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과 함께하는 영화 <블라인드> 특별시사회'에 참석한 시각장애인과 가족들이 영화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에이블뉴스

서울 대학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람들이 몰려 항상 북적거린다. 지난 3일에도 기습적인 소나기로 외부활동이 힘들어 보였지만, 거리는 사람들로 생동감이 느껴졌다.

더욱이 오후 6시를 전후해 대학로 CGV에는 친구, 어머니 등과 함께 밖으로 나온 시각장애인들의 모습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이들이 이곳을 찾은 것은 노원시각장애인복지관과 (주)문와쳐가 마련한 ‘시각장애인과 함께하는 ‘영화 <블라인드> 특별시사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요즘 <블라인드>는 시각장애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다. 이유는 김하늘이 연기한 ‘수아’가 시각장애인으로,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인공 중 한명이기 때문이다.

이날 특별시사회를 찾은 200여명은 차례로 입장 하면서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개봉 전 영화를 감상한다는 것과 함께 시각장애인의 삶과 현실이 ‘어떻게 그려졌을까?’라는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곧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다.

고대하던 영화 상영. 이들은 인기성우 서혜정씨의 화면해설을 들으며, 스릴러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수아는 슬기(안내견 이름)의 하네스(안내견에 채우는 줄)를 잡고 복도를 걸어간다’, ‘경찰대학교 학생들이 열을 맞춰서 운동장을 걸어가거나 교수에게 거수경례를 하며 지나간다’, ‘슬기와 함께 횡단보도 앞에 선 수아는 음향신호기에 버튼을 누른다’

‘건너도 된다는 신호를 받았는지 수아가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한다’, ‘수아가 혼란스러웠는지 두리번거린다’, ‘음향신호기가 고장났는지 신호등은 붉은색이다’, ‘버스가 수아의 옆을 지나간다’, ‘수아는 겨우 횡단보도를 건넜지만 차량진입금지봉에 정강이를 부딪치며 넘어진다’, ‘숨을 고르던 수아는 금지봉에 걸터앉아서 가방에서 꺼낸 파스를 빨갛게 까진 정강이에 뿌린다’ 등.

이 같은 화면해설이 1시간 30분가량 이어진 뒤 영화는 끝이 났다. 불이 켜진다. 모두들 환호성을 지르며 영화관 출입구를 빠져나간다. 모두들 ‘블라인드’ 안상훈 감독에게 “영화 잘 만들었다”라는 말을 건네며 빠져나가고, 안 감독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감사합니다”라고 답한다.

영화를 감상한 시각장애인들은 “시각장애인의 삶, 바라보는 시각 등에 대해 사실적으로 표현했다”며 “처음으로 시각장애인 마음에 드는 영화”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기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영화 ‘블라인드’는 오는 11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특별시사회장에서 유난히 눈에 띤 시각장애인 커플이 보인다. 손을 마주잡고 영화가 상영되길 기다리고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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