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이 ‘서울에 장애인 공공재활병원을 지으면 어떨까요?’라는 시민 제안에 “건립절차를 본격 시작하겠다”고 답변하고 있다. ⓒ민주주의 서울

#장애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서울에는 약 40만 명의 장애인이 살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면적에 비해 가장 많은 수라고 합니다. 재활병원은 낮은 수가 때문에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민간에서 외면해 과소 공급되고 있습니다. 특히 돈이 안 된다며 청소년 재활 문제를 외면하다 보니 장애청소년은 치료를 받고 싶어도 2~3년 이상 기다려야 합니다. 청소년기 이후의 장애 아동의 삶은 가족이 오롯이 감당해야하는 몫입니다. 그러나 서울에는 지역 장애인을 관리할 공공재활병원이 한 곳도 없습니다. -2019. 10. ‘민주주의 서울’ 시민 이정욱 님 제안 본문 중

서울에 ‘장애인 공공재활병원’이 처음으로 들어선다. 시민이 서울시 시민참여 플랫폼 ‘민주주의 서울’(democracy.seoul.go.kr)에 올린 글에 1천 명이 넘는 시민이 공감하면서 정책으로 채택된 것.

지난해 10월 ‘민주주의 서울’에 올라온 제안글은 1,222명의 시민 공감을 얻어 올해 3월 공론장이 개설됐고, 공론장에는 약 한 달 동안 총 1,120명이 참여했다.

공공재활전문병원이란 장애 아동부터 성인까지 평생의 건강관리를 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고, 전인적인 재활을 통해 사회복귀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병원이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에 장애인 공공재활병원을 지으면 어떨까요?’라는 시민 제안에 “건립절차를 본격 시작하겠다”고 응답했다. 시는 30일 박 시장이 직접 답변한 영상을 ‘민주주의 서울’에 게시했다.

박 시장은 영상답변을 통해 “장애인 재활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39만4천 명의 장애인들이 제 때에 꾸준히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공공재활병원 건립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7월부터 타당성 용역을 실시하고 병원 부지를 물색하는 등 건립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병원 건립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장애 재활치료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다각도의 공공재활정책을 확대 추진해 건립 이전까지 장애인의 재활치료와 건강관리 어려움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전국 최초 공공어린이 전문병원 건립, ‘서울형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 지정 확대, 장애청소년 의료재활사업 확대, 시립병원 재활의학과 확대 등을 추진한다.

전국 최초의 공공어린이 전문병원인 ‘강북어린이전문병원’(강북구 번동 365-1)을 급성기 질환, 특수질환 진료, 장애아동재활치료시설 등을 포함해 250병상 규모로 2025년까지 차질 없이 건립할 예정으로 현재 세부 운영계획 수립을 위한 단계를 앞두고 있다.

내년에 보건‧의료뿐 아니라 복지까지 아우르는 통합적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울형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 2곳(동남권‧동북권)을 새롭게 지정할 계획이다. 기존 보건복지부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 2개소에 더해 건강관리의 품질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는 장애인의 복합적 보건·의료 사례관리를 위한 기관으로, 보건복지부가 공모하고 서울시가 지정하고 있다. 현재 보라매병원(’18년)과 서울재활병원(‘19년) 등 2개소만 지정돼 있어 서울 전역의 보건소와의 협력‧지원에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서울형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는 장애인의 복합적 보건·의료‧복지 욕구에 따른 통합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건소의 장애인 건강관리사업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시는 장애청소년에 대한 재활과 치료를 활성화하기 위해 ‘장애청소년 의료재활사업’도 확대한다.

현재 장애인의 재활과 치료를 위해 병(의원) 6곳을 지정하고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이들 시설에 대한 치료실적을 평가해 운영 보조금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여기에 장애인이 다수 거주하고 있음에도 의료재활시설이 없는 권역에 ‘장애청소년 재활치료 병원’을 추가로 지정할 예정이다.

시립병원 재활의학과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서북병원을 회복기 재활치료 병원으로 기능을 개편해 성인 재활치료를 강화한다. 종합병원으로 승격된 서남병원은 시설·기능 보완을 위한 병원시설 증축 시재활치료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12개 시립병원 중 재활의학과를 개설·운영 중인 곳은 어린이, 은평, 서북, 서울의료원, 보라매, 북부, 서남 등 총 7개소로, 나머지 시립병원에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박원순 시장은 “장애인 재활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특히 장애 청소년의 경우 급격한 신체발달이 일어나는 시기인 만큼 발달수준과 특성에 맞춘 재활치료가 꼭 필요하다”며 “‘장애인 공공재활병원’ 설립이라는 이번 서울시의 답변이 장애인 당사자와 그 가족들의 삶을 국가가 책임져 나가는 자그마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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