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예술인들의 공연모습.ⓒ에이블뉴스DB

“장애예술인을 비롯해 미술, 서예, 문학 등의 단체들이 활동하는데 보장돼 있는 것이 없어요. 전체 문화예술예산 중에 비장애인 예산 대비 장애인부분에 대한 지원도 1%도 못 넘고…상황이 이렇다보니 장애의 이해가 없는 비장애인들이 활동하는데서 활동할 수 밖에 없고, 돈 되는 전시회만 활동하려고 하죠.” (한국장애인미술협회 김충현 회장)

장애인의 문화예술 활동 실태조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는 등 장애예술인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최악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최근 발간한 장애인정책리포트 통해 장애예술인들의 실태를 지적하며, 발전 방안을 제언했다.

■현황 조차 파악 안 되는 ‘현실’=먼저 장애예술인들의 현황 조차 체계적으로 파악되고 있지 않았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법인으로 등록된 단체는 19개로, 특정 예술 장르에 종사하는 단체, 장애인미술협회와 같이 한 장르를 대표하는 단체, 장애인예술단체총연합회와 같이 장애예술계 전체를 대변하는 단체로 구분된다.

그러나 법인으로 등록된 단체 외에도 장애예술인 총람에 기재된 단체와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에 의해 등록된 전국의 민간단체 중 장애와 문화, 예술과 관련이 높은 단체를 대상으로 54개 단체, 약 2320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외에도 등록하지 않고 활동하는 경우를 포함하면 전체 장애예술인인구는 약 15만명으로 추산된다는 것.

리포트는 “현재까지의 장애인과 관련된 실태 및 현황조사는 포괄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장애유형별 특성, 장애인의 복지욕구 등에 대한 보편적인 조사가 주를 이루고 있을 뿐, 장애인의 문화예술활동에 대한 정기적인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장애예술인과 관련된 정보가 중복되거나 진행되고 있는 사업도 정확히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장애인정책 종합계획 속에도 ‘쏙’=제4차 장애인정책 종합계획 속 추진목표도 부족했다.

문체부가 발표한 2014년 주요업무계획에 따르면, 장애인 문화예술센터 건립, 장애예술인 전시기회 확대 및 판로개척을 위한 장애인 문화예술 창작아트페어 개최, 문화향유 지원 정책 확대의 일환으로 장애인 복지시설 내 268개 프로그램 계획 등이다.

추진 정책은 장애인문화예술센터의 건립을 통해 장애예술인이 예술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는 큰 의의가 있으나, 이를 제외한 대부분 창작지원이 아닌 향수에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리포트는 “예술센터의 경우 2015년 완공 예정인 관계로 이를 제외한 올해 진행하는 사업들 중 향유프로그램이 아닌 전문 장애 예술가 육성을 위한 교육 강화의 일환인 직업능력개발훈련이라든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활동을 위한 정책들도 추가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지원하는 올해 국고 장애인 문화예술향수 지원사업의 경우 지원대상이 비장애인단체까지 넓혀져 지원신청 자격과 함께 혜택 수혜부분에 대한 우려도 있다”며 “우리나라 장애예술인들 중대외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장애 장벽 등을 이유로 예술에 다가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월 평균 100만원도 못 번다=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장애인 문화예술 실태조사를 보면, 장애예술인의 월평균 수입액은 100만원 미만인 응답자가 46.9%로, 장애예술인들의 경제 상황이 열악한 현실이다.

장애예술인의 교육여부나 창작발표 기회에 대해서도 예술을 직업으로 하고 있지만 예술 교육을 받았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30% 안 팎. 창작 발표 기회가 충분하다는 의견도 17.8%에 불과했다.

이에 리포트는 장애예술인들을 위해 ▲장애예술을 사회적 자원으로 환원 ▲장애예술인 예술창작활동 적극적으로 촉진 ▲문화향수를 넘어선 전문적인 예술교육 필요 ▲경제적 자립 기회 제공 등을 제언했다.

리포트는 “한국에서 장애예술인으로 산다는 것은 아직까지 큰 도전에 가깝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이 현실이지만 장애예술인들은 창작자로서 보다 주체적이고 풍요로운 삶을 향해 나가고 있다”며 “장애예술에 대한 새로운 가치와 의미를 찾아내고 이들의 활동이 사회적 자원으로 환원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라도 장애예술인들의 창작과 생활을 위한 지원방안의 모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애인문화예술센터 건립됨으로써 많은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매우 부족했던 창작 및 유통 공간이 됨과 동시에 전문적인 교육, 정보, 기술, 훈련, 연구조사 등 예술창작활동을 적극적으로 촉진해야 한다”며 “전문적인 예술교육을 위해 지도자, 교육 기회 등도 함께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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