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문화협회 안중원 회장. ⓒ에이블뉴스

"순서가 뒤바뀐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이제부터라도 정부가 장애인 문화예술 기반을 조성하는 일에 나서주면 됩니다. 장애인 문화예술은 아직도 너무 열악한 실정이에요."

한국장애인문화협회 안중원 회장은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의 시상 품격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서 대통령상으로 격상을 앞두고 있는 것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아직도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하다"고 말했다.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4층 한국장애인문화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안 회장은 "시상 품격의 승격으로 더욱 많은 장애문화예술인이 발굴되고,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민간단체가 주도하는 시상이 대통령상으로 인정받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에요. 지난해 이정현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지적하고, 장애인문화체육팀이 앞장서준 것이 큰 힘이 됐어요. 음지에서 고생해온 장애문화예술인들에게는 큰 선물입니다."

안 회장은 "공중파 방송을 통해서 시상식이 전파되도록 하는 것이 다음 목표"라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장애문화예술인들의 활동을 알리고 싶은데, 그렇게 되려면 공중파 방송이 나서주는 수밖에 없어요"라고 강조했다.

상은 대통령상으로 승격될 예정이지만 여전히 장애인문화예술 환경은 열악하다. 안 회장은 "전국 232개 시군구에는 문화센터가 없는 곳이 없지만 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가진 곳은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건물의 접근성은 그런대로 개선이 되고 있어요. 하지만 시각장애를 갖고 있고, 청각장애를 갖고 있고, 휠체어를 타야되는 중증장애인들이 접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교재와 준비물은 과연 접근이 가능한가요? 무조건 같이 하라고 하지말고 내용까지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장애인문화예술 기반을 조성할 수 있는 방안, 이 부분에 대해 안 회장은 구체적인 아이디어까지 술술 풀어놓았다. 안 회장이 제시한 대안은 기초 지자체 수준에서 거점 역할을 하는 장애인문화센터를 전국적으로 설립하는 것이다.

"서울 구로구를 예로 들어볼께요. 구로구에는 19개동이 있는데 모두 동별로 문화센터가 있어요. 구로구에 장애인문화센터 한 곳을 만들고, 이곳에서 장애인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각 문화센터로 보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장애인문화센터에서 강사를 육성하고 섭외하고 교재를 만들고 모집까지 하게 되요. 기존 문화센터의 공간만를 활용하는 것인데, 예산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정부에서 의지만 가져준다면 순식간에 장애인문화예술 기반이 조성될 수 있는 것입니다."

안 회장은 보다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장애인문화예술 기반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 일정도 잡았다. 제28회 전국장애인여름문화체험대회 첫날인 오는 30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안 회장은 그동안 정부를 대신해 장애인문화예술 지원사업을 펼쳐온 장애인문화단체들에 대한 육성도 큰 과제로 제시했다.

"장애인문화단체 8개가 펼치는 10개사업에 대한 국고 지원 예산이 총 2억5천만원도 안되는 실정입니다. 그것도 대부분의 단체들이 올해 처음 예산을 지원받았어요. 너무 열악하다보니 문화예술 인재들이 장애인문화단체에서 일하려고 하지 않아요."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의 대통령상 승격의 의미를 듣기 위해 만난 안 회장. 인터뷰 시작 당시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던 안 회장의 얼굴에는 이내 그늘이 졌다. 이제 대통령상 승격 이후의 후속조치를, 아니 그 이전부터 실행했어야할 문화예술정책을 정부에서 내놓을 때다.

한국장애인문화협회장은 대한민국장애인예술대상의 대통령상 승격의 진정한 의미를 살리려면 장애인문화예술 기반을 조성하는 정책이 뒤따라야한다고 강조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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