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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진단의 오류는 누구의 잘못일까

보장구 내구연한 경과 교체하려는 절단장애인 사연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12-14 15:17:36
우리나라에서 실질적이며 보편적으로 장애인복지가 시작된 것은 1981년 「장애인복지법」이 제정되면서부터라 할 수 있으며, 본격적인 제도 시행은 '88올림픽을 앞두고 장애인등록을 시작한 1988년 11월부터이다. 장애인등록과 함께 장애등급제가 시행되면서 장애등급에 따라 장애인복지 시책 등이 시행되었다.

처음 장애인등록을 시작할 때는 지체 시각 청각 언어 지적 등 다섯 가지에 불과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장애유형 확대의 목소리가 높아져 「장애인복지법」이 개정되면서 2000년에는 10개 유형이 되었다가 2003년에는 15개 유형으로 늘어났다.

겨울에 피는 동백꽃.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겨울에 피는 동백꽃. ⓒ이복남
현재 우리나라 장애 유형을 살펴보면 지체장애인, 뇌병변장애인,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언어장애인, 지적장애인, 자폐성장애인, 정신장애인, 신장장애인, 심장장애인, 호흡기장애인, 간장애인, 안면장애인, 장루·요루장애인, 뇌전증장애인 등 총 15가지이다. 그동안 명칭 등에 조금씩 변동이 있었으나 대체로 15가지 유형이 1급부터 6급까지로 분류되어 있다. 심장이나 신장 등 일부유형은 1~6급이 아닌 경우도 있지만.

그런데 15가지 장애유형이 대부분은 한 부위에 관한 장애이다. 시각은 눈에 관한 것이고 언어는 입 내지 성대에 관한 것이다. 심장이나 신장 간 호흡기 등 다른 유형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체장애인은 사람의 신체에서 시각이나 청각 등 다른 유형을 뺀 나머지 즉 팔과 다리 그리고 몸통에 관해서인데 네 개 분야로 나뉘어져 있다.
첫째 지체 절단장애(팔·다리)
둘째 지체 관절장애(팔·다리)
셋째 지체기능장애(팔·다리·척추)
넷째 지체 변형 등의 장애(다리·척추·성장)

절단장애는 사람의 신체에 대해서 절단이라는 말이 좀 그렇기는 하지만 아무튼 산재나 교통사고 등으로 팔이나 다리가 잘린 경우다. 팔의 경우 손목관절 팔꿈치 관절 그리고 어깨관절 등 세 부위가 있지만 대부분은 손가락 부분에 집중되어 있다. 다리의 경우 고관절, 무릎관절, 발목관절, 발등과 발가락 등으로 구분되는데 발목관절은 발목과 발등 사이의 쇼파관절과 발등과 발가락 사이의 리스프랑관절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A 씨의 장애인증명서.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A 씨의 장애인증명서. ⓒ이복남
관절장애는 팔의 3대 관절(어깨관절, 팔꿈치관절, 손목관절)과 다리의 3대 관절(고관절, 무릎관절, 발목관절) 그리고 다섯 손가락의 모든 관절이 해당된다. 특히 엄지손가락의 경우 한손의 엄지손가락 관절 운동범위가 75% 감소되면 지체장애 5급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발가락 관절은 예외다. 두 발의 모든 발가락의 관절총운동범위가 각각 75% 이상 감소되어야 5급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절단장애도 아니고 관절장애도 아닌 중간쯤에 기능장애가 있다. ‘팔, 다리의 기능장애는 팔 또는 다리의 마비로 팔 또는 다리의 전체 기능에 장애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팔 또는 다리의 기능장애가 마비에 의하는 때에는 근력이 어느 정도 남아 있지만 기능적이 되지 못할 경우 도수근력검사를 한다. 그리고 척추장애는 경추 흉추 요추 등의 운동가능범위로 측정한다.

그리고 척추측만증이나 척추후만증, 왜소증 등은 변형장애에 속한다.

A 씨는 1999년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지체 2급 장애인이다. 당시 장이 전부 파열되고 양쪽 다리는 골절에 화상까지 입었다. 위장 췌장 십이지장 대장 등 장기는 전부 다 파열되어 잘라내고 기워야 했다. 양쪽 다리는 골절에다 오른쪽 다리는 라디에이터에 화상을 입어 화상치료도 해야 했는데 화상이 너무 심해서 결국 오른쪽 다리는 잘라야 했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고부터 위장 등은 조금씩 회복이 되어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잘려나간 다리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2000년 4월 오른쪽 다리는 의족을 했다. 절단 된 오른쪽 다리는 지금도 환상통으로 밤마다 술이 없으면 잠을 못 잔다고 한다.

그동안 여러 차례 의족을 했었다. 넓적다리 의지는 150여만 원인데 내구연한이 3년이다. 대부분의 보장구는 공단에서 90%를 부담하고 본인은 10%만 부담하면 된다. 의료급여 수급자는 100% 의료급여에서 부담한다.

그러던 중 A 씨는 얼마 전 보장구의 내구연한이 다 되어서 주민센터를 찾았더니 안 된다고 했다.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내구연한이 3년이므로 그동안 여섯 번 정도는 의족을 새로 했는데 그동안은 아무 말이 없다가 이제 와서 안 된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었다.

“도대체 안 되는 이유가 뭡니까?”

“절단장애가 아니라서 해 줄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동안 어떻게 했습니까?”

“앞의 것은 잘 모르겠고 아무튼 지금은 안 됩니다.”

A 씨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필자에게 분통을 터뜨렸다. A 씨의 다리는 1999년에 절단되었음에 필자도 어이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어떻게 하라던가요?

“절단장애로 새로 받으랍디다.”

A 씨의 의족.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A 씨의 의족. ⓒ이복남
너무나 억울하고 분통이 터지는 일이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장애인복지카드에는 뭐라고 되어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냥 지체장애 2급이라고만 되어 있단다. 그럼 어디에 나와 있느냐니까 장애인증명서에 [지체(하지기능)]이라고 되어 있더라는 것이다. 일단 장애인증명서 한 통을 부탁했다.

A 씨는 처음부터 절단장애였는데 어디서 누가 잘못 기록한 것일까. 예전에는 의사가 진단하고 등급을 매겼으므로 의사가 잘못 기록한 것일까? 아니면 의사의 장애등급을 동사무소(주민센터) 담당자가 기록하면서 잘못 기록한 것일까? 누구의 잘못이든지 그동안 여러 차례 의족을 했는데 그 때는 왜 아무 말이 없었을까?

A 씨는 며칠 동안 고민했다. A 씨는 여태까지 몇 번이나 의족을 했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정말 화가 나고 분통이 터지는 일이다. 쉿! 이건 비밀이지만 장애인등록을 할 당시만 해도 왼쪽 다리가 많이 불편했다. 그래서 왼쪽 다리의 [하지기능]을 3급 또는 4급을 받은 모양인데 그래서 종합 2급이 되었는데 그것을 그대로 기록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그동안 세월이 많이 흘러서 왼쪽 다리의 [하지기능]은 약간 나아졌다. 그래서 이제는 [하지기능] 3~4급을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것이다. A 씨는 현재 지체장애2급이라 장애인연금을 받고 있는데 2급에서 하락이 되면 장애인연금을 못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족을 새로 하지 않을 수는 없으므로 하는 수 없이 주민센터에서 장애진단의뢰서를 받아 왔다고 했다.

“내일 병원 가서 장애진단을 새로 받으려고요.”

A 씨는 침통한 음성으로 필자에게 전화를 했다. 그런데 저녁 무렵 주민센터에서 다시 전화가 왔단다.

“새로 안 받아도 된답니다. 이번에는 그냥 해 주겠답니다.”

현재는 새로 안 받아도 된다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다면 3년 후에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이번 참에 절단장애라는 것을 확실히 해 놓아야 3년 후에 바로 보장구(의족)을 할 수 있을 텐데 주민센터에서 어떻게 했을지 모르겠다.

내년 7월부터 장애등급제가 단계적으로 폐지된다고 한다. 폐지 후에는 무엇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이렇다 할 구체적인 내용이 없으니 그저 답답할 뿐이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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