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을 하고 있는 휠체어 사용 장애인 그림.ⓒ보건복지부

# 여성지체장애인 B씨는 임신 후 검사를 받기 위해 몸무게를 재야했으나 다른 임산부들과 의료진들 앞에서 난감한 상황을 겪었다. 휠체어에 탄 채로 몸무게를 잴 수 있는 체중계가 없어, 내려와 기어가서 체중계 걸터앉아 측정했기 때문이다.

검진기관에서 휠체어 체중계가 마련되어 있어 검진기관에서의 태아를 위한 정기적 체중 검사가 이제는 힘들지 않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장애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안전하고 편하게 검진 받을 수 있도록 보조인력과 시설, 장비 등을 갖춘 8개 병원을 장애친화 건강검진기관으로 지정했다.

8개 병원은 ▲서울의료원(서울) ▲대청병원(대전) ▲경기도의료원수원병원(경기) ▲원주의료원(강원) ▲안동의료원(경북) ▲마산의료원 및 양산부산대병원(경남) ▲제주중앙병원(제주) 등이다.

지정된 건강검진기관별로 시설개보수와 검진의료장비 구매 등이 완비되면 순차적으로 시행하며, 시행일은 복지부 및 관할시·도의 홈페이지와 장애인단체를 통해 별도 홍보할 예정이다.

본지 측으로 “건강검진 어떻게 해야되냐”는 문의가 많아 복지부가 발간한 ‘건강검진 이렇게 이용하세요’ 4종 중 지체뇌병변, 발달장애인편을 뽑아 총 2편으로 정리한다.

한 눈에 보는 장애인건강검진 과정.ⓒ보건복지부

■장애친화 건강검진, 어떻게 다를까?

복지부는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장애 친화 건강검진 기관’을 총 8곳 지정했다.

이곳은 환자가 안전하게 검사를 마칠 수 있도록 안내 인력이 장애인의 이동과 의사소통을 돕고, 원활한 이동을 보장하는 편의시설과 유니버설 검진 의료 장비를 갖췄다. 또 환자에게 부담이 적도록 검사 시간, 대기시간, 장소 등에 주의를 기울인다.

특히 지체‧뇌병변 장애인을 위해서는 ▲휠체어 사용자의 동선과 눈높이에 맞는 진료 및 편의시설 ▲휠체어 체중계, 이동식 전동리프트, 이동형 침대 등의 장비를 갖췄다.

장애특화 검진장비를 소개하면 ▲휠체어를 탄 채 측정 가능한 ‘휠체어 체중계 ▲누운 자세로 측정가능한 ’장애특화 신장계‘ ▲눕거나 앉은 자세로도 측정 가능한 ’체성분 기계‘ ▲휠체어에 앉아 상반신 엑스레이 촬영하도록 등받이 변형이 가능한 ‘특수휠체어’ ▲휠체어 사용자가 안전하게 오르내릴 수 있는 ‘진료대’ ▲휠체어에서 검진대로 이동을 돕는 ‘이동식 전동리프트’ ▲뇌병변장애를 위한 ‘대화용 장치’ ▲성인기저귀 교환대 ▲이동형 침대 등이다.

등록장애인 누구나 장애 친화 건강검진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다른 ‘장애 친화 건강검진 기관’에서 제공되는 장애인 건강검진 보조 등의 서비스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경우는 1급~3급의 중증장애인이며, 이 경우 장애인 등록증을 지참해야 한다.

■건강검진? 사전예약 필수, 체크리스트 작성 ‘꼼꼼’

건강검진기관 예약은 각 기관의 전화,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기관 사정에 따라 예약이 일찍 마감될 수 있으니 반드시 사전 예약 후 방문해야 한다.

방문 전에는 사전 체크리스트를 작성해야 하며, 이 안에는 본인의 장애유형과 건강검진 전반에 어떤 지원 서비스가 필요한지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이다. 결과 통보에 대해서도 일반글자, 확대문자, 점자 프린터물 등 다양하게 선택 가능하다.

장애인 건강검진 사전 체크리스트.ⓒ보건복지부

검사 당일에는 기관에 방문, 휠체어를 탄 채 접근, 이용 가능한 낮은 접수대를 이용해 접수하고, 문진표를 바탕으로 개인 병력 등 검사 전 주의사항을 점검한다.

이 때 휠체어 전용 테이블이 준비돼 있다. 직접 작성하기 어려운 경우, 직원이 작성을 도와준다. 탈의 시에도 직원이 도와준다. 서서 갈아입기 어렵거나 기저귀 교환이 필요할 경우 탈의실내 ‘성인 기저귀 교환대’를 이용할 수 있다.

휠체어 체중계를 통해 몸무게를 재고 있는 그림.ⓒ보건복지부

■휠체어를 탄 채 측정…누운 상태로 방사선

건강검진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될까?

먼저 일반검진인 키와 허리둘레일 경우, 장애 특화 신장계, 줄자 등을 이용해 누운 자세로 키와 허리둘레를 측정할 수 있다. 몸무게도 휠체어 체중계를 이용해 측정 가능하다.

시력을 점검하기 위한 시력검사는 휠체어 이용자의 눈높이에 맞춘 시력표로 측정하며, 청력검사는 부스 진입이 어려운 경우, 휠체어에 탄 채 소음이 없는 환경에서 청력을 측정할 수 있다.

고혈압 여부를 알아보는 혈압검사는 이동식 혈압계를 이용하며, 소변검사의 경우에도 도움이 필요할 경우 지원 서비스가 가능하다.

빈혈 등을 알아보기 위한 혈액검사는 보통 팔꿈치를 오그린 안쪽 부분에서 채혈을 하지만 수검자의 상태에 따라 손등이나 하지 등 다른 부위에서 채혈할 수 있다.

폐결핵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흉부 방사선 촬영은 휠체어에 앉거나 누운 상태로 촬영 가능하다. 낙상 위험이 있는 경우, 자세 유지를 위해 보조 인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구강검진의 경우에도 검진대로 안전하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도우며, 구강검진대로 이동이 어려울 때는 휠체어를 탄 채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위내시경 이동 장비 통해 가능, 자궁경부암 일반침대

암 검진에 속하는 위내시경 검사는 안전하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이동 장비와 보조 인력이 준비돼 있다.

유방 촬영의 경우 통증이 심해 검사를 원치 않으시는 경우 촉진, 유방 초음파 검사 등 다른 보완적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자궁경부 세포 검사의 경우도 필요한 경우 일반침대에서 검사하거나 직원이 자세 유지를 보조한다.

검진결과는 우편, 검진기관 방문 등을 선택해 결과표를 받아볼 수 있으며, 의사의 설명 또는 상담을 원한다면 별도의 진료를 통해 상담 받을 수 있다.

장애친화 건강검진기관 8곳 현황.ⓒ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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