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화재로 목숨을 잃은 고 김주영 활동가 영정사진.ⓒ에이블뉴스DB

[2012년 결산]-①장애인활동보조(장애인활동지원제도)

다사다난했던 2012년이 끝나간다. 특히 4·11 총선, 18대 대선 등으로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장애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무엇이었을까?

에이블뉴스가 인터넷설문조사를 통해 선정한 ‘2012년 장애인계 10대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해를 결산하는 특집을 전개한다. 그 첫 번째는 480만의 장애인들이 목놓아 울게 만든 ‘장애인활동보조(장애인활동지원제도)’.

“장애인들을 더 이상 죽이지 말라”던 그들의 울음 섞인 절규가 아직도 귓가를 맴돈다. 이를 증명하듯 에이블뉴스가 실시한 ‘2012년 장애인계 10대 키워드’ 설문조사에서는 ‘장애인활동보조’가 최고의 키워드로 뽑혔다.

■7년만의 다시 이어진 악몽=“대중들에게 장애인 자립생활을 홍보하겠다던 예쁜 주영아! 널 외롭게 죽게해서 너무 가슴아프다. 잘가거라 주영아!” 그녀는 죽음으로써 다시 한번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의 문제점을 세상에 알렸다.

활동지원제도가 시행된지 1년만에 발생한 일이라 장애계의 충격도 너무나 컸다. 지난 2005년 경남 함안군 동사 사건 이후 죽음에 대한 끔찍한 악몽이 다시 한 번 재현된 것이다.

뇌병변장애인 김주영 활동가는 10월 활동보조인인 퇴근한 시간에 발생한 화마에 휩쓸려 질식사했다.

그녀 뿐만이 아니었다. 그녀가 사망하기 한달 전, 9월 근육장애인 허정석(30세)씨가 활동보조인이 퇴근한 뒤 인공호흡기가 빠져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더욱이 그녀가 목숨을 잃은 몇일 뒤 발생한 파주 장애남매 화재사건으로 남매의 부모들은 두 자녀를 가슴속에 묻어야 했다.

이 같은 죽음에 장애인들은 '다음은 내가 되지 않을까?'라는 불안한 마음 뿐이다.

최중증 독거장애인이 추가급여를 적용 한다 해도 월 최대 183시간, 하루 평균 6시간에 불과하는 등 서비스 시간 부족에 대한 문제점은 더 이상 입아플 정도다.

설상가상으로 복지부가 장애인활동지원법에 따라 2년이 지난 2010년 10월 전에 수급 판정을 받은 3만명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수급판정을 내년 5월말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턱없이 부족한 활동시간 마저 줄어든다는 불안감에 장애인들은 매일매일이 ‘살얼음판 건너기’다.

활동보조 24시간을 촉구하는 장애인들.ⓒ에이블뉴스DB

■박근혜, 그녀가 해낼수 있을까=“장애인을 더 이상 죽이지마라.” 참다 못한 장애인들은 다시 한번 거리에 섰다. 중증장애인을 위해 활동보조 하루 24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절실한 요구를 정부 측에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지만 복지부는 끝까지 머리를 숙이지 않았다.

절망 속에서 희망도 생겼었다. 장애인들의 현실에 공감한 여야 국회의원들도 최중증장애인들을 대상으로 24시간 활동보조인을 지원하기 위해 2013년도 장애인활동지원 예산을 확대한 것.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당초 정부안보다 50%증액된 1500억여원 증액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상정했다. 하지만 정부와 새누리당이 반대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 속, 그리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그렇다면 중증장애인들의 절규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최근 2013년부터 새롭게 대한민국을 지휘할 첫 여성대통령이 당선됐다. 박근혜 당선인은 장애인활동지원 24시간 보장에 대해서도 이견 없이 수용·이행을 밝힌 만큼, 장애계에서도 그녀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 세울 것으로 보인다.

중증장애인활동지원 24시간 보장을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핵심은 얼마나 의지를 갖고, 예산을 반영하느냐에 달려 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올라가 있는 '장애인활동지원 예산'의 감액 없는 통과 여부가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새해부터는 장애인 활동지원 신청자격이 23만명의 장애 2급까지로 확대되며, 18세 미만 장애아동의 기본급여가 부족한 현실을 고려해 성인과 동일한 수준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가족이 1~2급 장애인, 6세 이하 또는 75세 이상으로만 구성된 경우도 추가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신설했으며, 최중증 장애인은 80시간((66만4천원), 400점 미만은 월 20시간을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하면서 활동지원제도는 점점 장애인들 삶속에 자리잡고 있다.

박근혜 당선인은 과연 480만 장애인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을까? 힘없는 장애인들은 다시 한번 실낱같은 희망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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