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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재활난민, ‘치료받을 권리’ 있죠

이준수 작업치료사, “지역사회 재활의료 활성화” 강조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06-09 16:33:14
녹색병원 이준수 작업치료사.ⓒ대한작업치료사협회 에이블포토로 보기 녹색병원 이준수 작업치료사.ⓒ대한작업치료사협회
재활병원을 전전하는 환자들, 즉 ‘재활난민’이 뜨거운 감자다. 앞서 보건복지부에선 해외 사례와 비교하며 재활의료전달체계를 연구해왔고, 국회 보건복지위 의원들도 앞 다퉈 ‘재활 난민’ 방지 법안을 연이어 발의했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7월 1일부터 시범 시행되는 ‘장애인 건강권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 (일명 장애인 건강권 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간 장애인에 대한 재활치료 전달체계는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급 종합병원에서 퇴원한 환자가 마땅히 갈 곳을 찾지 못해 이곳저곳 전전하고 환자 및 보호자가 지불하는 사회적 비용도 꽤 큰 편이다. 이런 폐단을 줄여보고자 광역 재활병원을 전국 곳곳에 설치했지만, 결국 위탁운영에 따른 수익성의 문제로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소아 재활은 더 큰 문제다.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전국에 어린이재활병원이 단 한 곳밖에 없으며 그나마 한 곳 있는 민간의 푸르메 재활병원도 적자경영을 예고하고 있다. 수익의 논리에서 자유롭지 않은 재활치료 시스템. 결국은 근본적인 처방전이 필요하지 않을까?

대한작업치료사협회는 재활난민을 주제로 현상학적 연구를 실시한 녹색병원 이준수 작업치료사와 인터뷰를 통해 ‘재활난민’을 양상하는 기존의 재활치료 전달체계에 대한 문제와 대책을 짚었다.


Q.왜 갑자기 재활난민을 연구하게 되었나?

일선에서 작업치료사로 근무하면서 제도적인 문제점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사실 처음엔 ‘간병비’ 문제에 관심을 갖고 공부했는데,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재활 난민’ 이라는 걸 알게 됐다. 내가 일하는 병원에도 중추신경계 환자들이 많이 오간다. 그런데 그분들이 항상 한 목소리로 얘기하는 게 뭐냐 하면, 재활치료 시스템이 전혀 객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냥 알아서 병원을 알아보고, 또 기간되면 알아서 나가고, 이런 얘기를 많이 듣다가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더 많이 관심 갖게 됐다.

Q.평소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활동도 한다는데?

평소 글 쓰는 걸 좋아했다. 전문적이진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보고 공감해 줄 정도의 필력이 부러웠다. 그래서 열심히 글을 연습하며 쓰게 됐다. 내가 겪고 있는 의료현실, 특히 재활난민에 대해 기사도 여러 번 쓴 경험이 있다. 그 외 실생활에서 느끼는 공공의료 부족 관련 글도 많이 쓴다. 얼마 전에도 하나 썼다 하하. 글 쓰는 게 사실 정말 힘든데, 의무감이라기보다 내가 갖고 있는 지식을 공유한다는 데 큰 의의가 있는 것 같다.

Q.공공의료 부족 얘기를 잠시했다

우리나라는 공공의료 병상이 5% 가 채 안 된다. 공공병원의 병원비는 일반 민간병원비의 70% 밖에 되지 않아 돈 없는 서민들이 이용하기에 용이하다. 그런데 공공병원을 수익의 논리로 바라보고, 또 위탁운영하며 국가가 나 몰라라 손 떼는 현실은 국민건강에 관심이 없다는 뜻이다. 재활난민 연구가 공공의료 부족과 많이 중첩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장애인 및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는 공공보건의료의 의무에 해당한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재활 난민이란 용어 자체가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참 웃기지 않나?

Q.이번 석사논문이 현상학적 연구라고 들었다?

기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양적연구로는 환자들의 주관적이고 세밀한 느낌까지 알 수 없다. 데이터로는 대략적인 문제들을 알 수 있지만, 재활 난민으로서 느끼는 ‘인권에 대한 문제’, ‘경제적인 부담’, ‘가족 해체’, ‘중산층의 붕괴‘ 같은 이차적인 위험요소까진 자세히 모른다. 재활난민으로서 느끼는 환자들의 주관적인 느낌을 알아보고, 많은 이들에게 재활난민 이슈를 전파하고 싶었다.

Q.환자들이 얘기하는 재활난민의 모습은 어떠했나?

그야말로 처절했다. 병원비, 간병비 포함 월 300만원은 기본이다. 그런데다가 병원은 돈벌이에 급급해 비급여를 청구하는 등 환자 가족들의 등골은 휘고 있다. 그리고 갈 수 있는 병원도 굉장히 한정되어 있었다. 병원마다 특색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가 갈만한 병원인지 아닌지 사전 정보가 없어 혼란스러워 하셨다. 일반인의 입 퇴원은 비교적 절차가 간편하지만, 재활환자는 그 특성상 짐이 많아 원룸을 이사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막상 입원한 병원이 나랑 너무 안 맞는다면? 치료의 연속성이 무너져 진도를 처음부터 다시 나가야한다면? 그건 정말 통곡할 노릇일 게다.

또 문제는 뭐냐면, 재활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들이 수도권에 몰려있다는 것이다. 지방에 거주하는 환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수도권에 머물 수밖에 없다. 또 퇴원을 하고 집에 가고 싶어도 지역에서 유지기동안 재활치료 받을 의료기관이 없어 사회 복귀를 주저한다. 그렇게 병원을 전전하면 결국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고, 가정 존립의 위기에 한 발 다가서게 된다.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Q.재활병원의 수익성 논란이 심하다. 그 이유는?

아까 잠시 언급했듯이, 공공의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재활병원의 치료 수가는 치료공간대비, 치료사 업무 강도 대비 굉장히 저평가 되어있다. 그러다보니 민간 병원에선 재활병원 설립을 꺼린다. 병원의 수익이 보장받지 못하니 직원들의 월급이 밀리는 경우도 생긴다. 광역재활병원 설립 이유가 공공성을 토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질적 양적으로 케어하기 위함인데 지금 운영되는 상황을 보면 취지와 거리가 멀다. 결국 근본적인 의료공공성이 담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Q.정책 제안을 한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장애인 건강권 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도 별로 재활의료센터를 설립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으니, 그 취지를 살려 제대로 활용만 한다면 어느 정도는 커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또한 상급종합병원과 시, 도에 설치된 재활의료센터가 잘 연결돼야하고 또한 아급성기 유지기 재활치료에 대한 가이드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장애인 취업에 대해 색안경을 쓰고 보는 등 인식이 뒤떨어져있다. 이는 사회복귀를 꺼리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아급성기 시, 도에 설치된 재활의료센터에선 장애인고용센터와 연계하여 적극적으로 환자의 사회복귀를 돕도록 힘써야한다. 그 역할을 재활의료센터의 작업치료사와 사회복지사가 협업하면 될 것 같다. 또한 동, 면 단위에 지역사회 재활을 활성화하여 사회에 복귀해서도 꾸준히 유지기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재활의 중심은 퇴원 후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지역사회이기 때문이다.

Q.앞으로 바라는 게 있다면?

재활난민도 결국은 정치의 영역이라 생각한다. 그간 장애인이 소수라는 이유로 관심을 많이 받지 못했는데,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여러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대가 오면서 달라진 것 같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다면 민주주의의 참 뜻에 어긋나는 것이다. 부디 사람으로서 치료받을 권리, 사회에 적응하며 더불어함께 살 권리를 정치권에서 만들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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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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