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 원정대는 기아자동차(주)(대표 박한우)와 사단법인 그린라이트(회장 김선규)가 함께하는 대학생 모빌리티 프로젝트이다. 장애학생 2명과 비장애학생 3명으로 구성된 총 10팀(50명)이 전국의 문화재와 문화관광지의 장애인 접근성(Barrier Free)을 조사한다.

2016 하모니원정대는 지난 7월 11일 발대캠프를 시작으로 7월 13일부터 19일까지 전국 문화재와 국(도)립공원, 둘레길, 해수욕장, 숙소와 식당의 장애인 관광편의시설 점검을 하는 의미있는 활동을 진행하였다.

9박 10일간 도전과 열정을 품고 특별한 여행을 떠난 청춘들, 그들의 성장스토리를 담았다. 일곱 번째는 모자이크팀의 한성우학생의 기고다.

어느덧 하모니 원정대 해단식을 마치고 돌아온 지 한 달이 되어간다. 시간이 빠르게 간다는 말이 하모니 원정대를 다녀온 후로 더욱 와 닿는 것 같다. 6박 7일간의 즐겁고 때론 힘들었던 시간들이 현재의 시간들을 더욱 빠르게 밀어내고 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여행 내내 그리웠던 집에 도착해서는 곧바로 노트북으로 우리가 다녀온 발자취를 곱씹으며 그때를 그리워하고 있는 나를 보았다.

처음 하모니 원정대를 준비할 때 좋은 팀원들을 만나 팀을 구성하는 일이 어려웠다. 특히나 장애 학생들을 만나 이번 원정대에 함께하자고 말을 꺼내는 것이 힘들었다. 낯선 사람에게서 6박 7일 동안 단순한 여행이 아닌 조사활동을 함께하자 말을 듣게 된다면 당연히 누구라도 거부감이 생길 것이다.

돌이켜보면 비장애인인 나에게도 상당히 버거운 일정이었기에, 장애학생 입장에서는 더욱더 거부감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활동에 팀을 구성함에 있어서 너무나 흔쾌히 참여 의사를 밝혀준 팀원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다.

하모니 원정대의 시작은 가평 연수원에서 진행된 2박 3일간의 발대캠프였다. 그 중에서 의미 있었던 시간은 본 여정을 떠나기 전, 리허설처럼 인근 지역의 문화재를 답사해보는 활동이었다. 사전답사를 할 때에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했고 이는 본 활동에 좋은 경험으로 다가왔다. 덕분에 앞으로 조사활동에 있어서 필요한 관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마지막 날 발대식을 마치고, 레드클로버의 응원을 받으며 힘찬 출발을 했다. 첫 날 일정은 장보고팀과 합류하여 합동 미션을 진행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합동 미션으로 장애인식에 관한 OX 퀴즈를 준비해 시민들과 함께 풀어보는 시간을 준비했다.

미션을 수행하면서 학생들의 열정적인 참여와 지식수준에 놀랐다. 기대했던 것보다 장애에 대한 인식의 수준이 높았는데, 이는 학교에서 교과목으로서 수업을 진행해준다는 점이 기인했던 것 같다.

내가 학창시절을 보낼 때만 해도 이런 교육이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했고 앞으로도 더욱더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활동이 확대되면 장애인식개선과 복지마련에 좋은 밑거름이 되리라 확신했다.

조사활동의 핵심은 팀원 모두가 열정을 다해 본인이 맡은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팀의 경우 역할 분담으로 각각 운전, 촬영, 편집, 일정, 보고서 작성 등을 맡았는데 모두 자신들의 역할에 충실했다.

사실 각자 역할을 열심히 하느라 해단캠프에 돌아오기 전, 밤을 새우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운전을 맡은 나는 제외였기에 개인적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한편 우리 팀은 활동기간 중에는 무더위에 종종 비가 내리기도 해서 불쾌지수가 상당히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누구 한 명 짜증을 나거나 불만을 표출하는 사람이 없었다.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우리는 서로를 친구나 가족 이상으로 여겼다.

조사 활동 중에 기억에 남는 일들이 참 많았다. 하나는 수화 뮤직비디오를 만들 일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손이 머리를 따라오지 못 했다. 하지만 열심히 배워보려 했다. 놀라웠던 점은 몸으로 하는 활동은 체화가 되어서 생각보다 머릿속에 오래 남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집에 돌아와서도 자기 전 침대에 누워 혼자 수화로 내 이름을 써보고 웃기도 하고, 한 달 전을 추억하면서 잠들기도 하였다.

그리고 진경이와 도일형의 이야기를 담은 카드 뉴스를 만들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그들과 같이 보낸 시간 때문이었는지 카드 뉴스 속 이야기가 너무나 생생히 다가왔다.

특히 휠체어를 사용하는 도일형이 우리보다 늘 한 시간 늦게 잠들고 한 시간 일찍 일어났던 것, 비장애인보다 일찍 길을 나서야 하고 늦게 귀가해야 했던 일들이 마음에 깊이 남았다.

이동이 불편한 도일형에게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것만 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배리어 프리’가 도일이 형의 잃어버린 시간들을 되찾아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해단캠프로 복귀하기 전날, 마지막 일정으로 경주 자유여행을 하고 숙소에 돌아와 과제들을 마무리했다. 다음날 해단캠프에 참여하기 위해 김포로 향했는데, 모두가 피곤했는지 곤히 자고 있는 모습이 룸미러를 통해 보였다. 피곤을 안고 달려 도착한 연수원에서 멘토님들과 운영국 관계자분들이 환대를 해주셨다.

생각지도 못한 환대에 정말 기뻤고, 조사활동의 마침표를 찍어간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최종 결과 발표를 마치고, 최우수 팀으로 선정되었을 때에는 놀람을 감출 수 없었다. 결과를 떠나서 열 팀 모두 최우수 팀이라고 확신이 들 정도로 우리의 열정은 너무나 값졌다.

해단식을 마치고 계양역에서 우리 모두는 서로 작별 인사를 나누며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우리는 이번 활동을 하기 전과 후로 참 많이 달라진 것 같다.

‘배리어 프리’에 대해 발대식 때 인터뷰를 진행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 나는 물리적 장벽뿐만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과의 정신적인 장벽도 넘어서보고 싶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베리어 프리가 물리적 장벽뿐만 아니라 정신적 장벽까지 포함되는 확장된 의미로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번 활동에 참여했던 우리 50명은 우리 국민 모두가 장벽을 넘을 수 있도록 발돋움 판을 놓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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