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21일 국회앞 기자회견에서 호흡보조기 자부담 폐지를 촉구하는 근육장애인 모습.ⓒ에이블뉴스DB

오는 11월 중순부터 시행될 재가 호흡기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화가 내년 1월로 미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2일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관계자는 에이블뉴스와의 통화에서 “11월 예정됐던 호흡보조기 건강보험 급여화 부분이 내년 1월1일로 시행을 연기했다”며 “내부적으로 검토할 사항이 있어서 미뤄지는 것”이라고 짤막히 답했다.

앞서 복지부는 중기보장성강화계획에 따라 재가호흡기보조기 대여료에 대해 급여화를 추진했으며, 11월 중순께 시행을 목표로 삼았다.

이는 현재 희귀난치성질환 11종에 해당하는 1812명에 대한 지원을, 호흡보조기를 사용하지만 희귀질환이 아니란 이유로 지원받지 못한 대상자에게도 확대하고자 마련된 것.

건강보험 가입자의 경우 현행 전액 무료 지원에서 자부담 10%가 적용된 최대 12만1000원까지를 부담해야 된다.

이에 정부에서는 ‘희귀난치성질환자 의료비 지원 사업’을 통해 최저생계비 300% 미만에게는 현행과 같이 국가에서 전액 부담할 방침을 세웠지만, 900여명의 대상자가 무거운 자부담의 짐을 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월 소득으로 따지면 4인 가구 기준 504만원. 이는 4인 가구 기준 2명 이상이 소득활동을 한다고 하면 당연히 넘어가는 수준이라는 것이 근육장애인들의 목소리였다.

한국근육장애인협회 등 16개 단체로 구성된 인공호흡기 사용 장애인 생존권 보장 공동대책연대는 국회 앞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를 향해 “자부담을 폐지해 달라”고 외쳤으며, 릴레이 1인 시위까지 진행했다.

지난 9월22일 장애인단체 간담회를 마친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과도 짧은 만남을 통해 “자부담을 폐지해 달라”, “당장 시행이 아닌 우리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게 조금 미뤄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연대 측에서는 호흡보조기 자부담 폐지 촉구를 다시금 강하게 알리기 위해 전국적 대규모 집회 계획을 준비 중이었던 상황. 일정 연기 소식에 한시름 놨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끝까지 정부를 압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근육장애인협회 정영만 회장은 “복지부 측으로 요구서를 전달한 이후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일정 연기는 전혀 몰랐던 사항이다. 일단은 2달여 동안 시간을 번거니까 한시름 놨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자부담 폐지에 대한 문제해결은 되지 않았다. 조만간 대규모 집회를 통해 다시 한 번 목소리를 알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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