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영화관람권 확보를 위해 1인시위에 나선 안태성 전 교수는 청각장애인들은 요즘 인기가 많다는 '나꼼수'가 뭐하는 사람들인지 알수 없다고 말한다.ⓒ에이블뉴스

영화 도가니를 계기로 장애인의 영화관람 환경 개선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장애인들이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거리에 나왔다.

장애인 영화관람권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5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장애인 영화관람권 확보를 위한 1인시위 100일 대장정의 시작을 알렸다.

이번 1인 시위는 지난해 10월 공대위를 구성한 후 1인 시위, 차별진정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던 것에 대한 연장이며, 5일 안태성 전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를 시작으로 100일간 펼쳐질 예정이다.

이번 1인 시위는 장애인영화관람 환경의 문제를 시민에게 알림은 물론, 오는 4월에 있을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과 총선 출마자들에게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영화 관련법 개정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한 것.

이날 공대위는 ▲한국영화에 한글자막 상영 의무화 ▲한국영화에 화면해설 상영 의무화 ▲이동장애인 영화권 접근환경 개선 등을 주장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국장은 “생활 속에서 연인들이나 대중들은 데이트를 즐겨하는데 주로 영화를 통해 추억을 쌓는다. 하지만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 문화접근이 너무나 힘들다”며 “청각장애인에게 영화는 그림을 보는 것에 지나지 않고, 지체장애인들은 맨 앞 좌석에서 온몸에 힘을 주고 영화를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김 국장은 “작년에 개봉된 도가니는 정작 그 주인공인 청각장애인들은 그 영화를 보지도 못했고 여전히 문화 접근성은 힘든 실정이다”며 “차별금지법을 개정해 장애인들도 영화를 통해 즐기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99%장애민중선거연대 이라나 활동가는 환경보조인 교육을 받던 시절, 한 시각장애인 아들을 둔 어머니의 사연을 통해 좌중을 훈훈케 했다.

이 활동가는 “시각장애인 아들 어머니가 아들을 데리고 아인스월드에 갔는데 곳곳에는 ‘눈으로만 보십시오’라는 경고문구가 빼곡했다. 이에 어머니는 펜스를 넘어서 아들에게 하나하나 만지게 함으로써 설명을 해줬다. 그러자 관리인이 몰상식한 표정으로 나오라고 소리를 지르자, 그 어머니는 ‘우리아이의 손은 눈입니다. 지금 눈으로만 보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활동가는 “누구에게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어느사람에게는 당연하지 않는 것이 있을 수 있다”며 장애인들의 영화권 확보를 위한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1인 시위 첫 주자인 청각장애 4급 안태성 교수는 “한국영화를 분석하는 논문을 썼을때 비디오를 빌려서 집에서 크게 볼륨을 높이고 여러 번 돌려봐야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자막이 있었다면 이럴 필요가 없지 않다. 아마도 장애인들을 영화 관객으로 치지 않는 것 같다"며 토로했다.

이어 안 교수는 “도가니 라는 영화도 나중에 알았고, 구경도 못해봤다. 요즘 ‘나꼼수’가 인기라는데 그 사람들이 뭐하는 인간들인지 장애인들은 알 수가 없다”며 “정책 토론회를 보면 해당당사자는 제쳐두고, 그럴싸한 사람들이 나와 이야기하는데 이 것이 한국영화계가 보는 장애인들의 시선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묵묵히 1인시위중인 안 교수를 지켜보던 부인 이재순씨는 “(안 교수와)연애를 하면서부터 한국영화를 본 기억이 없다. 자막이 되는 외국영화를 봤어야 했는데, SF영화 같은 것을 안 좋아했는데, 이런 것들을 즐겨보다보니 어느순간 취향이 되버리더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씨는 “청각장애인들이 영화를 즐길수 있도록 하기위해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은 너무나 중요한 사항이고, 그 때문에 이번 1인시위에 동참하게 됐다”며 “장애인들이 차별없이 비장애인들과 마찬가지로 아무제약없이 영화를 볼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공대위의 1인시위는 공대위 참여단체 소속원만이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시위를 원하는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서울 뿐만 아니라 대구, 대전 등 지역 시위를 통해 장애인들의 영화 관람권 문제를 더욱더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을 펼칠 예정이다.

장애인 영화관람권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5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장애인 영화관람권 확보를 위한 1인시위 100일 대장정의 시작을 알렸다.ⓒ에이블뉴스

이날 공대위는 ▲한국영화에 한글자막 상영 의무화 ▲한국영화에 화면해설 상영 의무화 ▲이동장애인 영화권 접근환경 개선 등을 주장했다.ⓒ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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