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시사기획 '쌈'에서 방영된 화면 모습. 나영이는 '탈장과 영구적 항문소실,괄약근파열 영구적회장루' 진단을 받았으며, 평생 장루장애를 입고 살아야한다. ⓒKBS

8세 여아를 성폭행하고 영구 장애를 입힌 이른바 ‘나영이사건’의 파문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가 평생을 안고 가야할 장애에 대해 국민들이 안타까운 심정과 분노를 인터넷을 통해 토로하고 있다.

등교하는 아이를 유인해 강간, 상해를 입힌 이번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 나영이(가명)는 의료진으로부터 ‘탈장과 영구적 항문소실, 괄약근 파열 영구적 회장루’ 진단을 받아 평생 장루(인공항문)를 달고 살아야하는 장애를 입게 됐다.

장루란 주로 대장암이나 직장암, 가족성 용종증, 궤양성 대장염 등의 질병으로 인해 정상적인 배변이 불가능한 경우, 복부 표면에 장을 노출시켜 배변을 하도록 구멍을 낸 인공항문을 말한다. 95% 이상의 장루장애인이 대장암이나 직장암에 걸린 성인으로 장루장애인의 평균연령은 60세이다.

하지만 나영이의 나이는 겨우 9살. 성폭행 피해로 대장이 모두 소실된 나영이는 복벽 외부에 회장(소장의 마지막 부분)을 직접 돌출시켜 장루를 생성한 채 생활하고 있다. 나영이와 같은 회장루의 경우는 대장의 소실로 인한 묽은 변의 상시적 배설이 일어나 심각한 활동제약을 받는다.

시·공간 제약을 받는 장루장애는 심리적, 신체적으로 이중 장애에 시달려 어떤 장애보다도 심각한 장애다. 장루장애인은 용변에 대한 조절능력의 상실로 인해 24시간 수시로 배설하게 돼 냄새 및 가스배출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또한 장루의 탈장, 탈출, 함몰, 괴사, 장의유착, 협착 등의 후유증 예방을 위해 복근 사용의 제한을 받아 전반적인 신체활동이 불가능하다.

2008년 말 기준 보건복지가족부 장애인등록 현황에 따르면 전국 장루장애인은 11,740명(남성 7,302명/여성 4,438명)이나 사회적 낙인을 우려해 등록을 하지 않은 이들까지 포함하면 수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5년 장루관리용품이 건강보험적용 의료용품으로 지정됐지만 지속적인 후유질병으로 인한 의료비를 평생 감당해야한다. 하지만 사회적인 활동의 제약으로 생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 장루장애인에겐 경제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안산시 사회복지과에 따르면 나영이의 가족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 가구로 매월 생계급여 48만여원을 받고 있다. 장애아동수당은 월 최고 20만원까지 받을 수 있으나 나영이는 경증장애인으로 분류돼 월 10만원을 지급받고 있다.

현재 안산시에는 후원 문의가 쇄도하고 있지만 나영이 어머니는 관심과 후원을 모두 사양하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산시측으로 후원 문의가 쏟아지자 안산시는 경기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협의해 지정기탁금을 받기로 했다.(*문의: 안산시 주민생활지원과 서비스연계팀 031-481-2921)

성폭행으로 인한 충격에 이어 장루장애를 안게 된 나영이는 현재 심각한 심적 고통을 겪고 있다.

KBS 시사기획 쌈 보도내용에 따르면 나영이는 심리치료 과정에서 ‘범인을 어떻게 처벌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온몸에 주머니를 달고 벌레와 쥐가 사는 감옥에서 60년 동안 가두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가해자에 대한 원망과 분노를 나타낸 것이기도 하지만, 나영이 자신이 평생 주머니를 달고 살아야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 위축감을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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