도 모자랐다.

긴린코에서.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긴린코에서. ⓒ이복남
후쿠오카 최대 번화가 나카스(中州)에 있는 아이피시 호텔(IP Hotel)에 여장을 풀고, 10명 모두가 호텔주변을 어슬렁거렸다. 참새가 방앗간을 어찌 그냥 지나칠 수가 있냐며 참새 방앗간을 찾다보니 술집주인이 ‘참’을 알아듣고 진열된 참이슬을 가리키는 바람에 모두가 배꼽을 잡고 웃었다. 봉사자로 함께한 신세균 씨가 약간의 일어를 할 수 있어서 가이드가 없어도 통역에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술값은 세 사람이 5천 엔씩을 내고 나머지는 필자가 부담을 했다. 한잔씩 하고는 헤어졌는데 이번에는 10명이 아니라 삼삼오오 후쿠오카 밤거리 구경에 나서는 것 같았다. 호텔은 2인1실로 더블베드였는데 부부가 있어서 어려움은 없었다. 후쿠오카의 첫날밤은 그렇게 깊어 가고 있었다. <2편에 계속>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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