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를 비관하며 목숨을 끊은 세 모녀 사건이 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준 가운데, 사회복지통합안전망을 통해 4년간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중지시킨 인원이 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도입된 긴급복지 사업은 편성한 예산조차 모두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언주 의원(민주당)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긴급복지 예산은 971억원이었으나 위기 가정에 실제로 지원된 금액은 536억원에 불과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처럼 긴급복지 사업의 예산의 불용 또는 전용은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10년도 긴급복지사업 예산의 실집행율은 2010년 87.2%에 불과했고, 2011년 77.7%, 2012년 58.9%, 2013년 55.2%로 해를 거듭할수록 실집행율이 감소한 것.

긴급복지제도는 소득상실, 질병 등 위기로 생계유지가 어려운 취약계층에게 생계비, 의료비, 주거비, 교육비 등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해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이처럼 예산의 실집행률이 낮은 이유는 긴급히 보호해야할 가정을 발굴하는데 실패하기 때문이라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사회안전망의 소극적인 운영은 긴급지원제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부는 지난 2010년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이하 사통망)을 구축해서 우리 사회의 극빈층인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탈락시키거나, 급여를 감액시키고 있다.

지난 2010년 이후 작년까지 4년 동안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중지시킨 인원이 20만1987명에 이르는 것.

부양의무자 유무, 소득 파악 등으로 지급액을 삭감한 경우도 74만7176명에 달했다. 반면 급여가 증가된 경우는 49만2100명에 불과했다.

그 사이 2010년 155만명이었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2013년 135만1천명으로 20만 명 가까이 줄어들었다.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 탈락에는 적극적이지만, 수급자 발굴은 효과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

이 의원은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지만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대상이 못되는 사각지대가 117만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사회안전망의 효율성만을 강조하고, 위기가정과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 발굴에 실패한 정부는 반성해야 하며, 정부 정책을 즉각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어 이 의원은 “세 모녀 자살이라는 비극을 계기로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긴급복지지원제도도 위기 상황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장이 적합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지자체에 재량권을 부여하고, 긴급지원 대상자의 소득 기준도 최저생계비의 120%에서 중위소득 수준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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