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아침드라마 ‘아임쏘리 강남구’는 정모아(김민서 분)와 강남구(박선호 분)의 이야기다. 정모아는 보육원에서 살다가 박도훈(이인 분)과 결혼을 하고 고모집에서 살게 된다. 고모 정숙자(이응경 분)는 남편 공만수(이승형 분)와 함께 중국집 태화루를 운영하는데 집에는 딸 공신애(손화령 분) 그리고 시동생 공천수(조연우 분)와 시어머니 이꽃님(이주실 분)이 함께 살고 있다.

강남구는 어머니 김수복(황미선 분)과 누나 강남희(허영란 분)와 함께 카센터를 운영한다. 정모아의 남편 박도훈이 재벌가에서 잃어버린 아들로 드러나자 정모아도 남편과 함께 재벌 집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정모아가 못 마땅한 시어머니와 남편 때문에 폭력배를 피해 달아나다가 가로수에 부딪혀 기억을 잃고 강남구의 집에서 강남실로 살게 된다.

고모가 운영하는 중국집 태화루. ⓒSBS

그러는 사이, 정모아의 고모 정숙자의 시동생 공천수가 강남구가 운영하는 카센터에 세차를 하러 왔다가 강남희를 처음 보게 된다. 공천수는 나이 40이 다 된 사회복지 공무원인데 그동안 마음에 드는 여자가 별로 없었다. 그런데 이런저런 일로 공천수와 강남희는 자주 부딪치게 되고 나중에는 공천수가 강남희를 정숙자가 운영하는 중국집 태화루에 취직시킨다.

여자 보는 눈이 하늘을 찌르는 노총각 공천수가 어쩌다가 강남희에게 빠져들게 되고 강남희와 서로 좋아하는 사이가 된다. 그런데 공천수는 어머니가 무서워서 차마 말을 못하고, 강남희 집에서는 어머니 김수복과 동생 강남구도 공천수를 좋아한다.

공천수는 어머니 이꽃님의 환심을 사기 위해 강남희를 태화루에 나오지 말고 집에서 어머니와 지내게 한다. 어머니 이꽃님은 강남희를 하녀처럼 부리다가 아들 공천수가 강남희와 결혼하려 한다는 것을 알고는 손녀 딸 공신애(손화령 분)를 앞세우고 카센터를 찾아 간다.

김수복을 찾아 간 이꽃님과 손녀 공신애. ⓒSBS

“내 긴말 안합니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 우리 아들은 공무원이고……. 말 안 해도 알겠지요?”

이꽃님은 막무가내로 황미선을 몰아세운다.

“그래도 당사자들이 좋아하니 시간을 좀 두고 보면 어떨까요?”

강남희의 엄마 김수복은 애원한다.

“그 짝도 아들이 있지요? 남구가 지적장애인하고 결혼한다 하면 좋다고 할 겁니까? 사람이 염치가 있어야지, 무슨 수로 우리 천수를 꼬드겼는지 모르겠지만 어른이 돼 갖고 말려야지요. 얼씨구나 하면 도둑놈이나 진배없지요. 자꾸 이러면 확 죽어 버릴 겁니다.”

이꽃님은 막말을 내뱉고 돌아가고 김수복은 망연자실 한다.

그 때 아들 강남구가 들어오자 김수복은 공천수 어머니가 와서 도둑놈 취급하더라고 강남구에게 하소연 한다. 마침 방으로 들어오던 강남희가 문 밖에서 그 이야기를 듣는다.

강남구에게 하소연하는 엄마 김수복. ⓒSBS

다음 날도 강남희는 태화루에 간 모양이다. 김수복은 강남희를 찾으러 태화루에 갔으나 강남희는 없었다.

“우리 남희는 어디 있어요?”

공천수는 어머니하고 잘 지내고 있을 거라며 김수복을 집으로 데려간다. 강남희는 걸레질을 하는데 이꽃님은 휴지를 방안 여기저기 뿌리고 있다가 밖에서 인기척이 나자 나와 보는데 강남희가 걸레를 들고 나온다.

“자네는 남희와 사귄다면서 이게 무언가?”

“그러니까 데려가라 했는데 와 안 데려갑니까?”

“너무 심한 거 아닙니까. 자기 자식이 중하면 남의 자식도 중한 겁니다.”

김수복은 강남희에게 가자며 데려 나온다.

정숙자는 보다 못해 “어머니, 남희 씨를 죽자 살자 쫓아다닌 것은 삼촌이에요!”

강남희를 하녀처럼 부리는 이꽃님. ⓒSBS

김수복은 강남희를 카센터로 데려 오는데 공천수도 따라 온다. 김수복은 공천수에게 강남희와 헤어지라고 한다.

“남희 씨가 성에 안 차서 어머니가 구박 한 것은 맞지만 그 대신 제가 백배 천배 잘 하겠습니다” 공천수는 김수복에게 애원한다.

“아임쏘리 강남구‘는 이제 종영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나기 전에 공천수는 강남희와 결혼을 할 것이다.

필자가 이런 내용의 드라마를 보면서 드라마에 나오는 강남희는 돈 계산 만 약간 잘못할 뿐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운 여자인데 그럼에도 결사반대하는 공천수의 어머니 이꽃님의 모습은 바로 우리 생활의 모습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물론 강남희는 어릴 때 강남구가 교통사고를 당할 때 그를 구하려다가 대신 다쳐서 지적장애인이 되고 말았지만. 이처럼 어릴 때 장애인이 되기도 하지만 언제 어디서 누가 장애인이 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사실이다.

장애인들도 상처를 받는다. 자격지심일 수도 있고 그 사람의 성격일 수도 있겠지만 무심히 던진 돌멩이에 개구리는 맞아 죽을 수도 있다. 드라마에서는 강남희가 성격이 좋아서 그렇지 보통의 여자라면 시어머니 이꽃님에게 학을 떼고 달아났을 것이다.

시청자 게시판에도 씨는 ‘가진 건 쥐뿔도 없으면서 허영심과 속물근성만 한가득한 노인네라며 남희는 그 집으로 시집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공천수와 강남희. ⓒSBS

필자는 오래 전부터 장애인 결혼 상담을 했었다. 물론 지금은 여력이 안 되어 못하고 있지만. 그 때도 대부분의 부모들은 내 딸이나 내 아들보다는 좀 더 나은 사위나 며느리를 바라고 있었다.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남의 이야기에는 안타까워하면서도 막상 자신의 문제일 때는 절대로 안 된다며 결사반대하는 이중적인 잣대를 나타내는 부모들을 필자는 무수히 겪었던 것이다. 특히 장애인의 결혼은 서로가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부모들의 욕심은 그게 아닌 모양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결혼은 인생의 필수사항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결혼은 해도 되고 안 할 수도 있는 선택사항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나이 든 어르신들은 자녀들의 결혼에 노심초사 하면서 며느리나 사위가 좀 더 나은 사람이기를 바라고 있다.

물론 죽네 사네 하면서 결혼한다 해도 얼마 못가서 헤어지는 부부도 있다. 그러나 2~30년을 다른 환경에서 따로 살아 온 사람들이 부부로 맺어질 때 제발 ‘아임쏘리 강남구’에서 공천수의 어머니 이꽃님 같은 부모는 아니기를 빈다.

내 아들 또는 내 딸의 반쪽이 된다는 것은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운 인연인가 말이다. 부디 그런 인연을 소중하고 감사하게 생각할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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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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