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후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서 전동휠체어 국토종단팀과 간담회를 가진 청와대 윤경태 민원국장이 쇠사슬 풀기 행사에 동참한 후 쇠사슬을 목에 걸고 최창현 대장과 환하게 웃고 있다. <에이블뉴스>

중증장애인의 연금법과 유급도우미제도 확보를 위한 총 21일 동안의 1500km 국토종단이 지난 7일과 8일 열린 각 당 국회의원 당선자와의 토론회, 청와대 관계자와의 간담회를 끝으로 모두 마무리됐다. 이틀간의 걸친 국토종단팀의 마지막 일정을 정리했다.

각 당 장애인연금 실현 약속

지난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해단식 겸 토론회에는 열린우리당 장향숙 국회의원 당선자, 한나라당 고경화 국회의원 당선자, 민주노동당 현애자 국회의원 당선자가 참석해 국토종단팀의 노고를 격려하고, 장애인연금제에 대한 각 당의 계획을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열린우리당 장향숙 당선자는 “그동안 장애인 인권운동을 해온 장본인으로서 여러분들의 요구사항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그 어느 국회의원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여러분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나라당 고경화 당선자는 “주부, 노인, 장애인, 저소득층까지 골고루 혜택을 누리는 국민기초연금제를 도입할 계획”이라며 당 차원의 구체적인 재원조달 방법까지 자세히 소개했다. 특히 고 당선자는 이날 참석자들에게 “한나라당도 많이 바뀌고 있으니 많이 이뻐해 달라”고 부탁했다.

민노당 현애자 당선자는 “부유세가 도입된다면 장애인 복지 쪽으로만 4천억원의 예산이 추가적으로 확보될 수 있을 것”이라며 “부유세 도입을 통해서 장애인연금제를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현 당선자는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지속적으로 교류를 하자”고 장애인계에 제안하기도 했다.

이러한 약속들에 대해 국토종단팀 최창현 대장은 “각 당의 모든 국회의원들이 장애인 복지를 위해서 일을 할 수 있는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각 당의 대표가 되어서 그들을 설득해 달라”고 요청했다.

토론회 이후, 세 명의 국회의원 당선자는 모두 그동안 전국 공무원들이 참여했던 장애인 쇠사슬풀기 행사에 동참했다. 이 과정에서 열린우리당 장향숙 당선자는 “장애인의 문제로 이렇게 쇠사슬을 풀듯이 쉽게 풀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립생활 제도화 청와대도 공감대

보건복지부 박경호 장애인정책과장이 국토종단팀 조경호 대원의 쇠사슬을 풀고 있다. <에이블뉴스>

지난 8일 오전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청와대 참여혁신수석실 윤경태 민원국장과 시민사회비서관 주정미 과장, 보건복지부 박경호 장애인정책과장이 참석해 장애인의 자립생활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간담회는 국토종단팀의 조경호(39·뇌병변1급)씨가 자립생활을 실천하며 겪는 어려움에 대한 자신의 사례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조씨는 “활동보조인이 없어 대·소변을 해결하기 위해 119구급대를 부를 때마다 얼마나 미안하고 쑥스러운지 모른다”며 “그때마다 내 신변처리를 해줄 수 있는 도우미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면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윤경태 국장은 “참여복지의 기조 속에는 중증장애인의 자립문제가 들어가 있다”며 “장애인의 자립생활은 장애인 복지가 지향하는 최고의 가치로, 한 단계씩 밟아가며 현실화 방안을 찾아보자”고 말했다.

청와대 주정미 과장은 “간담회를 통해서 중증장애인들의 삶에 대한 의지와 목표를 새롭게 깨닫게 됐다”며 “청와대에서도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 문제를 빨리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찾아서 복지부를 돕겠다”고 말했다.

복지부 박경호 장애인정책과장은 “장애인들의 자립생활에 대한 욕구를 반영해 내년도 예산안에 이 부분을 포함시켜 놓았다”며 “첫 해는 국비로 지원을 하고, 그 다음해부터는 지자체와 반반 지원하는 방향으로 제도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에 최장현 대장은 “최근 탄핵을 반대하는 촛불이 전국에서 켜지고, 중증장애인인 장향숙씨가 국회에 들어가는 등 시대의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청와대와 정부에서 그 흐름에 역행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청와대 두 명의 인사와 복지부 박 과장은 중증장애인의 독립생활 제도화를 위한 서명운동과 쇠사슬풀기에 동참했다.

정용기 대원의 쇠사슬을 풀고 있는 열린우리당 장향숙 국회의원 당선자. <에이블뉴스>

최창현 대장의 쇠사슬을 풀고 있는 한나라당 고경화 국회의원 당선자. <에이블뉴스>

이수진 대원의 쇠사슬을 풀고 있는 민주노동당 현애자 국회의원 당선자. <에이블뉴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