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본 시각장애인은 "처음으로 시각장애인 마음에 드는 영화"라고 극찬한다. 또 어떤 이는 "시각장애인의 습성을 잘 표현했다"라고도 칭한다. 무슨 영화이길래 영화를 본 시각장애인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것일까. 바로 시각장애인이 주인공으로 나와 화제를 모은 영화 '블라인드'다.

3일 대학로 CGV에서 열린 '시각장애인과 함께하는 영화 <블라인드> 특별시사회'에 참석한 시각장애인에게 "시각장애인이 바라보는 '블라인드'에 대해 들어봤다.

■"아이디어 굿!"=헤어 젤을 발라 멋있게 넘긴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는 강동남(남·38세·시각장애 1급) 씨는 "특히 수아가 '울트라케인(초음파를 사용해 전방에 있는 장애물을 알려주는 보조기기)'과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 등 시각장애인이 사용하는 것(물건)을 보고 놀랐다"며 "이 영화 아이디어가 좋다"고 말하며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운다.

■"화면해설 시각장애인에게 도움, 비장애인에게는 방해될수도"=정미영(여·23세·시각장애 1급)씨는 어머니와 함께 영화를 보기 위해 인천에서 왔다. 특히 정 씨는 "처음에는 김하늘이 나와서 보러왔다"고 말할 정도로 영화 내용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영화를 본 이후 정 씨는 "재밌고 소름끼쳤다. 또한 슬픈 장면도 있어서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정 씨 어머니도 "(슬픈 장면에서) 계속 눈물 흘렸어요"라고 웃음을 지어본다.

정 씨는 "화면해설을 해줘서 영화의 몰입이 잘 됐다. 시각장애인에게 화면해설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영화를 함께보는 비장애인은 화면해설 때문에 영화에 몰입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현실적인 부분 잘 다뤘지만 2% 부족"=방콕에서 지내고 있다가 잠시 한국에 입국한 차에 좋은 행사가 있다고 해서 참석한 하성준(남·35세·시각장애 1급)씨는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거나 수아가 심부름센터 차량을 이용하는 장면, 음성 체온계 사용 부분 등 현실과 습성을 잘 표현한 것 같다"며 "화면해설이 있는 영화는 몇 년이 지나야지만 볼 수 있는데 아직 개봉도 안한 영화를 보니 좋았고 영화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하 씨는 "요즘 안내견을 이용하는 시각장애인이 많지 않다"며 "또한 안내견은 짖지 않도록 교육을 받는다. 안내견이 짖는 건 이례적이긴 하지만 영화라는 부분 때문에 그런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또한 "후천적으로 실명이 된 시각장애인이 저렇게 범죄 상황을 세세히 설명할 수 있을만큼의 청각이 좋을 수는 없다. 2% 부족함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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