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개막식 사회를 맡은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규식 소장(왼쪽)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김찬희 활동가(오른쪽). ⓒ에이블뉴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이하 영화제)가 매서운 꽃샘추위로 옷깃을 여미던 4일, 나흘간 일정의 막을 올렸다.

이날 영화제 개막식은 오후 6시부터 약 3시간가량 지하철 1호선 종각역 보신각광장에서 영화를 사랑하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들까지 약 100명이 함께한 가운데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규식 소장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김찬희 활동가가 사회를 맡아 진행됐다.

영화제의 시작을 알린 최재호 집행위원장. ⓒ에이블뉴스

이 자리에서 최재호 집행위원장은 “2003년부터 시작된 영화제가 벌써 10회를 맞이했다. 지난 3회 영화제부터 장애당사자들이 직접 제작한 영화가 상영됐는데, 벌써 10회를 맞이하니 뜻 깊은 한해 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최 집행위원장은 “지난달부터 종각역에서 투쟁중인 420공투단의 3대과제가 이번 영화제 작품속에 녹아있다. 한 작품도 놓치지 말고 함께 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420공투단의 이원교 집행위원장이 무대에 올라, 7일째 농성중인 420공투단의 10년투쟁을 통해 이번 영화제의 중요성을 각인 시켰다.

이 위원장은 “420 투쟁을 한지 10년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우리는 장애 억압, 차별, 동정 속에서 상황의 극복을 위해 싸워왔지만 장애인 인권문제가 투쟁과 싸움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을 깨우쳤고, 그로인해 이 장애인인권영화제가 탄생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위원장은 “지난해 영화 도가니를 통해 장애인 인권유린이 얼마나 엉망인지 대중들이 똑똑히 알게됐다. 이처럼 문화의 힘은 크다”며 “정책 요구 등도 중요하지만 장애인 인권을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는 문화의 힘은 더욱 크고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막식 축하공연을 펼치고 있는 장애인노래패 '시선'. ⓒ에이블뉴스

이날 개막식에는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들이 결성한 ‘콜트콜텍밴드’와 장애인노래패 ‘시선’의 축하공연과 영화제 10주년 기념영상 등 다채로운 행사와 함께 펼쳐져,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 이번영화제 개막식의 하이라이트. 개막작 ‘둥근장막’이 52분간 상영됐다.

둥근장막은 지난해 가장 충격적인 사건으로 꼽힌 ‘도가니’광주 인화학교 사건을 주제로, 지난 2005년 성폭력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면서부터 구성된 대책위원회들의 7년간의 애타는 투쟁을 담았다.

특히 지난 2006년 광화문 앞에서 삭발식을 마친 여성 활동가가 자신의 머리카락이 든 상자들 들고, 경찰에 돌진하며 절규하는 모습은 영화를 지켜보던 관객들로 하여금 분노와 함께 눈물 짓게 했다.

이번 영화제의 특징은 관객 연령층이 다양화 됐다는 점.여고생들이 단체로 영화제에 참여해 개막식을 지켜보고 있다. ⓒ에이블뉴스

이날 개막식을 관람한 김성민씨(남·29)는 “작년에 도가니 영화를 관람하고, 장애인들의 인권문제가 심각성을 알게됐는데, ‘둥근장막’을 통해 끊임없이 투쟁해준 대책위원회가 있었기에 이렇게 법개정 등 사회적으로 이슈화 될 수 있지 않았나 싶다”며 “장애인들이 끊임없이 목소리를 낼수 있는 이런 영화제가 계속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지난 4일 개막식을 통해 문을 연 이번 영화제는 5일부터 대학로CGV 무비꼴라쥬로 장소를 옮겨 ‘나는 2급이다’ 등 개막작을 포함한 28편의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며, 오는 7일 폐막식을 갖는다.

영화제 개막식이 시작될 무렵, 영화제 부스의 기념품들을 감상하는 관객들. ⓒ에이블뉴스

추운날씨임에도 장애인,비장애인 등 관객 100여명은 자리를 지키고 개막작 '둥근장막'을 지켜봤다. ⓒ에이블뉴스

영화제의 개막식을 올린 두 진행자의 모습.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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