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동복지지원법이 제정된 이후 달라진 것이 무엇일까?

물론 중앙장애아동지원센터의 설치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 이름이 "중앙장애아동발달장애인지원센터"이다.

이와 관련된 법은 어디에도 없다.

최근 4월 29일 "발달장애인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 법이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1년이 지나야 한다. 그런데 아직 태어나지도 않는 법률에 명시된 "발달장애인 지원센터"란 명칭이 이미 태어난 장애아동복지지원법에 근거한 장애아동지원센터에 덧붙여서 "중앙장애아동발달장애인지원센터"가 된 것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사실 장애아동복지지원법을 제정했을 때 가장 진지하게 생각했던 것이 바로 장애아동지원센터의 설치이다.

장애인 복지현장을 그러하듯이, 장애아동복지현장은 더욱 더 이상한 현실이 있다. 그것은 장애인, 장애아동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는 이러저러한 것이 있다. 그런데 그 서비스를 받을 적격성(Eligibility)을 판정하는 시스템은 없다. 기껏해야 폐지되어야 할 장애인등급제와 소득에 따라 판정할 뿐이다.

결국 적격성을 판정하지 않으니 제공되는 서비스의 결정은 전적으로 부모가 해야한다. 서비스 결정에 부모가 참여하는 것을 옳으나 "부모만" 참여하는 것은 옳지않다. 다학문적인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그들에 의해 제공되어진 정보에 근거하여 부모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장애아동지원센터를 설치해야 하고, 장애아동지원센터는 반드시 공공기관이 운영하도록 되어있다.

그런데 문제는 장애아동복지지원법에 중앙장애아동지원센터는 국가가, 지역장애아동지원센터는 지방정부가 설치하도록 되어 있다.

중앙장애아동지원센터는 연구와 정책수립에 기여한다면, 지역장애아동지원센터는 서비스 제공기관과 서비스 이용자와의 연결에 주도적으로 개입한다. 매우 중요한 기능을 감당한다.

결국 중앙장애아동지원센터가 머리라고 하면 지방장애아동지원센터는 몸통이요, 손과 발은 서비스 제공기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제정 이후로 지방장애아동지원센터가 설치된 곳은 전국 어디에도 없다. 특별시인 서울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무관심이다.

따라서 장애아동복지지원법에 의하면 장애아동복지서비스 전달체계는 머리와 손과 발만 있을 뿐, "몸통"이 없다.

몸통이 있어야 가슴을 비롯한 다양한 장기가 움직여 손과 발이 제기능을 할 수 있게된다. 그런데 몸통이 없이 머리와 손과 발만 있는 기형적인 전달체계가 바로 장애아동지원센터이다.

"발달장애인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발달장애인지원센터를 장애아동지원센터와 기능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발달장애인지원센터는 국가와 지방이 함께 설치할 수 있도록 열려져있다.

결국 장애아동복지지원법에 의하면 지방정부만 설치해야할 지역장애아동지원센터는 요원하다. 단지 발달장애인지원센터를 국가가 설치할 때 더부살이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할 뿐이다.

과연 이것이 온당한 것인가? 이것이 올바른 것인가?

국회가 통과시키고, 보건복지부가 동의한 "장애아동복지지원법"은 국회와 보건복지부 스스로 무력화시키고 있는 "직무유기의 주된 대상"이 되고 있다. 과연 이러한 현실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

법률이 제정되어도, 그 법률이 생명력을 갖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는 이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이렇게 법률이 죽어가는 현실에서 장애아동의 조기개입은 여전히 부모몫으로만 맡겨지고, 국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막대한 예산이 사용됨에도 불과하고 그저 쓰여질 뿐이지, 올바르게 쓰여지기를 기대할 수 없는 현실이다.

장애아동 개개인에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서비스가 될 때, 동일한 예산이 투입되어도 효과는 그 이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와같은 기능을 할 수 있는 장애아동지원센터는 지방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

이제 지방자치단체장선거(6월 4일)가 다가오고 있다.

이번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장애아동지원센터 설치가 공약에 들어가기를 바란다. 이 부분, 특히 장애아동의 권리에 관심을 갖는 지방자치단체장 후보들이 많이 나오기를 학수고대한다.

*전국장애아동보육시설협의회 이계윤 고문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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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윤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숭실대학교 철학과 졸업과 사회사업학과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한국밀알선교단과 세계밀알연합회에서 장애인선교현장경험을 가졌고 장애아전담보육시설 혜림어린이집 원장과 전국장애아보육시설협의회장으로 장애아보육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예수와 장애인, 장애인선교의 이론과 실제, 이삭에서 헨델까지, 재활복지실천의 이론과 실제, 재활복지실천프로그램의 실제, 장애를 통한 하나님의 역사를 펴내어 재활복지실천으로 통한 선교에 이론적 작업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이 칼럼난을 통하여 재활복지선교와 장애아 보육 그리고 장애인가족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독자와 함께 세상을 새롭게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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