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남부지사 취업지원부 어호선 부장. ⓒ에이블뉴스

우리사회의 높은 취업문턱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희망적인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남부지사(이하 “우리지사”라 함)에서는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에게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성공적인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2017년부터 장애인취업성공패키지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한 사례 중 오늘 의미 있는 사례를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연일 북새통을 이루는 한 대형마트에서 20대의 한 청년이 밝고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고객에게 인사를 건네고 공병을 정리하고 있다.

중증장애인으로 우리지사의 ‘취업성공패키지 프로그램’을 거쳐 대기업의 마트 직원으로 일하게 된 이기욱씨(가명, 27세)다.

그는 지난 4월 정신장애인 사회복귀시설 담당자의 제안으로 우리지사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처음 우리 지사에 들어선 그는 지적장애인으로, 큰 체격에 머리를 감지 않아 단정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2년간 보호작업장 실습 등 취업을 시도했으나, 비장애인도 힘든 취업전선에서 지적장애인 이기욱씨가 느끼는 취업의 벽은 너무나 높았다.

더욱이 장기간 취업이 어려워 대부분 집에서 지내다 보니, 비만이 심해졌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우울증이 생겨 정신장애인 사회복귀시설을 다니고 있었다.

그는 우리지사에서의 상담을 거쳐 ‘취업성공패키지’ 참여를 결정함으로서 취업의 디딤돌이 시작되었다.

장애인 취업성공패키지 전문상담원은 심층상담을 통해 이기욱씨에게 적합한 취업지원계획을 수립하고자 직업능력평가센터에 직업능력평가를 의뢰했다.

이러한 평가를 통해 직업기능, 적성, 흥미, 직업적 특성 등을 조사하였고, 이 결과를 토대로 적합한 취업지원계획을 수립하여 체계적으로 지원을 시작하였다.

직업능력평가 결과에 따르면, 이기욱씨는 인지수준이 낮고, 어휘력이나 수 개념이 부족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하는 작업을 보고 따라하는 것이 가능했고 직무훈련을 통해 작업수행이 향상될 가능성이 있었다.

한편, 신체적으로는 고도비만으로 쪼그려 앉는 자세를 취하기 어려우며 억지로 쪼그려 앉으려 하면 뒤로 넘어질 정도였다. 비만으로 더위에도 취약해 땀을 많이 흘리고 이 때문에 다시 기분이 우울해지고 작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이기욱씨 취업에 있어 작업환경과 직무수행에 필요한 신체조건을 우선 고려해야 했고, 직업평가를 통해 취업지원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수 있었다.

이기욱씨는 취업성공패키지의 심층상담과 직업능력평가를 통해 취업에 첫 단추를 끼우게 되었다. 특히 전문상담원의 반복된 상담과 지원을 통해 취업에 있어 자신의 단점을 개선해 나갔고, 자신감도 조금씩 회복하게 되었다.

심층상담과 동시에 이기욱씨에게 적합한 작업환경을 갖춘 일자리를 발굴하던 중 대형마트의 장애인 채용기회가 있어 취업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마트는 실내에서 근무하고, 주로 서서 일하며 시간적 여유가 있는 작업환경이라 면접에 합격한다면 충분히 도전해 볼 수 있는 일이었다.

중증장애인인 이기욱씨가 이력서를 쓰고 면접 통과하는 과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면접을 본 경험이 전혀 없기 때문에 면접에 맞는 옷차림, 면접태도, 대답하는 방법 등을 일일이 교육해야 했다.

따라서 모의 면접을 통해 처음 보는 면접에서 떨리지 않고 잘 대답할 수 있도록 훈련을 했는데, 처음에는 ‘내가 할 수 있을까’라며 자신감 없고 떨리는 모습이었으나, 반복된 모의 면접 후 자신감을 얻었고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할 정도로 변화했다.

이 과정에서 모의면접 답안을 50번 반복해서 읽도록 과제를 주었는데, 많은 노력으로 답안을 모두 외울 정도로 열심히 참여했다.

면접 당일 동행한 전문상담원은 면접에 들어가기 전에 직접 머리와 복장 등 매무새를 점검해 주었고, 우리지사를 방문한 첫날 보였던 기름진 머리와 헐렁한 복장 대신 단정한 모습으로 면접을 볼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그 결과, 마침내 면접에 합격하여 그토록 바랬던 취업에 성공하게 되었다.

마트에서 공병정리 업무를 하는 이기욱씨는 현재 어엿한 직장인으로 신나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취업 후 취업성공수당 신청을 위해 우리 지사를 방문했을 때, 너무 달라진 모습이 되었다.

취업성공패키지 프로그램에 처음 참여할 당시 너무나 무기력하고 대답도 잘하지 않던 모습과 달리 취업 후에는 근무 스케줄 표를 가져와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재미있어 하는 일을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전담상담원은 눈에 띄게 얼굴이 밝아지고 수줍었던 성격이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을 보며 ‘장애인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앞으로도 장애인 취업성공 패키지를 통해 이기욱씨와 같은 취업성공 사례는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 취업을 희망하고 있으나 망설이고 있는 장애인분들이 있다면 결코 망설이지 말고 취업성공패키지의 문을 힘차게 두드려주기를 바란다.

*이 글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남부지사 취업지원부 어호선 부장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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