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 드라마로 KBS2에서 방영 중인 ‘오 마이 금비’의 기획의도는 ‘이 드라마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던 인물들이 얽혀서 핏줄보다 진한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다. 가족이 되어가면서 겪게 되는 온갖 희로애락의 감정을 통해 시린 겨울의 추운 마음을 따듯하게 어루만지는 드라마.’ 라고 한다.

정**님의 시청소감. ⓒKBS

역시 ‘오 마이 금비’는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드라마가 되고 있나보다. 시청자 게시판은 온통 눈물바다가 되었다. 정**님의 시청소감에서 “금비는 사랑입니다.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 보듬어주고. 치유해 주고. 어루만져 주네요. 치수의 꽁꽁 얼어붙은 마음마저 녹이는 금비라니……. 우리 아빠, 한 번만 용서해 주면 안 되느냐고 금비가 부탁합니다. ~ 금비는 모두의 딸입니다.”라며 슬픔을 담담하게 적고 있었다.

그런데 ‘오 마이 금비’에서 금비는 아동치매 같은 니만피크병을 앓고 있다. ‘오 마이 금비’를 보면서 금비에게 감동되어 눈물을 흘리고 힐링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제3자의 입장이다. 본인이나 부모형제 등 가족이나 친지가 실제로 니만피크병이라면 어떤 심정일까.

‘오 마이 금비’에서 주인공 유금비(허정은 분)은 태어나자마자 엄마에게 버림받고 이모 손에서 길러졌다. 카드점을 치던 금비가 10살이 된 어느 날 이모는 친부를 찾아가라는 편지 한 장을 남기고 사라졌다. 금비는 주소를 들고 친부를 찾아 갔으나 친부라는 모휘철(오지호 분)은 사기죄로 수감 중인 죄수였다.

니만피크병이 처음 발병한 금비. ⓒKBS

금비가 찾아 간 주소에 살고 있던 모휘철의 친구들은 금비를 법정에 세웠다. 금비는 애원했다. “아빠와 같이 살게 해 주세요.” 휘철은 석방을 위해 생전 듣도 보도 못한 딸을 돌보겠다고 약속하고 석방되었다.

휘철과 친구들은 미술품 사기꾼이었다. 고강희(박진희 분) 집에 미술품이 있다는 것을 알고 사기행각을 벌이는데 금비가 알고 들이닥쳐 사기도 못 하게 된다. 고강희는 고대광실에 달랑 혼자 사는 우울한 여자다. 오래 전 여동생의 죽음 이후 싸늘했던 부모님도 돌아가시고 집은 그야말로 더 이상 웃음소리가 없는 적막강산이었다.

금비와 그의 아빠 휘철이 고강희와 함께 살게 되면서 그 집에도 웃음소리가 나게 된다. 금비가 아빠 휘철이 만들어 준 연을 날리던 중 손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휘철이 병원을 찾으니 니만피크병이라고 했다. 휘철은 금비의 약값을 벌기 위해 노가다판에서 일을 하기 시작한다. 금비의 약값이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휘철은 금비에게 울트라비타민이라면서 약을 빠뜨리지 말고 먹으라고 한다.

의사를 찾아 간 금비. ⓒKBS

의사가 휘철에게 금비의 조직검사를 권유하자 이를 알게 된 금비가 학교를 땡땡이 치고 의사를 찾아 간다. 의사는 부모님과 같이 오라고 한다.

금비 : 내가 니만피크병인 거 다 알아요.

의사 : 너 그게 무슨 병인 지 알아?

금비 : 치매 같은 거잖아요. 점점 기억 잃어가다가 나중엔 몸도 움직이기 힘들어지고, 보통은 스무 살 되기 전에 죽게 되는 병.

금비는 의사 앞에서 당당하게 말한다.

금비가 아프기도 했지만 금비의 친엄마 유주영(오윤아 분)이 나타나면서 금비와 휘철과 함께 사는 고강희의 행복도 오래 가지 못하게 된다. 유주영의 엄마가 죽으면서 금비 앞으로 15억의 유산을 남겼고 유주영은 유산을 찾으러 금비를 데려간다. 유주영의 주변에는 또 다른 남자 차치수(이지훈 분)가 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유산은 변호사가 가로채 갔고 모휘철과 차치수는 고교 친구인데 오해로 인해 원수가 되어 있었다.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금비가 고강희는 물론이고 유주영 그리고 모휘철과 차치수까지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그게 소원이라며. 그런데 모휘철이나 차치수 둘 다 금비의 친부는 아니었다.

의료비지원대상질환. ⓒ희귀질환 헬프라인

니만-피크병(Niemann-Pick Disease)은 세망내피세포에 지질이 축적되는 질환으로 상염색체 열성으로 유전되는 질환이다. 1914년 독일의 소아과 의사 니만(Niemann)에 의해 처음 소개 되었으며, 1927년 독일의 병리학자 피크(Pick)가 같은 증상으로 사망한 환자들의 조직을 연구하여 니만–피크병으로 기술되었다.

니만피크병은 유전적 요인에 따라 A형과 B형, 그리고 C형과 D형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은 A형의 유아형으로 생후 수주일 무렵에 간장·지라·림프절이 붓기 시작하여 흉부 X선 촬영하면 폐에 좁쌀 모양의 음영이 찍히기도 한다.

그리고 뼈의 질이 물러지는 골다공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일찍부터 지능장애가 시작되고 점차 퇴행해 간다. 또 근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호흡장애나 영양장애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증상은 일반적으로 진행형이며 효과적인 치료법은 아직 없다. -네이버 백과에서 발췌.

‘오 마이 금비’의 전호성 작가는 이처럼 희귀질환인 ‘니만피크병’을 어떻게 알았을까. 참 대단한 것 같다. 드라마에서 휘철이 금비의 약값을 벌기 위해 노가다판에서 일을 하다가 다치기도 하는데 니만피크병은 희귀질환코드 E752로 의료비가 지원되는 병이다.

필자가 희귀난치성질환 헬프라인에 ‘니만피크병’이 의료비가 지원된다는 것은 확인하면서 우리나라에는 ‘니만피크병’ 환자가 몇 명이나 될까 싶어 물어보니 의료비 지원 관련은 건강보험공단으로 문의하란다.

건강보험공단에서도 몇 단계를 거쳐서 겨우 정보공개 신청을 할 수 있었다. 그 후 담당자의 안내를 받고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서 찾아보았으나 질병코드 ‘E752’에는 ‘기타 스핑고리피드증’만 나오고 ‘니만피크병’은 끝내 찾을 수가 없었다.

니만피크병의 실제 사례. ⓒMBN

그래서 여기저기 인터넷을 뒤지다보니 MBN에서 방송을 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상에나! MBN에서 소나무를 뒤졌다. ‘오 마이 금비’는 지난 11월 16일 첫방송을 시작해서 다음 주면 16부로 끝이 난다. 그런데 10월 8일 MBN의 ‘소중한 나눔 무한 행복’ - 소나무 254회에서 ‘아빠가 끝까지 지켜줄게’라는 이름으로 ‘니만피크병’에 대해서 방송을 했던 것이다.

‘니만피크병’는 현재 우리나라에는 두 사례 밖에 없는데 그것도 남매란다. 아들은 28살인데 스무 두세 살 때 처음 발병했고, 딸은 그 보다는 좀 더 일찍 치료를 시작해서 그래도 조금은 나은 편이란다.

아이들을 돌보는 아버지도 이렇게 되리라고는 “처음에는 믿어지지도 않았어요.”라며 울먹였다. 그래도 아버지는 “최선을 다해서 제가 죽는 한이 있어도 끝까지 책임지고 끝까지 돌볼 겁니다.”며 아이들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했다.

‘오 마이 금비’는 드라마다. 현재 ‘니만피크병’은 치료약도 없다 한다. 그래도 기적처럼 금비가 나아져서 좀 더 오래 성인이 될 때까지 살면 좋겠다. 그리고 니만피크병은 의료비가 지원되고 있으므로 희귀난치성질환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고통 받는 가족이 없었으면 정말 좋겠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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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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