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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예산 쪼개서 발달장애인 각자 ‘부여’

직접 서비스 선택·예산 권한, 지불 ‘제3자’ 진행

미국 자기 주도 서비스 소개…“예산↓만족도↑”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7-02 17:21:55
국제발달장애우협회 전현일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한국장애인개발원 주최 ‘당사자 주도 서비스 세미나’에서 미국에서 실시 중인 ‘당사자 주도 서비스’를 소개했다.ⓒ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국제발달장애우협회 전현일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한국장애인개발원 주최 ‘당사자 주도 서비스 세미나’에서 미국에서 실시 중인 ‘당사자 주도 서비스’를 소개했다.ⓒ에이블뉴스
발달장애인들이 시설에서 쓰이는 각자의 예산을 지역사회로 갖고 나와 직접 서비스를 선택하고, 예산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면 어떨까? 예산도 줄이고, 당사자들의 삶의 질도 높아지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미국의 시스템이 우리나라에 공개됐다.

아직 우리나라 법상 시설예산을 지역사회로 배분할 순 없지만, 시범사업이 선행돼 성공한다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냐는 조심스러운 의견도 보태졌다.

국제발달장애우협회 전현일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한국장애인개발원 주최 ‘당사자 주도 서비스 세미나’에서 미국에서 실시 중인 ‘당사자 주도 서비스’를 소개했다.

■‘사람 따라가는 돈’, 예산 사용량 ‘시설 〉지역사회’

당사자 주도 서비스’는 발달장애인의 가정과 지역사회에 기반한 장애인복지서비스 중 하나로 미국에서 뿐만 아니라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 선진국에서 실시되고 있는 시스템이다.

우리나라에서 소개된 바 있는 ‘개인예산제’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지만, 현금 거래가 아닌 자신이 직접 서비스를 선택해 예산을 짜고, 인가된 지출에 대한 지불은 제 3자가 하는 방식이다.

미국에서는 1990년 일부 주에서 당사자 주도 케어체제를 시도했고, 2002년 당사자 주도 서비스안 채택, 2004년 당사자 위주의 서비스 플랜 도입, 2005년 Money Follow the Person(MFP, 사람 따라가는 돈)을 실시했다. 이후, 2009년 36개 주에서 이 시스템을 채택하고 올해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MFP, 즉 ‘사람 따라가는 돈’은 시설에서 쓰이는 돈보다 지역사회에서 돌봄 받는 것이 예산이 적게 쓰인다는 점에 착안, 2005년 ‘적자예산 절감을 위한 법’에 의해 실시했다.

MFP는 시설 서비스를 줄이고, 가정과 지역사회에 근거한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것, 그 서비스를 위한 예산 마련에 장애가 없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전현일 대표는 “미국 시설에는 신체장애인이 사는 일이 거의 없고 다 발달장애인이다. 시설에서 쓰이는 1인당 돈이 상당이 많은데 지역사회에 나오는 예산이 줄어든다는 연방정부 시책에 따라 이뤄졌다”고 말했다.

특히 ‘당사자 주도 서비스’의 특징은 서비스 관련 비용을 당사자에게 직접 제공해 당사자가 스스로 서비스 플랜을 작성하고 지역사회 전문가 및 네트워크를 자신의 욕구에 맞도록 활용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발달장애인 당사자에게 예산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부여하고 있다.

2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당사자 주도 서비스’ 세미나 전경.ⓒ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2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당사자 주도 서비스’ 세미나 전경.ⓒ에이블뉴스
위스콘신 IRIS “공적 기금 현명하게”, “부모도 활보 가능”

실제 자기주도 서비스 시스템을 실행하는 위스콘신 주의 IRIS(Include, Respect, I Self-Direct: 통합, 존중, 내가 주도) 시스템은 18세 이상의 주민이면서, 자산(현금 자산 2000달러 미만)이 많지 않아야 한다.

전현일 대표는 “미국에는 부양의무자 제도가 없다. 장애인인 18세가 되면 독립이 되고, 부모가 백만장자라도 상관이 없다”면서 “발달장애인은 가난하다. 자기주도 서비스 예산은 정부의 저소득층을 위한 의료보험비를 통해 지출된다”고 말했다.

또 신변처리, 언어와 이해, 학습, 거동, 자기 결정, 독립 생활 능력, 경제적 자립능력 등 총 7가지중 3가지 이상이 어려워야 서비스가 가능하다.

전현일 대표는 “우리 나라 장애등급제는 지적장애 아이큐가 몇 인지 이렇게 판단하지만, 미국에서는 기능에 장애가 있으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IRIS는 ▲자기가 원하는 식으로 살기 ▲개인 예산에 대한 권한 ▲자원과 서비스 관리 ▲공적 기금을 현명하게 사용할 책임 ▲장애인이 자기를 옹호하고 사회에 변화를 일으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 등 5가지가 지켜져야 자기결정 삶을 지원한다고 봤다.

IRIS의 목표는 ▲나의 집이 있다 ▲안전하고 건강하다 ▲돈을 벌거나 충족한 은퇴가 준비돼 있다 ▲내가 사는 지역사회에 활발하게 참여한다 ▲상호 도움이 되고 오래 가는 대인관계를 맺고 유지한다 ▲교통수단이 있고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다 등이다.

그렇다면 가입 방법은 어떨까? 장애지원센터인 ADRC에 가족, 복지사와 함께 방문해 서비스 체제를 마련하고 그 사람의 예산을 마련한다. 이후 사례관리사인 IRIS 자문자와 재정을 도와줄 재정 고용주 대리인인을 선택한다.

IRIS 운영국은 가입자의 장기케어 기능 사정양식을 기입, 컴퓨터 프로그램에 입력하면 통계처리로 개별예산을 산정한다. 가입자는 개별 서비스 예산을 운영하고 주도하는 반면, 현금을 한 푼도 만질 수 없다.

개별 예산의 기금을 직접 받지 않고 지불은 재정고용주가 맡는 것, 만약 간호 서비스가 필요하다면 당사자가 선택해 고용한다. 고용인의 임금은 재정담당 대리인이 지불한다.

특히 한국에서와 다른 특별한 점은 성인 장애인이 자신의 부모를 돌봄 종사자로 고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전현일 대표는 “미국에서는 개인이 예산을 활용할 책임, 권리가 있다면 부모가 못할 이유가 없다. 한국에서는 가족 활동보조 허용과 관련해 이야기가 있는 등 특별한 케이스가 있을 순 있지만, 미국에서는 (가족 활동보조가)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 ‘당사자 주도 서비스’ 시범사업 가능성.ⓒ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한국 ‘당사자 주도 서비스’ 시범사업 가능성.ⓒ에이블뉴스
전현일 대표는 우리나라에서의 적용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전 대표는 “자기 주도적 서비스 시범사업을 실시했던 1998년의 미국과 우리나라 현재와 비슷한 상황이 많다. 서비스 제공이 에이전시, 즉 복지관 중심이며, 서비스가 24시간 필요한 취약층이 불만족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대표는 “한국 서비스의 경우 시설에서 1인당 3000만원이 지원된다. 지역사회에 나올 때 각자 3000만원씩 들고 나오면 10명이 나올 경우 3억원의 돈이 나온다”면서 “그 많은 돈과 서비스 수요가 있다면 공급이 자연히 생길 것이다. 아직 지역사회에 가져나올 수 있는 법이 없지만, 시범사업은 가능하니까 시범사업 후 성공하면 그 뒤에 법을 만들 수 있지 않겠냐”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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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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