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증장애인 우용식씨는 활동보조 시간이 부족해 매일 죽음의 공포와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에이블뉴스

2010년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우용식(지체1급, 55세)씨는 매일 오후10시부터 그 다음날 오전 7시까지 9시간을 죽음의 공포와 싸운다. 사지는 물론, 말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우 씨는 지난해 폐렴 증세로 호흡기까지 끼고 있지만 그를 지켜봐 주는 이 하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우 씨는 복지부, 서울시, 강남구 지원을 모두 합쳐 총 621시간의 활동보조를 받는다. 최중증장애와 독거로 24시간, 즉 720시간을 원하지만 100시간 정도 부족한 상황. 서울시는 지난 2015년부터 최중증장애인 100명에게 하루 24시간 활동지원을 보장하고 있지만 더 이상의 확대 계획은 불투명하다.

몇 해 전 활동보조 시간이 부족해 사망한 고 김주영, 오지석 활동가의 소식은 그를 더욱 두렵게 했다.

우 씨는 “혼자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어서 사고가 날 위험이 있다. 장애인들이 부족한 복지예산 때문에 많이 희생 당하고 있다. 24시간 활동보조를 받지 않으면 생명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그렇다면 24시간 활동보조 외에 다른 서비스로 대체할 수는 없을까?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김준우 공동대표는 단연코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공동대표는 “야간순회서비스와 응급안전서비스가 도입됐지만 대체 불가능하다. 활보 없는 야간에 센터 직원들이 시간대별로 2번정도 방문하는데 실제로 장애인들이 불편해서 도저히 잠을 못 잔다고 한다”며 “야간순회를 원한 적이 없다. 활동보조 24시간을 지원하지 않기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강민 조직실장도 “응급안전과 야간순회는 말 그대로 죽었나, 살았나 확인하는 수준이다. 실질적으로 야간순회를 와서 체위를 바꿔주거나 등의 서비스를 하진 않는다”며 “현재 이용자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은 “루게릭병은 진행성이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우 씨의 경우 621시간만 활보를 받고 있으면 항상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죽음과 싸우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울시는 긴급하게 우 씨에게 활동보조 24시간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8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서울시 장애인활동지원 24시간 긴급 지원 촉구 기자회견.ⓒ에이블뉴스

한편, 이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는 18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우 씨의 사례를 들며, 서울시가 24시간을 긴급지원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이후 진행된 면담 결과, 긍정적인 답변도 얻어냈다.

우용식 씨는 “면담을 통해 주민센터에 오늘 일단 24시간 지원 신청을 하라고 했다”며 “(지원 )감사드리지만, 이렇게 장애인단체와 기자회견을 열고 면담까지 해야 지원해주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용기 회장은 “주민센터에 오늘 신청하면 8월부터 적용될 것”이라면서도 “하루 24시간 활동지원을 받고 있는 100명 중 사고나 이사로 인해 2명이 비어서 우 씨가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100명 이외에 200명이든 대상자가 계속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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