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자폐성장애인 이원무씨.ⓒ에이블뉴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가 발달장애인용으로 보다 쉽게 풀어졌다.

바로 공익활동을 펼치는 민간단체 피치마켓이 발달장애인용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새롭게 제작, 27일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것.

발달장애인용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조금 특별하다. 비장애인에 비해 인지적 능력의 차이를 보이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발달장애인법 제정에 따라 “쉬운 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 실행에 옮겼다.

지난 2013년 12월23일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발달장애인을 위한 도서 개발을 위한 ‘발달장애인용 쉬운 책 개발’ 보고서를 참고, 생활연령에 맞는 도서를 구하기 어려운 성인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각색 작업에 나선 것.

피치마켓은 먼저 문해력이 낮은 발달장애인을 위해서는 번역 및 축약이 아닌 ‘다시 이야기 만들기’를 선택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원작 자체가 현재에서 과거로의 역순행적 구성이기 때문에 초등학생을 위해 각색된 도서조차도 글의 전개 구도가 쉽지 않았다.

이에 이야기 구조를 단순 명확화 하기 위해 역순행적 구성을 연대기적 구성으로 변환시켰으며, 문학적 흐름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이야기 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전반적으로 내용 이해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한문단안에 한 가지 주제를 다뤘으며 문단자체가 길어지지 않도록 한 점도 특징. 문장의 길이는 최소화하고 한 문장안에 많은 동사를 자제해서 단순화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글자크기는 14포인트를 사용했으며, 본문은 바탕체를 사용했다. 보고서에 제시된 기준에 따라 일정한 줄 간격 유지와 새로운 장이나 주제가 시작될 때는 새로운 페이지에서 제시하도록 했다.

피치마켓 함의영 대표는 “현대사회의 대부분의 정보가 글을 통해서 전달된다는 점에서 발달장애인들은 정보 습득이 어렵고, 이로 인해 실생활과 사회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청소년 필독서인 이 책을 1호로 선택한 것은 교육적 검증이 돼있고 내면의 심리를 발달장애인분들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광수아빠’로 더 잘 알려진 한국장애인개발원 중앙장애아동‧발달지원센터 노석원 센터장은 “광수를 30년간 키우면서 교과서를 읽고 이해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솔직히 자신없었는데 이번 발간된 책은 얼마든지 가능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외국에서는 인천전략이나 권리협약에 대해서 발달장애인이 알기쉽게 풀어쓴 책도 발간된 바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해야하는 바가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거주 자폐성장애인 이원무씨(43세, 자폐3급)는 “평소 발달장애인에게는 알기 쉬운 정보나 책이 필요한데 일단 이 책은 그림 부분에서 알기 쉽다는 것을 느꼈다”며 “앞으로 발달장애인법이 시행되면서 이런 알기 쉬운 책이나 방송자막 등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발달장애인의 독서문화와 사회참여의 활성화를 위해 제작된 이 도서는 사회공헌 차원에서 무료 배포될 예정이며, 피치마켓 웹사이트(www.peachmarket.kr)를 통해서도 확인 할 수 있다.

27일 출판기념회에서 피치마켓 함의영 대표가 도서 발간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에이블뉴스

민간 최초 발달장애인용 도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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