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바항공(서비스 좋음). ⓒ하석미

아무 계획 없이 떠난 여행 대만~

사실 두렵기도 하고 떨리기도 했다. 대만의 이동권·접급권이 어떻게 돼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만의 장애인 편의시설은 나의 생각에 우리나라보다 훨씬 잘 되어 있는 듯 했다.

대만공항에 내려 대만의 공항철도 MRT를 이용해 대만의 중심지 타이베이역으로 이동을 했다.

다른 아시아 공항철도보다 대만의 MRT는 휠체어 좌석이 몇 개의 칸에 여러 개가 있었다. 공항에서 타이베이역까지는 50분정도 소요됐다. 타이베이역에 내려 이곳부터는 구글 지도앱을 이용해 길을 찾아다녔다.

대만은 장애인의 편의시설 뿐만 아니라 이동여건이 잘 보장돼 있었다. 기차, 지하철, 저상버스 또한 90퍼센트 이상이었다. 휠체어가 서면 저상버스 기사님들은 인상 찌푸리지 않고 아주 친절하게 승·하차를 도왔다.

우리나라와 달리 수동형 경사로였지만 개인적 생각으로는 수동형이 더 좋은 듯하다. 수동형일 경우 기사님이 직접 내려서 탑승을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고장이 많지 않아서다. 우리나라 자동형은 관리가 잘 되지 않아 고장률이 높다. 모든 분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기사님들의 도움을 잘 받지 못하고 혼자 탑승해야 할 때가 있다.

대만공항철도 MRT. ⓒ하석미

타이베이역에서 첫 번째 여행목적지를 정했다. 그곳은 국립대만박물관. 타이베이역에서는 500미터정도 이동하면 갈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르네상스 양식으로 1915년 지어진 지상 3층 건물로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박물관이다.

내부에 들어서자 건물이 크지는 않지만 눈을 뗄 수가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는데 그 중에서도 도리스식 기둥에 매료되고 말았다.

전시는 타이완의 역사, 문화, 민족에 대한 자료 및 동식물 그리고 타이완 원주민 관련 자료들을 모아 전시하고 있는데, 그 소장품만도 약1만여 점이라고 한다. 아주 오래된 건물임에도 누구나 들어갈 수 있도록 옆쪽으로 승강기를 따로 설치해 놨으며 수동휠체어도 구비되어 있었다.

대만국립박물관. ⓒ하석미

국립대만박물관을 나오면 바로 2.28평화공원으로 연결되어 있다. 대만의 역사의 현장 1947년 2월 27일 그 당시 담배는 정부관련 된 곳에서 판매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시장에서 무허가로 담배를 팔던 대만인을 과잉 단속하는 과정에 한 청년 사망하게 되었고, 그로인해 타이베이 시내에서 시작된 시위가 대만 전역으로 번져나갔으며 진압과정에서 사상자가 최소 2만여 명에 이르는 비극적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사건 발생 50년이 지난 후에 공식사과를 받았으며 2.28평화 기념일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였다고 한다.

공원 안에는 운동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다른 공원보다 조용했다. 공원 안에는 아치형다리, 탁 트인 잔디밭 위에 조각품들이 있어 조용히 산책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었다.

대만 2.28평화공원 전경. ⓒ하석미

2.28평화공원을 나와 1.3km를 이동해 중정기념당을 찾았다. 중정기념당 입구에 들어서면 드 넓은 그곳에 몇 가지 색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새하얀 색의 건물, 지붕은 붉은색을 배경으로 파란색의 기와가 얹어져있다. 자료를 찾다보니 이 세 가지 또한 다 의미가 있었다.

국기를 상징하고 자유와 인류애 그리고 평등을 나타내고 있다. 중점기념당은 1950년부터 75년까지 대통령으로 중국 국민당 정부를 이끌었던 20세기의 지도자 장제스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건축물이다.

그의 활동과 20세기의 역사를 볼 수 있다. 본당 건물의 높이가 70m이고 본관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모두 89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계단 하나하나가 다 장제스의 인생의 한해를 상징해서 건축되어 졌다고 한다.

직접 보면 그 규모나 위용에 놀라게 되는데 그 웅장하고 화려한 중점기념당이 전액 기부로 지어졌다고 한다. 휠체어를 이용해서는 올라갈 수 없구나 하고 포기하고 중정기념당 옆쪽으로 전시관과 승강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올라가자 군 관련 수지품이 전시되어 있었으며 군 호위를 받으며 근엄한 자세로 의자에 앉아 있는 장제스의 웅장한 청동상을 볼 수 있었다. 높은 곳에 올라가 한눈에 들어오는 타이베이 최고의 정원을 만날 수 있으며 1층은 장제스의 역사를 살펴 볼 수 있고 입장료는 무료다.

대만의 교통약자 편의시설이 생각보다 잘 되어 있었다. 곳곳의 장애인 화장실도 잘 되어 있어 크게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었다. 중정기념당을 나와 타이베이정원을 거닐었다. 두 줄로 줄지어 서 있는 나무 사잇길, 연못 속의 잉어들과도 인사를 나누기도 하며 붉은 벽돌이 보이는 건축물로 향했다.

국가음악청이라고 하는데 1층 입구에 휠체어마크가 있는 문 쪽으로 다가가자 여닫인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세심함에 놀라웠다. 기념품 판매를 하고 차를 마시면 휴식할 수 있는 곳 식당도 있었다. 대만 음식이 입에 맞을까 염려가 돼 하나만 주문해서 먹어보았다. 생각보다 맛있었다.

중정기념당 전경. ⓒ하석미

중정기념당과 장애인화장실. ⓒ하석미

해외여행을 다녀왔다고 하면 질문이 의사소통은 어떻게 해요? 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 영어도 잘 못해서 바디랭기지로 하고 나머지 의사소통은 통역 어플을 이용한다. 완벽하게 통하지는 않지만 여행할 때 통역 어플의 도움을 많이 받게 된다.

장제스 청동상을 보러 온 많은 관광객들. ⓒ하석미

스다야시장 풍경. ⓒ하석미

여행 첫날의 마지막 여행지는 대만의 유명하다는 야시장을 찾았다. 숙소를 잡고 아침 일찍 떠난 터라 너무나 피곤해 한숨자고서 저녁 야시장을 찾았다.

숙소에서 1키로 쯤 되는 곳에 위치한 스다야시장. 대만하면 야시장에 꼭 가봐야된다고 해 기대가 컸는지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웠다. 스다야시장을 찾아 구경하자니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었다. 거리의 먹거리로 먹어본 미니 감자부침은 내 입에 딱~ 맛있었다.

대만의 지금 날씨는 우리나라보다 조금 더 높은 기온이지만 밤이 되면 쌀쌀했다. 가벼운 긴팔을 꼭 준비해야한다. 무계획으로 떠난 여행이지만 계획한 것보다 더 알찬 여행이었다.

대만 여행 2편도 기대해주세요.

* 여행 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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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석미 칼럼니스트 삶은 여행이다. 우리는 삶이라는 여행 속에 살아가고 있다. 모두가 같은 곳을 여행해도 느끼고 남기는 것은 각자가 다르듯 살아가는데 있어 여행이란 각자의 영혼을 살찌우는 것이라 생각한다. 영혼의 살찌움이 비장애인들에게는 늘 당연했던 것이 우리 장애인들에게는 항상 특별한 행사로만 여겨져 왔으며 여행이라는 단어 또한 사치로만 느껴져 왔다. 그 사치로만 느껴왔던 여행을 하석미의 휠체어로 떠나는 여행이야기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떠나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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