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입성한 이진섭·균도 부자의 ‘부산에서 출발해 강원도를 거쳐 서울까지 도착 환영 기자회견’ 모습. ⓒ에이블뉴스

부산에서 서울까지 600여km를 4차례나 도보로 걸은 부자가 있다. 바로 자폐성장애 1급인 아들 균도씨와 아빠 이진섭(부산장애인부모회장) 씨. 이들이 4차례 부산에서 서울까지 왕복한 거리를 계산하면 무려 2,500km나 걸은 셈이다.

이들 부자는 지난해 3월 장애아동복지지원법과 발달장애인지원법, 국민기초생활보장법(부양의무제 폐지) 개정을 요구하며 ‘발달장애인 균도와 함께 세상걷기’ 1탄을 시작했다.

노력 끝에 지난해 6월 장애아동복지원법 제정의 기쁨도 누렸다. 하지만 이씨 부자는 또 다시 거리로 나섰다.

장애가 있는 자녀에게 수급비를 받게 하려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부모들이 계속 생겨나 부양의무제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고 있고, 발달장애인에 대한 정부의 노력도 미흡하기 때문이다.

현재 발달장애인의 경우 특수교사와 특수교육기관 부족으로 인해 적절한 교육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발달장애인이 취업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인지라 오로지 부모에게 의지해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후 지난 5월 ‘균도와 함께 세상걷기’ 3탄을 마무리 한 뒤 5개월 뒤인 10월 다시 이들 부자는 4탄을 시작했다. 이들은 2달여간 포항, 강릉, 춘천, 가평 등을 거쳐 지난 20일 서울에 입성했다.

이들 부자는 전국의 많은 장애부모들을 만나 법 제·개정의 필요성을 알리고, 언론의 관심을 호소하기 위해 ‘균도와 함께 세상걷기’을 진행해오고 있다.

균도 부자는 22일 오전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열린 ‘부산에서 출발해 강원도를 거쳐 서울까지 도착 환영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달장애인법 원안 제정과 부양의무제 폐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진섭 씨는 “우리나라에는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서비스와 지원체계가 사실상 전무하다”며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이외에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지, 잘 제공되고 있는지, 또 다른 서비스가 필요한지를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체계가 마련되어야 하나, 우리나라는 그나마 일부 존재하는 서비스 조차도 각종 심사를 거쳐 선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씨는 “부모가 있는 발달장애인들은 아무런 소득이 없더라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수급자가 될 수 없다”면서 “정부가 부모를 부양의무자로 간주하고 부모에게 부양에 대한 책임을 떠 넘겼다. 이러한 부양의무자 기준은 발달장애인뿐만 아니라 전체 국민들 중 저소득층 모두를 향해 ‘복지를 받으려면 가족관계를 파괴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씨는 “발달장애인법 원안 제정과 부양의무제 폐지를 통해 장애인도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발달장애인 균도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우리는 계속 걷겠다”고 다짐했다.

'균도부자 서울 도착 환영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애단체 관계자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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