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한국장애인개발원 황화성 원장.ⓒ에이블뉴스

취임 한 달, 명패가 다 마르기도 전에 황화성 한국장애인개발원장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 했다.

장애계에서 널린 알려진 숙박업소 장애인 편의시설 실태부터 어쩌면 나오지 않길 기도했던 자신의 낙하산 의혹까지. 전맹 중증시각장애인인 황 원장은 손과 귀로는 점자정보단말기를 읽음과 동시에 빠른 답변을 위해 긴장의 끈을 놓을 새 없었다.

1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등 4개 산하기관의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장. 점자정보단말기를 지참한 채 업무보고를 마친 황 원장, 안도의 한숨이 끝나기도 전에 여야 의원들이 약속한 듯 “황화성 원장님!”하며 불러 세웠다.

먼저 새누리당 김기선 의원은 “장애인 사회활동, 여가활동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숙박수단을 확보해 놓는 것이 중요한 현안이 되고 있다”고 운을 떼며 숙박시설 장애인 편의시설 문제를 도마 위에 올렸다. 숙박시설 편의 문제는 본지에서도, 장애계에서도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는 사항.

현재 우리나라는 장애인 이용가능 객실에 대해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규정하고 있다. 30실 이상 객실을 보유한 일반 숙박시설은 전체 객실의 0.5% 이상의 장애인 이용 가능한 객실을 보유하도록 하고 있다.

김 의원은 “숙박시설 문제에 대해서 관심조차 없다. 이번 국감때 장애인개발원에 현황 물어봤더니 파악조차 못했다”며 “박근혜 대통령도 숙박시설 BF 인증 확충을 공약화 한 바 있지 않냐. 이제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원장도 “관련 단체와 긴밀히 협조해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답변했다.

여당의 바톤은 새정치민주연합 양승조 의원이 이어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장애인공약 PPT를 들며 “장애인개발원의 역할은 장애인공약 이행 점검”이라고 현황 파악조차 되지 않는 현실을 질타한 것.

“취임 축하드립니다”라고 인사말을 했던 양 의원은 “공약 이행여부 점검 없이 어떻게 장애계를 선도하겠냐”란 말로 마무리 지었다. 취임 한 달째인 황 원장의 역할의 막중함이 하나 더 늘은 셈이다.

1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국정감사 모습.ⓒ에이블뉴스

장애인 자살과 사망에 대한 실태 파악 및 연구에 대해 질의한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 앞에서는 “업무파악을 못해서…”라고 긁적이기도 했다. 장애인복지법에 의해 장애인 관련 연구 수행을 하고 있는 개발원이 분명 해야 할 업무였다.

황 원장은 “저 또한 삶에 고통을 받고 있는 장애인당사자다. 제가 아직 업무 숙지를 못했다”며 “연구 수행했는지 검토해서 서면으로 답변 드리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외에도 지나치게 낮은 중증장애인생산품 생산시설 장애인근로자 임금, 장애인개발원의 장애인고용율 감소, 미비한 편의시설 BF 재인증 규정 등에 대해서도 “노력하겠다. 개선하겠다”는 답변이 이어졌다.

식은땀 흐르던 질의도 있었다. 화살은 기관이 아닌 황 원장 개인에게 향했다. 황 원장의 임명과 관련한 낙하산 의혹 제기였다. 무려 3차까지 진행했던 원장 응모 과정 속 제3자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냐란 것.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은 “누군가의 권유, 언질을 받은 적이 있냐”고 돌직구까지 날렸다. “받은 적 없다”고 부인했지만, 하나하나 뼈있는 김 의원의 질의는 이어졌다.

만만치 않은 여야 의원들의 질타에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열심히 답변한 황 원장의 첫 국감은 이렇게 많은 과제를 안기며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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