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심장장애인들 대부분은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으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더욱더 그들을 주저앉게 만드는 것은 2년만에 찾아오는 장애 재판정이라는 큰 문턱이다.

심장장애 3급 황모(52)씨는 지난해 12월 23일 재판정 심사결과에서 등급외 판정을 받았다.

심사결정서에 따르면 황씨는 ▲심장증중증도4점 ▲심전도 x선검사 4점 ▲좌실심구혈율 4점 ▲폐동맥고혈압으로 수술불가능 3점 ▲치료병력 1점으로 총점 16점을 받았다.

황씨는 “검사결과에 최근 6개월 이내 입원병력이 없어 등급 기준 점수에 미달했기 때문에 이 같은 판정을 받은 것”이라며 “나 같은 경우는 아이젠 증후군이라 심장과 폐를 다 바꾸는 중요한 수술이기 때문에 수술도 안될 뿐더러 치료방법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황씨는 “단지 급하면 응급실로 들어오는것 뿐 입원할 필요성이 없는데 이런 경우에도 등급외 판정을 주는 것은 아니지 않냐”며 “입원하는 것은 내가 죽는 것이나 다름없는데 이런 억울한 판정으로인해 마음이 너무나 아프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항상 시한폭탄을 안은채 살아가고 있는 심장장애인들은 재판정 심사에서 번번히 주저 앉고 만다. 심장장애라는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장애등급심사 기준 탓이다.

심장장애는 1년 이상의 성실하고 지속적인 치료 후에도 호전의 기미가 거의 없을 정도로 장애가 고착됐을 경우 장애를 진단하고 있다. 또한 의료적 여건 및 치료 등에 의해 장애상태 변화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2년마다 등급 재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심장장애 질환의 정도와 질환으로 인한 능력 장애의 정도는 총 7가지의 임상소견과 검사결과 등에 의해 진단된다. 심장장애 1급은 총 42점 중 30점 이상, 2급은 25~29점, 3급은 20~24점을 받아야 하며, 5급은 심장이식자가 해당된다.

7가지 항목은 △운동부하검사 또는 심장질환증상중등도(5점) △심초음파 또는 핵의학검사상 좌심실구혈율(5점) △검사소견(10점) △심장수술 및 중재시술 병력(5점) △입원병력(10점) △입원횟수(5점) △치료병력(2점)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심장장애인들이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해오고 있는 부분은 입원병력 및 입원 횟수 항목이다. 입원병력은 2개의 증상에 따른 입원병력을 기준으로 각 5점씩 총 10점으로 배점돼있으며 심부전·심근허혈에 의한 증상으로 국한돼 있다.

이는 장애의 특성상 만성질환인 경우가 많아 대다수는 통원치료 및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심장장애인들의 실상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기준이다.

6개월 이내 입원 횟수에 따라 2회(3점), 3회(5점) 차등 점수를 부여하고 있는 기준도 문제다. 질환자가 입원을 하는 경우는 증상이 매우 위독해 사망 직전인 경우가 높다는 것.

이 같은 입원 횟수 배점은 발병 후 치료를 받고 장애진단을 받은 상태와 일상생활을 하면서 재판정을 받는 상태에 동일한 입원횟수를 유지한다는 설정 자체가 무리에 가깝기 때문에 심장장애인들에게 호되게 뭇매를 맞고 있는 부분이다.

이에 정부의 “등급기준을 변경하겠다”라는 답변만 기다리고 있는 심장장애인들은 새해가 지났음에도 변하지 않는 판정기준에 속만 끓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심장장애인협회 송순조 사무처장은 “장애 특성을 반영못한 기준 때문에 계속 문제제기를 해와 일정부분이 전달되고, 건강보험공단에서도 기준을 변경한다고 통보해서 새해 새로운 정책을 발표할줄 알았는데 아직 그런 것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정부는 판정기준을 개선할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복지부 관계자는 “그동안 문제제기가 많았던 심장장애 기준을 개선해서 수정된 입법예고안(장애등급판정기준 개정안)을 현재 작성중에 있으며 거의 완성단계로 가는 시점”이라며 “이르면 이번달 안으로 입법예고가 가능하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장 민원이 많았던 입원병력, 횟수 등에 대한 항목 점수 조정 변화도 입법예고안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며 “빠르면 상반기, 적어도 올해안으로는 시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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